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자원 공유·결합 ‘네트워크형 中企 플랫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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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키워드이슈 경영자원 공유·결합 ‘네트워크형 中企 플랫폼’ 기업과 기업 협업 넘어 기술, 아이디어, 정보 등 한정된 자원 연결

기사입력2017-08-07 13:13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국내 제조 중소기업의 경영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중소기업간 경영자원을 연결하는 ‘네트워크형 중소기업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네트워크형 중소기업이란 기업과 기업을 연계하던 이전의 협업을 발전시켜, 플랫폼을 중심으로 개인, 기술, 아이디어, 자금, 정보 등으로 까지 협업대상을 확대하는 것을 말한다. 단순히 생산성 향상이나 절감을 넘어 신제품·신사업 개발, 신사업 통로 마련을 위한 수단이 되고 있다.

중소기업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제4차 산업혁명 시대 중소기업의 활로, 네트워크형 중소기업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기준 한국 전체 제조업체 39만3361개중 99%가 제조 중소기업이다. 그러나 한국기업의 경영효율은 2012년 25위에서 2016년 48위로, 혁신역량은 2011년 9위에서 2016년 33위로 하락했다. 2010년 이후 제조 중소기업의 영세성이 심화되고 제조업의 평균가동률도 낮아지고 있는 가운데, 생산능력이 정체돼 생산성이 감소하며 대기업과의 격차가 확대되면서 제조업 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졌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이탈리아, 일본, 독일, 미국 등은 기업간 네트워킹을 통해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시도가 한창이다.

특히 ‘네트워크법(network contract)’을 통해 기업간 네트워킹을 추진하고 있는 이탈리아의 경우, 네트워킹 참여기업이 증가했을 뿐만 아니라 참여기업의 자본투자수익률(ROI) 또한 비참여기업에 비해 2~3배 정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연합에서 처음으로 네트워크법을 국내법으로 채택한 이탈리아는 가문간에 이어지던 협업을 법 테두리로 끌어들임으로써 협업을 신뢰성 있는 경영활동으로 인식하게 만들었다. 표준계약서를 통해 진행되는 이탈리아의 기업간 협업에서는, 협업의 목표를 분명하게 정하고 분쟁과 갈등의 소지를 최소화할 수 있게 해 대기업 참여도 활성화했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생산위탁(하청)형 협력이 가장 보편적인 네트워크 협력이었다. 이는 상명하복 형태의 폐단 등으로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감소시키는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올해부터 새롭게 시작하는 중소벤처기업부의 ‘네트워크형 기술개발사업’을 포함, 최근 각 기관에서 협업사업계획 승인제도, 협업자금 융자지원사업, 협업승인기업 우대 및 지원사업, 협업관리자 지원, 협동화사업 지원제도, 중소기업 융·복합기술개발사업, 선도기업 신사업 기술교류 협력지원사업, 협업화 자금지원 등 기업협업 지원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중소기업간 네트워킹에 대한 기업의 인식이 부족하다. 중소기업연구원이 지난해 실시한 협업실태 설문조사에서는 협업 필요성에 대한 인식 결여, 협업활성화 제도정책의 미비, 거래경쟁관계 갈등 발생 우려 등이 기업간 네트워크를 활성화하지 못하는 원인으로 꼽혔다.

중소기업연구원은 기업이 독자적으로 모든 역량을 확보하려하기 보다는 공유와 결합을 통해 시대적 변화에 대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 네트워크를 형성하는데 무엇보다 신뢰가 중요한 요인이며, 신뢰를 법·제도내에서 명문화함으로써 자신과 상대 간의 신뢰 범위를 확정짓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중소기업의 네트워크는 단순히 제품을 개발하고 생산하는 협업이 아니다. 정보와 기술, 아이디어 등을 연결하고 경쟁력있는 글로벌 중소기업으로 성장하거나 새로운 기업이 출현하는 네트워크, 나아가 신제품·신사업·신산업의 태동으로 이어지는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다. 따라서 네트워크형 중소기업을 구축하면, 제한된 경영환경에 놓여있는 우리 중소기업이 경영자원을 공유하고 결합해 규모와 속도의 경제를 실현하면서 글로벌 경영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전략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