야맥축제, 시장문화탐험대…지역과 공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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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소상공인 야맥축제, 시장문화탐험대…지역과 공존하다 오색길·오색야시장으로 시장 알리고 청년몰 조성…오산 오색시장

기사입력2017-07-03 10:13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경기도 오색시장은 7000㎡ 면적에 350여상가가 영업 중이다. ©중기이코노미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저녁, 경기도 오산 ‘오색시장’의 간판행사로 유명한 야시장은 인파로 북적거린다. 오색시장이 개발한 특별한 수제맥주를 비롯해 글로벌 먹거리가 넘쳐나고, 다양한 공연까지 곁들여지면서 먼 지역에서도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진다.

중기이코노미가 오색시장을 찾은 평일 낮에는 한 무리의 유치원 아이들이 시장을 구경하고 있었다. 인솔교사가 설명하는 야채며 생선 이야기를 들으며, 시장 구석구석을 탐색하는 아이들의 올망졸망한 눈빛이 신선했다.

오색시장은 1792년(정조16)에 발간된 ‘화성궐리지’에 처음 등장한다. 오산은 지방에서 서울과 수원 등지로 올라갈 때 거치는 관문으로 당시 5일장으로 형성된 오색시장은 평택·화성·용인·수원·안성 등 인근 지역주민들이 즐겨 찾았던 곳이다. 현재 오색시장은 7000㎡ 면적에 350여상가가 영업 중인, 경기도에서도 큰 규모의 전통시장이다. 100여년의 오랜 역사만큼 굴곡도 많았지만, 꾸준히 찾는 고객이 늘고 있는 시장이기도 하다.

오색시장에서는 미래 고객이 될 지역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시장의 매력을 알려주는 ‘오색시장문화탐험대’ 프로그램도 개발해 운영하고 있다. 사진 위는 시장 구석구석을 탐색하는 아이들<사진=중기이코노미, 오산 오색시장> ©중기이코노미

김병도 오산 오색시장 상인회장은 “오색시장은 접근성과 교통이 편리해 인근지역 95만명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시장”이라고 소개했다. 오색시장은 2015년 중소기업청에 문화관광형 시장 지원을 신청해 선정됐다. 낙후된 시설을 보수하고 오색시장의 개성을 살리기에는 상인회만의 힘으로는 역부족이라는 판단에서였다.

김 회장은 “올해로 문화관광형시장을 3년째 운영하며, 시장이 젊어지고 활기가 넘치고 있다”고 말한다. 김 회장은 무엇보다 사업진행 이후 시장을 찾는 연령층이 젊어졌다는 것이 가장 달라진 점이라고 꼽았다. 깨끗하게 정비된 시장거리와 간판, 체계적인 시장 운영, 여기에 오색시장만의 매력을 보여주는 문화사업이 진행되면서 오색시장은 전국적으로 유명해졌다. 새로운 연령층의 고객들이 모이기 시작하면서 상인들의 표정도 밝아졌다고 그는 말한다.

‘오색길’ 만들고 청년몰도 조성…오색야시장, 전국 유명

김병도 오산 오색시장 상인회장은 “올해로 문화관광형시장을 3년째 운영하는데, 시장을 찾는 연령층이 젊어졌다는 것이 가장 달라진 점”이라고 말한다. ©중기이코노미

오색시장을 ‘밝고 젊은’ 시장으로 변화시키는데 앞장 선 오산 오색시장 문화관광형 시장육성사업단(이하 사업단) 신미라 단장이 2015년 오색시장에 와서 가장 먼저 한 일은 시장 상인이 원하고 가장 시급하게 추진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의견을 청취하는 일이었다. 신 단장은 “사업단은 시장 상인의 의견을 모아 ▲젊은시장 ▲침체상권 활성화 ▲테마골목 개발 ▲커뮤니티 거점화 등 5개의 사업목표를 정했다”고 말했다.

오산은 신도시가 만들어지며, 젊은 인구가 급격히 늘어난 젊은 도시다. 오산 인구의 평균연령이 34세에 불과하다. 하지만 여전히 오산시장을 찾는 고객은 중장년층 여성이 대부분이었다. 또 오래되고 규모가 큰 시장인 탓에 활성화된 구역과 낙후된 구역이 공존하고 있었다.

