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여력 있는 ‘베이비붐’ 세대를 주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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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산업뉴스 소비여력 있는 ‘베이비붐’ 세대를 주목하라 은퇴 후 삶·문화활동 관심 많고, 손자·손녀위해 지출 증가

기사입력2017-07-03 11:17

김성화 기자 (rukawasss@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65세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7%를 넘는 ‘고령화사회’, 14%를 상회하면 ‘고령사회’, 20%를 초과하면 ‘초고령사회’로 구분하다. 고령화사회에서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는데 독일 77년, 이탈리아 79년, 미국 94년, 프랑스 154년이 걸린 반면 일본은 36년이고 한국은 26년밖에 걸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한국이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는 2026년은 1955년에서 1963년 사이 출생한 ‘베이비붐’ 세대들이 65세이상 인구로 진입하는 시기와 맞물린다. 급격한 고령화에 맞춘 관련 서비스산업이 필요한 대목이다.

조현승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열린 ‘4차 산업혁명과 서비스산업 발전과제’ 세미나에서 “베이비붐세대는 이전 세대에 비해 인구가 많을 뿐만 아니라, 전체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상태로 유지되는 기간도 월등히 길다”며 “향후 우리나라 경제 및 사회에서 매우 영향력이 강한 세대로 남을 것”으로 예상했다. 즉 한국사회에서 소비를 통해 경제성장을 상당기간 주도할 수 있는 세대가 베이비붐세대이기 때문에 이들 소비패턴에 맞춘 서비스산업의 발전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그래픽=김성화 기자> ©중기이코노미

일본의 경우도 한국과 다르지 않았다. 조 연구위원은 “우리나라 베이비붐 세대는 세계 2차대전 이후 탄생한 일본의 ‘단카이세대’와 유사점이 많다”고 진단했다. “2012년 단카이세대가 연금을 본격 수령하기 시작했고, 2013년 일본 전체 소비증가율은 1.1%이지만 60~69세 가구 소비증가율은 2.7%일 정도로 소비를 주도하고 있다”며 “베이비붐 세대의 국민연금가입률은 91.2%로, 베이비붐 이전 세대 가입률 75.7%보다 높다. 순자산도 3억1000만원으로 전체 평균 2억5000만원보다 많아 소비여력이 있다”고 말했다. 단카이세대와 같이 한국의 베이비붐 세대 역시 소비를 위한 자산 즉 소비여력을 갖고 있다.

그러나 소비여력이 있는 베이비붐 세대가 실제 소비를 할 것인지는 또 다른 문제다. 조 연구위원은 “일본의 경우 단카이세대의 은퇴가 시작된 2007년부터 실버산업 붐이 일어날 것으로 기대했지만, 실제 성장은 예상을 크게 밑돌았다”고 했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고령자들이 자산이나 소득을 소비하지 않고, 저축을 늘렸다는 것이 조 연구위원의 분석이다.

이처럼 소비여력이 있는 것으로 평가되는 단카이세대조차도 소비행렬에 참여하지 못한 이유는 일본기업의 전략부재도 한 몫했다는 것이 조 연구위원의 평가다. 고령자들이 젊은 세대에 비해 주거형태·지역, 소득, 학력 등이 다양해 기호가 세분화돼 있다는 사실을 기업이 간과했다는 것이다. 우리기업이 베이비붐 세대를 타깃으로 ‘장사’를 하기 위해서는 베이비붐 세대를 만족시킬 수 있는 상품과 서비스를 찾아야 한다는 교훈이다.

조 연구위원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고령가구의 소비지출 비중이 높은 분야로는 애완동물 관련물품, 단체여행, 주거환경개선, 가사도우미서비스, 건강보조식품, 신문과 잡지 등 기타 인쇄물에 대한 소비가 전체 평균보다 높다.

경제성장기에 유년기를 보냈으며, 중장년이 되기 전에 해외여행이 자유화돼 이전세대에 비해 경제적으로 여유롭고 다양한 문화에 대한 경험과 관심이 많다. 지난 2010년 한국문화관광정책연구원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베이비붐 이전 세대의 문화예술공연 관람의향은 24.7%인 반면 베이비붐 세대는 64.7%에 이른다. 또 창작활동 참여의향도 베이비붐 세대가 이전 세대보다 3배가량 높다. 조 연구위원은 “베이비붐 세대의 소비특징은, 은퇴 후 삶과 문화활동이 이전세대에 비해 긍정적이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베이비붐 세대의 소비와 관련해 또 하나 주목할 부분은 ‘실버육아’다. 지난 2014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국내 맞벌이 가구는 510만가구며, 이중 250만가구는 조부모가 손자를 키우는 실버육아족이다. 또 CJ오쇼핑의 육아용품 구매자중 50세이상 비중은 2011년 8.8%에서 2014년 14.3%까지 증가했다. G마켓에서도 같은 기간 1.9%에서 올해 3.1%까지 늘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