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원일 선점 PCT와 다른 ‘디자인’ 헤이그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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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정보 ㅣ 특허변리 출원일 선점 PCT와 다른 ‘디자인’ 헤이그시스템 66개국에 출원하는 효과…별도 등록절차 없이 지정국만 정하면 돼

기사입력2017-07-29 06:08

이가영 기자 (young@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스타트업 지식재산 레벨업 ⑮헤이그 국제출원

최근 스타트업의 지적재산권(지재권) 분쟁사례가 늘고 있다. 대기업에 의한 기술탈취 유형이 다양해지고, 제품을 직접 생산·판매하지 않고 보유특허로 수익을 내는 특허관리전문회사(NPE)의 무차별적 소송제기도 빈번해진 것이다. 제조·생산기업에 비해 혁신기술과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하는 스타트업의 특성상 지재권은 두 말할 나위없이 중요하다. 중기이코노미는 스타트업이 알아둬야 할 지재권 활용전략을 취재, 소개한다.

특허권과 마찬가지로 디자인도 권리를 획득한 국가내에서만 독점권을 행사할 수 있는 속지주의를 따른다. 따라서 해외에서 디자인을 보호받기 위해서는 해당국가에 디자인을 출원해 별도로 등록하는 절차를 밟아야 한다. 그러나 각각의 국가별로 출원절차 등이 상이해 번거롭고,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다는 지적에 따라 헤이그 국제출원이 탄생했다.

◇66개국에 디자인 출원…지정국만 정하면 끝=헤이그 국제출원(시스템)은 세계지식재산기구(WIPO)에 하나의 출원서를 내면 여러 복수 지정국에서 디자인을 보호받을 수 있는 제도를 말한다. 헤이그협약 체결국이 대상이며 2017년 7월기준 미국, EU, 일본 등 66개국이 해당된다.

한국은 2014년부터 헤이그시스템을 도입해 시행하고 있다. 특허권에 PCT국제출원이 있다면, 디자인권에는 헤이그시스템이 있는 셈이다. 그러나 헤이그시스템은 출원일을 선점하는데 불과한 PCT와 달리 실제 전세계에 디자인권을 출원한다는 점에서 유용하다. 별도로 해당국가에 등록하는 절차를 밟지 않고, 출원시 지정국을 정하면 해당국에 바로 디자인권이 출원되는 식이다.

국내기업의 헤이그시스템 이용도 대폭 늘고 있는 추세다. 올해초 WIPO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헤이그시스템을 통한 국제 디자인 출원에서 한국이 1882건으로 세계 3위를 기록했다. 2015년 (1282건)과 비교하면 46.8% 증가했다.

절차가 간단하고 비용이 저렴하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해외에 직접 디자인권을 출원하는 경우 각국이 요구하는 서식에 따른 복수의 출원서를 제출해야 하고, 이에따른 번역료 등 추가적인 비용과 시간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단 하나의 출원서를 하나의 언어로 작성해 하나의 관청에 제출하기 때문에 간편하고 저렴하다.

디자인을 등록하고자하는 제품과 동일한 로카르노 분류(국제 디자인 분류기준)에 속하는 제품은 하나의 출원에 최대 100개까지 다른 디자인을 포함할 수 있어 경제적이다. 출원 대리인을 지정하지 않아도 되고, 디자인권의 권리관계 변동 등 사후관리를 WIPO를 통해 일괄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선행하는 국내출원이나 등록도 필요하지 않아 헤이그 출원을 통해 국내 디자인권을 동시에 출원할 수도 있다.

<그래픽=이가영 기자> ©중기이코노미

공식서식 또는 국제사무국이 제공하는 전자출원 인터페이스(E-Filing Portfolio Manager)를 이용해 국제출원서를 제출하면 된다. 등록하고자 하는 디자인을 지정하고 관련 디자인의 도면을 제출해야 한다. 제출원서는 영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중 하나로 작성해 제출할 수 있다. 작성한 출원서는 WIPO에 직접 제출할 수 있고, 한국 특허청을 통해 간접적으로 제출할 수도 있다.