사업단은 우선 시장을 5개의 구역으로 나누고 각각 ‘빨강길’, ‘녹색길’, ‘미소거리’, ‘아름거리’, ‘맘스거리’로 ‘오색길’ 이름을 지었다. 오색길에는 빨간색, 녹색, 노란색, 주황색, 보라색 돌출 간판을 달고 점포 고유번호를 명시해 고객들이 필요에 따라 쉽게 시장 내 상점을 찾을 수 있도록 정비했다.

지난해 가을 이틀간 열린 오색시장 수제맥주축제 ‘야맥축제’에는 2만여명의 방문객이 찾았다.(사진 위), 봄과 가을에 열리는 야맥축제는 가족단위, 젊은층 고객들에게 인기가 높다.<사진=오산오색시장>

‘젊은 시장’을 만들기 위한 작업도 진행됐다. 청년 소셜벤처가 운영하는 수제맥주 펍 ‘살롱드공공’이 들어서고, 오색시장 관광형시장 사업에는 청년인턴십을 운영해 청년들이 시장 사업 기획을 경험하게 하고 인턴십 이후 시장에서 창업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했다. 올해에는 청년몰 ‘시장길12’를 조성해 청년 셀러들이 시장에서 자리잡을 수 있는 거점공간을 마련하기도 했다. 시장길12에는 청년들이 운영하는 3개의 먹거리 점포가 있다.

특히 2014년부터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저녁에 운영하는 ‘오색야시장’은 오색시장을 전국에 알렸다. 신 단장은 “초기에는 막걸리, 소주, 전 등을 판매하며 취객이 많아지자 젊은층들이 쉽게 찾지 않았다”며 “지난해부터는 이러한 야시장 문화를 바꿔 수제맥주와 큐브스테이크, 오쉑버거 등 신메뉴를 개발해 젊은층과 가족단위 고객들이 찾아올 수 있는 야시장으로 만들었다. 또 야시장 쉼터를 만들어 고객들이 가족 연인 친구단위로 찾아와 쉼터에서 구입한 음식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야시장 문화를 바꾸면서 방문고객도 두배 이상 증가했고, 특히 가족단위 방문고객의 비율이 크게 늘었다. 사업단이 지난해 야시장 운영과 관련한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야시장 운영 중 인근 점포의 매출이 27%까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야맥축제, 문화탐험대…지역커뮤니티로 지역사회와 공존

수제맥주 공방 ‘이공구’는 인근 주민들이 참여해 수제맥주와 다양한 요리를 직접 만든다(사진 위). 오색시장은 청년몰 ‘시장길12’를 조성해 청년 셀러들이 시장에서 자리잡을 수 있는 거점공간을 마련했다.<사진=중기이코노미, 오산 오색시장> ©중기이코노미

지난해 가을 이틀간 열었던 오색시장 수제맥주축제 ‘야맥축제’에는 2만여명의 방문객이 찾았다. 8개의 브루어리에서 양조한 26종의 맥주와 14개 매대의 야시장 메뉴, 14개 뮤지션의 공연이 어우러져 기존의 전통시장에서는 볼 수 없었던 전통시장 축제 분위기를 연출했다. 야맥축제는 봄과 가을에 열린다. 올해 봄 야맥축제에서는 11개 브루어리에서 40여종의 맥주를 선보였다. 사업단은 향후 야시장과 야맥축제를 확대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부터는 수제맥주 공방 ‘이구공’도 열었다. 수제맥주를 오색시장의 대표상품으로 내세우고, 인근 주민들이 참여해 수제맥주와 다양한 요리를 직접 만들었다. 지역 청년들과 주민들이 오색시장을 찾을 수 있는 방문 거점이 된 것이다.

오색시장에서는 미래 고객이 될 지역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시장의 매력을 알려주는 ‘오색시장문화탐험대’ 프로그램도 개발해 운영하고 있다. 지역 학교와 가족단위로 참여해 시장 곳곳을 탐험하고 간단한 미션을 수행하는 문화탐험대 교재는 오산시가 운영하는 시장탐방학교 교재로도 활용되고 있다. 사업단은 문화탐험대와 함께 학생들이 예산을 세우고, 장을 보고, 가계부를 작성해 보는 경제교육 프로그램도 개발해 운영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