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이코노미

중견·중소기업 소상공인 매체
2019/10/16(수) 19:33 편집

주요메뉴

중기비즈니스지원단
메일 페이스북 트위터 프린트
Live 중기경제일반

50조원 도시재생사업 성공 키워드…시민참여

‘뉴딜정책’, ‘시민 주도의 주거·복지 공동체’ 구현에 비전을 둬야 

기사입력2017-07-31 15:13
김성기 객원 기자 (skkse001@hotmail.com) 다른기사보기

김성기 박사, 에스이임파워 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새 정부의 도시재생 뉴딜사업이 발표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공약에서 언급한 대로 연간 10조원, 5년 재임기간까지 총 50조원이 투입된다. 대규모 철거·정비가 아닌 기존의 주택을 유지하면서 마을도서관, 주차장 등 소규모 생활밀착형 시설을 설치하는 방식으로 추진한다.

 

그런데 새 정부의 도시재생뉴딜정책(이하 뉴딜정책)’은 착수단계부터 벽에 부딪혔다. 하나는 뉴딜정책의 본래 의도에 역행하는 부동산시장의 반응이고, 다른 하나는 뉴딜정책의 핵심 파트너인 현장의 문제제기다. 새 정부의 뉴딜정책에 대해서 시장은 발 빠르게 움직였고, 예상대로 부동산 가격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물론 이러한 현상은 정부의 50조원이 주는 상징적 효과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새 정부의 뉴딜정책에 대한 문제제기도 상당하다.

 

지난달 27일 열린 가칭 한국도시재생시민활동가네크워크 준비모임의 도시재생뉴딜 대응 1차포럼에서 이들은 새 정부의 뉴딜정책에 대해 조급함을 지적하면서, 장기비전의 정책, 현장의 역량을 고려한 정책, 지역공동체의 활성화에 기여하는 정책 수립 및 실행 등을 주창하고 있다. 준비모임은 그동안 지역과 현장에서 도시재생, 마을 만들기,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활동 등에 불철주야 실천해왔던 활동가·전문가들이다.

 

서울시 도시재생사업지역으로 지정된 서울 용산구 해방촌 내 신흥시장   ©중기이코노미

 

그렇다면 이러한 문제가 야기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필자는 새 정부가 뉴딜정책의 비전과 전략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그 상(이미지)과 내용을 제시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지역주민과 지역공동체가 지속가능한 지역사회를 실현하는 것

 

첫째, 새 정부는 뉴딜정책이 지향하는 이념과 비전이 무엇인지 제시해야 한다. 이념과 비전을 통한 상징화는 특정한 이슈와 관련된 이해관계자와 시장(market)에 대해 뉴딜정책이 추구해야 할 바람직한 가치와 방향을 내재화시키는 효과를 발생시킨다.

 

영국은 100년 이상의 도시재생사업 경험을 갖고 있는 국가다. 영국에서 확인되는 도시재생의 이념은 커뮤니티 매니지먼트(Community Management)’ 지역공동체가 지역사회를 경영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시민 주도의 주거·복지 공동체를 구현하는데 비전을 두고 있다. 결국 지역공동체의 힘으로 지역사회를 지속가능하게 경영해나간다는 전략인데, 이때 지역사회에 존재하는 각종 시설, 공간 등을 경영하는 주체가 바로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등 사회적경제기업이다. 도시재생사업에서 사회적경제가 주목받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서울시 도시재생사업지역으로 지정된 서울 용산구 신흥로 일대   ©중기이코노미
앞서 언급했듯이 새 정부가 공약으로 제시한 50조원 투입의 효과는 최근 부동산 가격의 인상으로 드러나고 있고, 이미 물밑에서는 부동산 투기자본이 준동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심심찮게 회자되고 있다. 새 정부(특히 국토교통부)는 부동산 투기자본의 정책왜곡 효과를 차단하기 위해 뉴딜정책에 대한 이념적 상징화를 조속히 전면화해야 한다.

 

새 정부의 뉴딜정책은 지역주민과 지역공동체에 의한 지속가능한 지역사회를 실현하는데 있다는 것을 분명히 해야 한다. 그리고 뉴딜정책을 수행하는 지방자치단체와 사업의 수행자는 그 이념과 비전을 정책수립의 가이드라인으로 삼아야 한다.

 

공동자산을 시민이 소유·경영하는 사업모델로 구현해야

 

둘째, 새 정부가 기대하는 사회적경제와 연계하는 도시재생사업이 되기 위해서는 해당 사업지역에서의 공공자산(예를 들면 국공립어립이집 시설, 주차장 시설 또는 관리권, 마을도서관 등)을 시민이 소유하고 경영하는 사업모델로 구현해야 한다.