출원 후 등록이 결정된 디자인은 즉시 공개 또는 공개 연기 등을 선택할 수 있다. 즉시 공개는 국제등록 1주일 후 공개되며, 출원일(또는 우선일)로부터 30개월을 넘지 않는 기간 내에서 공개 연기를 신청할 수 있다. 국제출원의 공개 연기는 출원서 제출과 동시에 신청해야 한다. 공개 연기를 신청하면 공개 연기 기간만료 전까지 국제등록부에 공개되지 않고 지정관청의 심사도 진행되지 않는다. 공개여부를 별도로 선택하지 않으면 국제출원 후 통상 6개월 후에 공개된다. 공개된 디자인은 무단 도용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디자인제품의 출시 시점에 맞춰 공개시점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등록이 완료되면 헤이그 협정 보호기간에 따라 최초 국제출원일로부터 5년까지 보호받을 수 있다. 이후 갱신 수수료를 납부하면 5년마다 갱신해 최대 15년까지 보호받을 수 있다. 예컨대 국내 디자인권 존속기간은 20년이기 때문에 한국을 지정국으로 정한 디자인은 20년까지 권리를 보호받을 수 있다.

◇직접출원, 간접출원 장·단점 비교 파악해야=한국 특허청을 통한 간접제출을 택하는 경우 국제출원서 등 제출서와 함께 영문위임장, 도면 또는 견본 등을 준비해 제출하면 된다. 특허청이 제공하는 DM서식작성기로 출원서를 작성한 후 서식작성기(keaps)를 통해 온라인으로 제출해도 되고 서면으로 송달해도 된다. 국제출원서 등 제출서와 특허청에 제출하는 위임장은 한국어로, 국제출원서 등 첨부서류는 모두 영어로 작성해야 한다. 방식심사를 거쳐 하자가 없으면 국제사무국으로 보내진다. 최종적으로 국제사무국이 출원서를 심사해 출원을 공개한다. 이후 지정국 실체심사를 통해 거절의사가 없을시 유효 디자인으로 인정된다.

개별국 직접출원과 헤이그시스템에 의한 출원 비교

<자료=특허청>

간접출원을 진행하는 경우 1차적으로 국내 방식심사를 거쳐 WIPO에 서류를 제출하기 때문에 하자가 발생할 확률을 낮출 수 있다. 국제출원서에는 출원인 정보와 디자인 및 도면 개수, 디자인 설명, 지정국가, 우선권 주장, 국제공개, 서명 등 수많은 관련 정보를 게재해야 한다. 처음 진행하는 업체 입장에서는 낯설고 부담스러운 과정이다. 이에따라 국내 심사를 우선하면 차후에 WIPO에서 하자 보정을 요구하지 않아 예상했던 시점과 비슷한 수준에서 디자인 권리를 획득할 수 있다.

그러나 모든 서류는 영어로만 작성해야 하고, 직접 제출하는 것보다 통상 1개월 정도 시간이 더 걸린다. 특허청이 위임장을 접수한 날로부터 1개월 이내에 출원서 원본이 국제사무국에 도착해야만 출원일을 인정받을 수 있다. 따라서 특허청 수수료 또는 대리인의 위임장 등 형식요건 등에 보정이 필요한 경우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진행해야 한다. 아울러 국내법에서 정한 수수료를 제외한 국제출원 수수료(기본료, 공개료, 지정수수료)는 국제사무국으로 직접 납부해야 한다.

전자출원(E-Filing Portfolio Manager)을 통해 직접출원을 진행하면, 우편송달에 따른 시간 또는 간접출원시 필요한 특허청 방식심사 등에 필요한 시간을 절약해 국제출원서를 신속하게 제출할 수 있다. 수수료도 줄일 수 있다. 서면으로 출원할 때는 1장을 초과하는 도면은 추가적인 공개수수료가 부과된다. 그러나 전자출원시에는 1장을 초과하는 도면에 대해서도 별도의 수수료가 부과되지 않는다.

아울러 출원서 필수 기재사항, 특별요건에 대해 선언한 체약당사자 지정에 필요한 기재사항, 수수료금액 등 국제출원서에 기재하는 대부분의 사항을 자동으로 검사해 결과를 알려주므로 하자통지를 받을 가능성이 줄어든다. 신용카드로 수수료를 납부할 수 있어 편리하고, 국제출원서의 접수 등 통지가 필요한 사항은 사용자 계정에 등록된 이메일로 즉시 통지하기 때문에 신속한 안내를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