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조사, 골프존에 면죄부 주기 위한 것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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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소상공인 공정위조사, 골프존에 면죄부 주기 위한 것이냐? 전골협 “공정위 늑장대응으로 사업자 도산, 새로운 피해자 양산”

기사입력2017-07-20 09:50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경기도 광주의 골프존 사업장. 기존 골프존 사업장 아래층에 골프존 가맹사업장인 골프존 파크가 새로 오픈한 모습 <사진=전골협>

㈜골프존에 대한 부적절한 행정지도 의혹으로 감사원의 조사를 받고 있는 공정거래위원회가 골프존사업자들에 대한 전수조사를 진행했음에도, 정작 당사사인 골프존사업자들은 공정위 조사가 ㈜골프존에 면죄부를 주기 위한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전국골프존사업자협동조합(전골협)에 따르면 공정위 시장감시국은 지난 5월16일부터 6월16일까지 골프존사업자들을 대상으로 서면조사를 실시했다. ‘면죄부’라는 표현까지 사용하면서 전골협이 공정위를 비난하는 이유는 올 1월 가맹사업자로 전환한 골프존이 지난 6년동안 행했던 ‘갑질’을 조사대상에서 제외하고, 가맹사업 전환 그 자체로 조사대상을 한정했기 때문이다.

실제 공정위 서면조사 내용에 따르면 지난 6년간 사회적 파장을 불러왔던 골프존과 골프존사업자간의 갈등·논란에 대한 사실관계를 묻는 설문항목은 없다. 총 17개 항목의 조사내용은 골프존이 가맹사업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골프존사업자들에게 부당한 행위를 했는지, 가맹사업 전환에 찬성하는지 여부 등 가맹사업 전환을 전제로 한 설문으로 구성됐다.

“골프존 문제가 무엇인지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 같다”

이에대해 전골협의 송경화 이사장은 중기이코노미와의 통화에서 “공정위의 전수조사 내용을 보면, 공정위가 골프존의 문제가 무엇인지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 같다. ‘점주들이 사업 초기 골프존에서 기계를 구입할때 향후 가맹사업으로 전환하겠다는 고지를 받았는지’와 같은 기초적인 항목조차 빠져 있으며, 피해자인 점주입장이 아닌 골프존에 면죄부를 줄 수 있는 내용”이라고 주장했다.

송 이사장의 주장은 골프존사업자들의 의사에 반해 골프존이 일방적으로 가맹사업으로 전환한 것이 ‘갑질’의 핵심임에도, 그에 대한 조사가 전혀 진행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 가맹사업으로 전환하기 이전 골프존이 행했던 온갖 ‘갑질’과 가맹사업 전환과정에 골프존사업자들에게 부담시킨 부당한 추가비용이 문제임에도, 이에 대한 실태파악이 빠져있다는 얘기다.

공정위의 골프존 사업자 전수조사 설문지 일부 <자료=전골협>

“늑장대응으로 도산하는 사업자가 갈수록 늘어가고 있다”

송 이사장은 공정위의 늑장처리 문제도 지적했다. 골프존이 신제품으로 업그레이드하면서 골프존사업자들에게 청구한 과다한 비용과 관련 2013년부터 지속적으로 공정위에 부당함을 호소했음에도, 1년이 넘어서야 답변을 하거나 답변이 없었던 경우도 많았다는 것이다.

송 이사장은 “이번 전수조사도 지난해 5월과 11월 골프존의 가맹사업 전환의 부당함에 대해 공정위에 신고한 내용에 대한 조치”라며 “공정위의 전수조사가 지난달 16일 마무리 됐음에도 공정위는 조사결과를 아직 취합중이라는 답변만하고, 조사내용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대해 공정위 제조업감시과 관계자는 중기이코노미와의 통화에서 “공정위의 조사내용이 알려지면 조사과정에 문제가 생길 수 있고, 관계자들에게 피해가 갈 우려가 있어 공정위 내부 정책상 외부에 공개할 수 없다”고 답했다.

송 이사장은 “골프존의 ‘갑질’은 이번 가맹사업 전환에서도 문제가 드러났지만, 그 근본은 가맹사업 전환 이전 6년간의 불공정거래 행위부터”라며 “공정위의 늑장대응으로 도산하는 사업자가 갈수록 늘어가고 있고, 골프존의 불공정거래행위를 모른채 신규로 사업장을 오픈하는 사업자들도 미래의 피해자 대열에 합류할 것”이라고 말했다.

840명(90.7%), 가맹사업 반대…“추가비용 등 불리하기 때문”

이어 송 이사장은 공정위 조사취지에 맞춰 골프존사업자 94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19일 공정위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전골협 자체 조사결과에 따르면 ‘골프존 매장 창업시 기계를 계약할 때 골프존으로부터 추후 가맹사업으로 전환할 것이라는 고지를 받았는가’라는 질문에 862명(96.6%)이 ‘고지받지 못했다’고 답했다. 또 ‘골프존사업주들이 가맹사업 전환을 반대하는 이유’에 대해 840명(90.7%)은 ‘가맹의 조건이 골프존에만 유리하고 기존점주들은 추가로 가맹비·로열티·교육비·행정비·광고비 등을 요구받고, 기설치 돼 있는 간판과 인테리어 교체비용이 증가하므로 일방적으로 불리하기 때문’이라고 응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