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합쇼핑몰 ‘K11’에 작품 전시 “예술의 민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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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운지 ㅣ 예술을 읽다 복합쇼핑몰 ‘K11’에 작품 전시 “예술의 민주화” 아티스트 작품보면 사업적 영감 얻는다…홍콩의 젊은 부호 애드리언 쳉

기사입력2017-07-13 17:02

김현성 객원 기자 (artmanse21@naver.com) ㅣ다른기사보기

올해로 37세인 애드리언 쳉(Adrian Cheng). 싱가포르 자산정보업체 웰스엑스(Wealth-X)는 그의 자산을 약 5조2500억원이라고 추정하며 ‘아시아의 젊은 부호’ 2위에 선정했다. 쳉은 홍콩의 부동산 및 유통기업인 뉴월드 그룹의 3세다. 그의 할아버지는 미국 포브스지가 세계 71위 부호로 선정한 청유퉁(鄭裕彤). 청유퉁은 광저우에 위치한 작은 금은방 ‘저우다푸’의 보석 판매원으로 일하다가 자수성가한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금은방 주인이었던 초치웬은 청유퉁의 사업수완을 일찌감치 알아보고 딸과 결혼을 시킨 후 모든 지분을 그에게 양도했다. 그 후 청유퉁은 사업체를 홍콩으로 옮겨 거대한 자산을 축적했고 1970년 뉴월드 개발을 세워 공항, 호텔, 백화점, 항만시설 등을 개발하면서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공신화를 써나갔다.

홍콩 뉴월드 그룹 3세 경영인…‘아시아의 젊은 부호’

현재 뉴월드 그룹은 세계 20여개국에 호텔 50여개를 직접 개발해 운영 중이고, 중국과 홍콩에는 60여개가 넘는 백화점과 쇼핑몰을 보유하고 있다. 그룹의 모태가 된 ‘저우다푸’는 현대 아시아 최대의 보석 소매회사로 중국과 홍콩에만 2400개의 매장이 있으며 20조원이 넘는 연매출을 올리고 있다.

애드리언 쳉(Adrian cheng)<출처=artspace.com>

그룹 회장인 청유퉁의 손자로 태어난 애드리언 쳉의 공식 직함은 뉴월드개발 부회장과 보석회사 저우다푸의 이사. 홍콩과 중국에 광범위한 유통망을 보유하고 150만명이 넘는 고객 데이터를 구축한 뉴월드 그룹의 부회장 쳉은 중국 진출을 원하는 한국 기업과도 다양한 수준에서 관계를 맺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이랜드 그룹. 이랜드는 뉴월드그룹이 운영하고 있는 40여개 백화점 중 대부분의 곳에 입점해 있다. 또 최근에는 인천경제 자유구역 내 외국인 전용 카지노와 쇼핑시설이 들어설 복합리조트 사업에 26억달러를 투자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그가 운영하는 주얼리 리테일 그룹 저우다푸는 빅뱅의 지드래곤과 콜라보를 진행해 홍콩과 중국에서의 큰 인기를 얻기도 했다. 이렇듯 쳉이 비즈니스에서 3세로서 탁월한 능력을 보여주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오히려 세계의 기업인들과 미술계가 주목하는 것은 단지 그것만이 아니다.

삼십대 초반, 세계 100대 아트컬렉터 명단에 이름 올려

세계 미술시장의 큰 손으로 떠오른 젊은 컬렉터 쳉은 경영에 예술을 접목시키며 사업을 키워나가는 특별한 재능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하버드에서 동아시아학을 전공한 재원이다. 세계 각국의 인문학과 문화예술에 일찌감치 눈을 뜨고 공부했다. 세계 각국의 아티스트들과 자유롭게 이야기하고 친구를 맺기도 하며 작품을 구입하기도 한다. 구입하는 작품들은 시대상이 반영된 작업들이 주를 이룬다.

비엔날레나 아트페어 등에서 마음에 드는 작가의 전시 작품을 모두 구매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렇게 구매한 미술품들은 그가 상하이에서 운영하고 있는 K11 쇼핑몰 곳곳에 전시된다. 그는 더 많은 사람들이 데미안 허스트나 요시토모 나라 등과 같은 다양한 예술작품들을 감상하고 예술적 영감을 받는 것이 자신이 추구하는 예술의 민주화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K11은 사무실, 쇼핑몰, 주거공간 등이 있는 복합쇼핑몰이다. 그는 K11을 예술과 인문이 결합된 ‘뮤지엄 리테일 스토어(Museum retail store)’로 만들어가고 싶어 한다. 수익금 일부는 예술가와 큐레이터를 육성하는 프로그램에 투자한다. 이 프로그램에 여러 명의 한국 작가들도 지원을 받았다.

쳉은 현재 중국국립박물관 재단이사, 뉴욕 메트로폴리탄박물관 위원, 테이트모던미술관 자문위원 등의 자격으로 한 달에 10개국 이상을 돌며 예술 관련 업무와 비즈니스를 동시에 하고 있다. 세계 각국의 아티스트들과 허물없이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하고, 그들의 작품을 보면서 사업적 영감을 얻기도 한다는 애드리언 쳉의 업무일정표에는 런던, 뉴욕, 스위스 등에서 열리는 비엔날레와 아트페어 개막일이 빼곡하게 적혀 있다. 그는 불과 서른 살이 조금 넘을 무렵 세계 100대 슈퍼 컬렉터 명단에 자신의 이름을 당당히 올렸다.[김현성 아트브런치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