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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림 의혹, 중견 편법증여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기업규모 관계없이 불법과 부당한 경영관행에 엄중한 철퇴를 

기사입력2017-08-07 18:13
중기이코노미 기자 (junggi@junggi.co.kr) 다른기사보기

닭고기 생산 국내 1위 업체인 하림이 최근 언론에 자주 오르내리고 있다. 생닭시장 점유율이 20%에 달한다고 하니, 살림을 하는 주부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브랜드중 하나다. 또 치킨 프랜차이즈업계가 갑질의 대표선수란 오명을 듣고는 있지만, ‘치맥상품의 대체재가 흔치 않기에 경제문외한인 동네 아저씨의 뇌리에도 기억되는 기업이다. 우리네 이웃, 장삼이사(張三李四) 모두에게 친숙했던 기업이 갑작스럽게 언론의 주목을 받는 이유는 불법 또는 탈법 경영 의혹 때문이다.

 

하림은 최근 닭고기 가격담합을 주도했다는 의혹을 받고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조사를 받고 있다. 이에 앞서 하림그룹은 또 편법증여와 계열사간 일감몰아주기 정황이 드러나면서, 공정위로부터 관련의혹에 대한 조사도 함께 받고 있다. 국내외 74개 계열사, 시가총액 105000억원 규모의 재계순위 30위권 내외 하림그룹. 공정위 조사가 시작된 직접적인 계기는 하림그룹의 자산총액이 10조원을 넘어서면서, 지난 51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된 것과 무관하지 않다.

 

대기업집단 최초 지정으로 공시의무와 함께 총수일가의 사익편취 규제대상이 되면서, 그간 수면아래 있던 하림그룹 계열사간 일감몰아주기 실태가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바꿔 말해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지 않았다면, 하림그룹내에서 일감몰아주기를 통한 총수일가의 불법적인 재산증식이 있었더라도 처벌을 받지 않는다는 얘기다

 

편법증여와 계열사간 일감몰아주기는 공정위가 조사결과를 발표하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의혹 수준이다. 그렇더라도 지금까지 드러난 사실관계를 조합하면, 편법증여와 일감몰아주기 의혹은 사실일 개연성이 크다. 편법증여와 일감몰아주기가 없었다고 가정하면, 현재의 하림그룹 계열사간 지분 및 지배구조를 설명할 길이 없기 때문이다.

 

하림그룹의 지주사인 제일홀딩스의 최대주주는 하림그룹 김홍국 회장의 아들인 김준영씨다. 경영에 참여한 경력이 전혀 없는 26살의 청년이 개인회사격인 한국썸벧(37.14%)과 올품(7.46%)을 통해 제일홀딩스 지분 44.6%를 소유하고 있다. 41.78%를 보유한 김 회장의 지분보다 2.82% 많다. 10조원이 넘는 하림그룹을 지배하는 제일홀딩스의 최대주주로 등극하기 위해 김씨가 낸 증여세는 100억원이다. 김씨가 증여세를 자신의 회사인 올폼주식의 유상감자를 통해 마련함으로써, 10조원을 상회하는 하림그룹 지배권을 획득하기 위해 김씨의 호주머니에서 나온 돈은 한푼도 없었다.

 

편법증여와 일감몰아주기 의혹에 대해 하림그룹 김홍국 회장은 지난 622일 펫푸드 전용 플랜트인 해피댄스스튜디오 오픈 행사 이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증여 과정에서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내용이 왜곡된 것이라며 대주주는 나다고 해명했다. 김 회장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분명한 사실은 하림그룹의 실제 대주주는 김 회장 본인인지는 몰라도, 공적기록부상 대주주는 김준영씨다.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CB) 저가 발행, 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BW) 저가 매각에 따른 차익과 삼성그룹 계열사간 일감몰아주기를 등을 통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삼성그룹의 경영권을 장악했다. 이 과정에서 최초 사용된 종잣돈은 이 부회장이 부친에게서 증여받은 60억원. 이 부회장은 60억원중 증여세 단돈 16억원만을 부담하고 삼성그룹의 모든 것을 지배하는 위치에 올랐다.

 

삼성전자가 매출에서 인텔을 앞서고 영업이익에서 애플을 넘은 글로벌 최대기업으로 성장했음에도, 삼성의 총수일가가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하는 이유중 하나는 이러한 원죄때문이다. 하림그룹의 김준영씨와 이재용 부회장은 증여받은 금액과 증여세 규모만 다를 뿐, 경영참여 없이 그룹사에 대한 지분을 확보했다는 점에서는 똑 같다. 삼성의 이재용 부회장도 에버랜드와 삼성SDS 사건 당시에는 경영에 참여하지 않았다. 하림그룹 김 회장의 해명이 설득력을 전혀 갖지 못하는 이유는 삼성의 사례를 돌아보면 쉽게 알 수 있다.

 

편법증여와 불법적인 일감몰아주기가 삼성그룹 총수일가의 탐욕에서 비롯된 범죄라는 것은 이미 법원의 확정판결을 통해 드러났다. 하림그룹의 경우 아직 단정할 수는 없지만, 계열사간 지분구조를 보면 의혹은 사실로 밝혀질 가능성이 있다.

 

문제는 중견기업에서 대기업집단으로 새롭게 지정되는 기업의 편법증여 또는 상속 그리고 불법적인 일감몰아주기 사례가 하림그룹으로 끝날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기 전까지는 총수일가의 사익편취 규제가 작동하지 않기 때문에 대다수의 중견기업에서 부당한 일감몰아주기가 관행화됐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인 추론이다.

 

공정위는 지난 711일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공시대상 및 총수일가 사익편취 규제의 대상을 현행 자산 10조원에서 5조원으로 하향조정하고, 조만간 공시대상기업집단을 지정한다는 계획이다. 공시대상기업집단중에서 몇 개의 기업에서 하림그룹과 동일 또는 유사한 형태의 편법증여 및 상속 그리고 부당한 일감몰아주기 사례가 등장할지는 아직 예단할 수 없다.

 

그렇더라도 분명히 해야 할 것은 기업규모와 관계없이 관행화된 것으로 보이는 편법증여 및 상속 그리고 부당한 일감몰아주기 관행에 철퇴를 내려야 한다는 점이다. 그런 의미에서도 공정위는 하림그룹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통해 불법 또는 부당한 경영행태에 대해서는 분명한 제재가 있을 것이란 엄중한 경고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 차제에 필요하다면, 총수일가 사익편취 규제기준을 5조원 밑으로 내리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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