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바게뜨 ‘갑질’ 논란을 청산할 기회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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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기자수첩 파리바게뜨 ‘갑질’ 논란을 청산할 기회가 왔다 프랜차이즈업계 전체가 지탄대상이 된 현실…사회적협의기구 동참을

기사입력2017-09-16 17:10

김성화 기자 (rukawasss@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전국화학섬유산업노동조합 파리바게뜨지회는 “프랜차이즈업계에 만연한 비정상적 고용관행과 갑을관계에서 비롯된 문제를 풀기 위해 본점과 가맹점주, 노동자, 시민사회가 참여한 사회적협의기구를 구성할 것” 정부에 촉구하며, 지난 14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기자회견 내용에 따르면 파리바게뜨 본사는 제빵, 카페, 판매 근로자들에게 조기출근 지시, 지각점검과 지각사유 보고 등의 근태관리를 하고 있으며, 시급 및 기본급 인상내역에 대한 안내공지, 생산일지 작성, 신제품 생산출하를 비롯한 품질평가, 위생점검평가 등 업무 전반에 걸쳐 노무관리를 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 앞서 지난 6월, 정의당 이정미 의원은 파리바게뜨의 불법파견과 임금꺾기를 지적한 바 있다. 파리바게트가 협력업체(용역업체) 직원을 가맹점에 파견하고, 가맹점주는 파견직원에 대한 용역비를 용역업체에 지불하는 식이다. 이 과정에서 용역업체들은 연장근로가 발생해도 임금을 주지 않거나 적게 주기도 했다는 것이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지난 7월 고용노동부가 실태조사에 나섰다. 그리고 지난 14일 정의당 윤소하 의원은 파리바게뜨지회와 함께 한 기자회견에서 “파리바게뜨 본사는 근로감독이 시작되고서야 밀린 수당을 지급했다. 하지만 그 이후 노동조합의 활동을 방해하고, 노조설립 대회를 사찰하는 부당노동행위를 벌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프랜차이즈 산업계와 특히 가맹본부에 대한 국민들의 시선이 지금 그 어느 때보다 따가운 이유는 프랜차이즈업계에 관행화된 ‘갑질’ 때문이다. 여기에 가맹본부의 갑질대상이 가맹점주 이외 가맹점에서 일하는 근로자에게까지 확대됐다는 논란은 더 놀라울 수 밖에 없다. 불법파견에 임금꺾기, 돈이 되는 것이면 무슨 짓이든 해도 된다는 왜곡된 ‘기업가 정신’이 우리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정말 우려스럽다.

우리 사회는 파리바게뜨 경영진에 대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지 않았다. 그리고 똑 같은 빵을 만들고, 동일한 브랜드로 그것을 판매하는 가맹점주와 근로자에게 ‘계약관계’ 이상의 호의도 바라지 않았다. 최소한 공정거래법과 근로기준법 등 관련법은 지켜야 할 것이 아닌가.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 따르면, 파리바게뜨는 2016년기준 가맹점 숫자만 3316개로, 편의점을 제외하고 가맹점 수가 가장 많다. 프랜차이즈업계 선두주자가 프랜차이즈 산업계의 물을 흐리고 있으니, 몇몇 고약한 가맹본부의 갑질이 더해져 프랜차이즈업계 전체가 오물을 뒤집어쓰고 있다는 생각마저 든다.

이제 기회가 주어졌고, 그 길을 파리바게뜨지회가 제시했다. 파리바게뜨 스스로가 ‘갑질’ 논란을 청산하기 위해 가맹점주·노동자·시민사회와 함께 사회적협의기구를 만들고, 주도적으로 참여하기를 당부한다. 파리바게뜨 이해관계 당사자와 시민사회의 요구를 외면한다면, 파리바게뜨 매장으로 가는 그 숫자는 점점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명심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