 

이러한 전략은 영국의 경험에서 에셋 매니지먼트(Asset Management, 자산경영)’로 표출됐다. 자산경영 전략이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지역사회의 낙후된 건물이나 토지 등을 사회적기업에 장기임대(또는 무상임대)로 제공해 그 공간의 가치를 부활시키도록 하는 정책이다.

 

영국의 자산경영 전략은 소유권이 가치 창출의 원천이라는 신념에 근거한다고 생각한다. 이는 도시재생 분야의 여러 전문가나 현장 활동가들이 강조하는 시민자산화 전략과 일맥상통한다. 예를 들면, 우리나라에는 거의 모든 읍··동에 주민자치센터가 있다. 그것을 누가 운영하고 있는가? 공무원이 관리·운영하고 있다. 그래서 모든 주민자치센터의 시설과 프로그램은 대부분 유사하다. 소유자인 공무원은 법령과 규정에 정해진 소유자(정부방침)로서의 가치에 충실할 뿐이다.

 

필자는 몇 군데 도시재생사업 현장(예를 들면 성북구 장위동, 구로구 가리봉동, 인천 서구 거북이마을 등)을 방문한 적이 있는데, 현장 활동가들과 주민들의 노력이 의도하지 않는 결과가 될 것 같은 우려감을 적지 않게 느꼈다. “도시재생사업의 결과는 커뮤니티 센터만 짓고 끝날 것 같은 우려”, 그리고 그 커뮤니티 센터는 지자체가 소유하고, 단순 건물관리 형태로 전락할 것 같은 우려”, “그리하여 사회적기업 방식으로 운영하자고 하는데, 거기서 수익모델은 불가능할 것 같다는 우려등 이러한 염려들이 지금의 뉴딜정책의 귀결은 아닐까?

 

서울시 도시재생사업지역으로 지정된 서울 용산구 해방촌   ©중기이코노미

 

사회적기업을 통한 뉴딜정책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직전에 언급한 소유권의 지역사회화와 더불어, 수익모델이 나올 수 있는 수요측면의 기획이 필요하다. 영국의 자산경영 경험에서는 사회적기업에 대규모 건물과 부지를 제공하면서 다양한 콘텐츠 개발, 시설 임대사업 등의 수익모델이 가능하게 했다. 상식적 수준으로 생각해보자, 소규모의 건물을 위탁관리할 경우 거기서 어떤 수익모델이 가능할 것인가? 주민의 역동적 참여는 그들이 상식적인 수준에서 매력있는 사업모델로 받아들일 수 있을 때 이뤄진다는 것을 명심하자.

 

사회적기업 법인제도 신설, 사회적 협동조합 제도개선 필요

 

셋째, 현 시기 뉴딜정책의 시급한 과제는 사회적경제 부문의 공급역량을 강화하는 것이며, 이와 관련해 비영리회사와 같은 새로운 회사법인 제도를 도입하는 것이 요청된다. 앞서 언급한 자산경영 전략의 성공조건은 사회적 정당성을 갖춘 기업이나 조직에 기회를 부여하는 것인데, 이와 관련해 이윤을 목적으로 한 영리법인(예를 들면 주식회사) 투자자가 공급자가 되는 것은 도시재생을 위한 공급 생태계로 바람직하지 않다. 이는 앞서 언급했던 지역공동체 주도의 경영이념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사회와 시장에 긍정적인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제도 마련이 중요하며, 영국에서는 2004년에 회사법을 개정해 지역공동체이익회사(CIC, Community Interest Company) 법인제도를 도입했고, 이탈리아에서는 1991년 세계 최초로 사회적협동조합(Social Cooperative) 법인제도를 사회적기업 제도로 도입했다. 미국의 도시재생정책도 지역개발회사(CDC, Community Development Corporation)라는 비영리개발법인 제도가 주요 기반이었다.

 

최근 전국 사회적기업의 대표성을 갖춘 조직인 한국사회적기업중앙협의회는 영국의 지역공동체이익회사와 같은 비영리회사 모형의 사회적기업 법인제도에 대한 연구에 착수했다. 또 얼마 전 국회에서 개최된 사회적경제 토론회에서 고용노동부 관계자도 사회적기업 인증제를 폐지하고, 사회적기업 법인제도의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가 있다.

