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소멸시효채권, 승소하면 기간 10년 ‘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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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정보 ㅣ 정책법률 단기소멸시효채권, 승소하면 기간 10년 ‘연장’ 상사 채권 소멸시효 5년…판매물품 대가 3년, 여관·음식점 채권 1년

기사입력2017-07-21 14:26

고윤기 객원 기자 (kohyg75@hanmail.net) ㅣ다른기사보기

로펌 고우 고윤기 변호사, 서울지방변호사회 사업이사

아무리 채권 추심을 잘 하더라도, 채무자가 줄 돈이 없다면 채권자로서는 어쩔 도리가 없다. 이 경우 채권자는 채권을 포기해야 하나? ▲채무자 회사 파산 등의 사정으로 앞으로도 채권회수가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와, ▲시간이 지나서 채무자 회사의 사정이 나아지면 회수가 가능한 경우 두 가지로 나눠 살펴본다.

먼저 채권회수가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예를 들어 채무자 또는 채무자 회사가 파산, 폐업 등의 사유로 더 이상 지급할 수 없는 경우가 있다. 아무리 채권을 추심해 봐도, 채권자 회사로서는 회수할 돈이 없는 것이다. 소송을 제기해도 어차피 받을 돈이 없기 때문에 그냥 둬야 할까?

회사는 못 받는 돈의 경우에도 세무처리를 해야 한다. 못 받는 대로 세무적인 정리를 해 놓아야, 나중에 회사가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 소송을 제기해 판결문을 받고, 그 판결문에 근거해서 추심절차까지 마친 후 회수가 불가능하다는 점까지 증명을 해서, 결손처리를 해야 한다. 그래야 관할 세무서에서 인정을 받을 수 있다. 어설픈 세무처리를 했다가, 후에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다음은 시간이 지나면 회수가 가능한 채권이다. 이런 채권의 경우, 회사가 나중에라도 회수할 수 있는 조치를 해둬야 한다. 즉 채권의 시효 중단·연장이다. 모든 채권에는 소멸시효가 있고, 이 소멸시효가 지나면 채권회수가 매우 어려워진다.

회사의 거래는 상사거래이기 때문에 일반 민사채권의 10년 소멸시효보다 짧은 5년이다. 그리고 채권의 종류에 따라 더 짧은 소멸시효를 가지는 경우도 있다. 나중에라도 채권을 회수하려면 회사가 가지고 있는 채권의 소멸시효를 중단 또는 연장해야 한다.

시간이 지나면 회수가 가능한 채권의 경우, 회사가 나중에라도 회수할 수 있는 조치를 해둬야 한다. 즉 채권의 시효 중단·연장이다.<이미지=이미지투데이

시효를 중단시키는 방법은 민법 제168조에 의해 ▲청구 ▲압류 또는 가압류, 가처분 ▲승인 등 세가지 종류로 한정돼 있다.

‘승인’은 상대편 즉 채무자가 갚을 것이 있다고 인정하는 것이다. 따라서 채권자가 시효중단을 위해 할 수 있는 방법은 청구와 압류 또는 가압류·가처분인 셈이다.

특히 가압류가 비용을 덜 쓰고 비교적 손쉽게 할 수 있으면서, 확실한 효과를 볼수 있는 방법이다. 일반적으로 소송보다 쉽게 제기할 수 있고, 한번 가압류명령이 내려져 유지되고 있는 동안에는 10년이 넘더라도 시효중단 효과가 계속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능하다면 일단 가압류를 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가압류는 소송보다 손쉽게 취소될 수 있다는 위험도 있다. 그리고 가압류가 법률의 규정에 따르지 않아서 취소되면 시효중단의 효력이 소멸될 수 있기 때문에 유의해야 한다(민법 제175조). 또 상대방 꼬임에 빠져 가압류를 스스로 취소한 경우, 시효중단의 효력이 사라져 버리기 때문에 함부로 취소해서는 안된다(민법 제175조).

문제는 가압류·가처분을 할 재산이 있어야 가능하다는 점이다. 이런 재산조차 없다면, 결국 소송을 할 수밖에 없다. 소멸시효가 2017년 12월31일 만료되는 채권이 있다고 가정하자. 이 경우 하루 전인 2017년 12월30일까지 민사 소장을 접수하면, 일단 시효의 진행이 중단돼 소멸을 막을 수 있다. 소멸시효를 ‘중단’시키는 효과라고 한다.

또 소송에서 이겨 승소하면, 그 판결이 확정된 때로부터 10년간 소멸시효가 다시 시작된다. 즉 소멸시효기간을 10년 더 연장한 것이다. 이를 시효의 ‘연장’ 효과라고 한다(민법 제165조, 제178조). 그러나 해당소송이 각하, 기각, 취하된 경우에는 시효중단 효력이 없다(민법 제170조).

원래 상사 채권의 소멸시효는 5년이 기본이다. 하지만 민법 제163조 및 제164조에 의해 상인이 판매한 물품의 대가나 수공업자 및 제조업자의 채권은 3년, 여관·음식점 등의 채권은 1년이면 소멸시효가 완성된다. 이를 단기소멸시효채권이라고 하는데, 소송을 제기해서 승소하면 시효기간을 10년으로 ‘연장’할 수 있다.

또 판결을 받아서 시효를 10년으로 연장해 놓았지만, 그 판결이 확정된 때로부터 다시 10년이 지나가려고 할 때는 그전에 다시 소송을 제기해서 10년을 또 연장해 놓아야 한다. 이를 놓쳤다가 상대편이 뒤늦게 재산이 생겼을 경우, 집행도 못하고 속만 끓이는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다.

미회수 채권이 있다면, 정기적으로 소멸시효를 관리해야 한다. 담당자를 지정하고, 매뉴얼을 만들어 놓아야 나중에라도 채권을 회수할 수 있다. 보통 반기에 한번 정도 회사의 법무·재무 담당자가 모여 채권의 소멸시효와 관련된 회의를 하고, 적절한 처리 방안을 마련해 둘 것을 권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