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특허, 둘이상 청구항 인용한 청구항 재차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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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시장 ㅣ 아시아·오세아니아 日특허, 둘이상 청구항 인용한 청구항 재차 인용 한국은 다중 인용 제한…日 비싼 인지대 낮출 수 있어

기사입력2017-09-07 19:26

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에서 지난해 발표한 ‘세계지식재산권 지표 현황’을 보면, 일본의 연간 특허 출원건수는 31만8721건으로 특허 출원 세계 3위 국가다. 2000년대 이후 ‘지식재산기본법’을 제정하고, ‘지식재산전략본부’를 설치하는 등 지재권을 보호·육성해 온 것이다.

하지만 동남아 등 여러 국가에서 일본을 ‘테스트 베드’로 활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경쟁기업에 의한 지재권 유출이나 모방 등 피해를 입을 수 있는 위험이 높기 때문에 지재권 보호에 특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일본시장 진출을 목적으로 하는 기업이라면, 현지 전시회 참가단계부터 지재권을 확보하는 방안을 강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반도체집적회로 회로배치도 보호…빅데이터, 특허처럼 등록

일본 지재권은 특허권, 실용신안권, 의장권, 저작권, 회로배치이용권, 육성자권, 영업비밀 등으로 구분된다. 회로배치이용권은 일본에만 있는 특별한 제도로, 반도체집적회로의 회로배치 이용을 보호하기 마련됐다. 한번 등록하면 10년간 보호받을 수 있다. 육성자권은 식물의 신품종을 보호하는 것으로, 한번 등록하면 25년간 보호받을 수 있다.

<그래픽=이가영 기자> ©중기이코노미

주목할 것은 특허다. 지난해 5월 ‘지적재산 추진계획 2016’을 제정하는 등 국가발전전략으로 지재권의 중요성을 강화하고 있는데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올해 초 빅데이터 등도 특허처럼 등록해 보호하겠다는 것이다.

일본 특허법의 특징은 크게 ▲선출원주의 ▲서면주의 ▲심사주의로 요약할 수 있다. 선출원주의는 발명에 대해 둘 이상의 출원이 있을 경우, 가장 먼저 출원한 자에게 특허권을 부여하는 것을 말한다. 한국이나 미국 등 대다수 국가가 선출원주의를 적용하고 있다. 서면주의는 서면에 의해 권리를 정하므로, 법에서 정한 요건에 부합하도록 출원서류를 작성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심사주의는 적법한 출원서류를 적법한 출원절차에 따라 제출했다 하더라도 법에서 정한 실체적 요건을 충족하는지를 심사해 등록을 결정하는 것을 말한다.

일반적인 특허출원 외에도 분할출원, 변경출원, 실용신안등록에 기초한 특허출원, 외국어 서면출원, 우선권 주장 출원 제도가 있어 목적에 맞게 활용할 수 있다. 예컨대, 분할출원은 하나의 특허출원에 두 개 이상의 발명이 포함돼 있는 경우 그중 일부 발명을 별개의 특허출원으로 분리해 새로운 발명으로 출원하는 것을 말한다. 기존 출원을 기술보호 목적 등을 이유로, 두 개 이상의 출원으로 나누고자 할 때 사용할 수 있다.

발명은 산업상 이용가능성, 신규성, 진보성을 갖춘 경우에만 보호대상으로 등록할 수 있다. 따라서 선행기술조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일본특허청이 운영중인 특허검색 시스템 ‘J-PlatPat’을 이용하면, 무료로 특허정보를 검색할 수 있다.

특허출원이 가능하다고 판단되면, ▲특허출원서 ▲명세서 ▲특허청구범위 ▲도면 ▲요약서 등 관련 서류를 첨부해 일본 특허청에 제출하면 된다. 한번 특허로 등록하면 20년간 보호받을 수 있다. 아울러 PCT(특허협력조약) 당사국으로 PCT국제출원을 이용해 일본 국내 특허를 진행할 수도 있다.

비슷한 듯 다르다…다중 종속항 활용하면 인지대 부담 낮출 수 있어

<그래픽=이가영 기자> ©중기이코노미

일본 특허출원은 언어만 다를 뿐, 우리나라 특허출원과 형식 및 실무에 있어서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상세히 보면 세부요건에 차이가 있어 주의해야 한다.

예컨대 특허청구범위와 관련해서 국내는 우선일로부터 14개월까지 유예가 가능하나, 일본은 출원과 동시에 제출해야 한다. 특허로 보호할 수 있는 ‘프로그램’의 경우, 한국은 휴대전화 등의 하드웨어에 저장돼있는 프로그램만 청구할 수 있으나 일본은 프로그램을 물건의 발명으로서 청구할 수 있다.

PCT로 국내단계 진입에 적용되는 기한도 일본과 한국이 각각 30개월, 31개월로 다르다. 단, 일본의 경우 기한 내 국내서면(출원서)을 제출하면, 2개월 이내에 번역문을 제출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또 한국과 달리, 다중 종속항을 인용하는 다중 종속항을 허용하고 있어, 이를 활용하면 인지대 부담을 낮출 수 있다. 일본은 물가 대비 현지대리인의 수임료가 낮다. 대신 특허청의 인지대가 비싸다. 즉 청구항 수가 2항이 넘어가면 인지대가 오르며, 등록 이후의 연차료도 증가한다.

다중 종속항은 다른 청구항을 인용하는 종속항을 작성할 때, 둘 이상의 청구항을 인용한 청구항을 재차 인용하는 것을 말한다. 인용관계가 복잡하면 심사가 어려워 진다는 이유로 한국에서는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은 가능하다. 즉, 국내 명세서에서 다중 인용의 제한 때문에 종속항들을 나눠두었던 것을 모조리 합쳐 청구항 수를 줄일 수 있다는 말이다. 따라서 청구항을 전략적으로 묶어 개수를 줄일 필요가 있다.

명세서를 잘 작성해 한번에 특허를 출원·등록하는게 가장 좋지만, 문제가 생겨 거절되는 경우 대리인을 선임할 수 밖에 없다. 이때 한국 대리인을 선임할 것인지, 일본 현지 대리인을 선임할 것인지도 고민해야 한다. 한국법과 일본법이 유사하기 때문에 국내 대리인을 통해 의견서를 써서 일본어로 번역해 제출할 수도 있다. 이 경우 일본 대리인을 선임하는 것보다 비용이 저렴하다. 현지 대리인의 경우 문제가 생겼을 때 훨씬 신속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