 

사회적기업 법인제도의 신설과 더불어 사회적 협동조합에 대한 제도개선도 요구된다. 현재 사회적 협동조합의 인가권은 중앙정부에 있는데, 인가 절차에 필요한 시간과 비용이 상당하다. 사회적 협동조합은 지역의 고용·복지·생활의 필요를 지역사회 주민이 소유하고 경영하는 사업체를 통해 실현하는 협동조합기업이다. 지역의 수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공급 생태계 구축의 시각에서 현재의 사회적 협동조합에 대한 중앙정부 인가권은 민법상 법인인 사단법인과 같이 광역지방자치단체에도 권한을 위임되는 것이 요청된다.

국토교통부가 구상하는 ‘(가칭)도시재생회사라는 지정제가 제대로 작동되기 위해서도 비영리회사(사회적기업 신설법인)와 사회적 협동조합 등 비영리형 사회적경제기업이 공급시장에 충분히 존재해야 할 것이다.

 

광역 또는 권역단위 도시재생 전문 사회적기업 발굴·육성

 

넷째, 사회적 부동산 회사와 같은 도시재생 전문 사회적기업을 발굴하고 육성하는 창업·성장지원 정책이 시급히 요청된다. 전국에서 도시재생 정책의 수요에 비해 그에 대응할 수 있는 우수한 도시재생 전문 사회적기업은 매우 부족한 실정이며, 그러한 사회적기업을 지원하는 특화된 지원정책도 극히 부재하다.

 

광역단위 또는 권역단위로 도시재생 전문 사회적기업 창업지원 프로그램을 조속히 개발·시행할 것을 제안한다. 도시재생 전문 사회적기업의 창업과 성장을 지원하는 정부 차원의 투·융자기금이 과감하고, 관대하게 설치·운영되는 것이 조건이다. 고양시 지축지역, 남양주시 별내지역 등에서 협동조합 방식의 공동주택을 추진중인 더함이라는 사회적 부동산회사가 있는데, 이 회사의 경우도 자금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더함과 같은 사회적 부동산회사가 머지않은 시기에 중견 주택·건설기업에 버금갈 정도로 성장하길 기대하며, 그러한 회사가 전국 곳곳에서 등장해 활약하길 기대해본다.

 

소외되고 낙후된 지역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도시재생사업이라면, 50조원도 부족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현 뉴딜정책의 기조에 내년 지방선거를 위한 성급한 물량 풀기가 숨어 있는 것은 아닌지 그에 대한 의구심도 품지 않을 수 없다.

 

시민의 힘을 믿고, 전국 현장의 소중한 경험을 경청해야

 

우리나라 도시재생의 경험에서 지역공동체와 여러 이해관계자의 융복합적인 참여(문화예술인, 건축전문가, 마을활동가 등)가 새로운 혁신의 창조물을 만들어낸 사례가 꽤 있다. 부산 감천마을, 통영 동피랑 마을, 합천 양떡메 마을, 대구 비산동 골목정원 등이 대표적이다. 다른 한편으로 서울시의 경험을 비판적으로 깊이 있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 서울시의 도시재생 뉴딜사업은 초기 과정에 있으므로 성공적인 모델로 간주할 단계는 아니다.

 

시민의 힘을 믿고, 전국 지역 현장의 소중한 경험을 경청했으면 한다. 여러 사회정책 영역에서 부동산정책만큼 어려운 영역이 없는 것 같다. 이전의 정부도 그랬듯이 새 정부의 뉴딜정책도 부동산시장에 영향을 받으면서 상당한 부침이 있을 수밖에 없다. 문재인 정부의 뉴딜정책이 빛 좋은 개살구가 되지 않도록 지혜를 모을 때다.[김성기 박사, 성공회대학교 겸임교수/사회적기업 전공 박사(ph.D.)]

<저작권자 ⓒ 중기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목록 top

객원전문 기자칼럼

 
  • 기업법률
  • 프랜차이즈
  • 공정경제
  • 법률산책
  • 생활세무
  • 세금이야기
  • 인사급여
  • 4대보험
  • 노동정책
  • 판례리뷰
  • 이제IP
  • 무역실무
  • 알쓸신법
  • 부동산
  • 금융경제
  • 세상이야기
  • 가족여행
  • 예술만세
  • 작가노트
  • 현대미술
  • 시민경제
  • 무역물류
  • 이웃사람
  • 가맹거래
  • 미국문화
  • 중국상인
  • 블록체인
  • 신경제
  • 다른 세상
  • 상가법
  • 중국비즈
  • 민생희망
  • 지적재산권
  • 개인회생
이전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