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존 행정지도·감독’한 공정위 재심의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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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소상공인 ‘골프존 행정지도·감독’한 공정위 재심의 요청 골프존사업자 1020명, 감사원에 이의제기…③가맹사업 논란 재점화

기사입력2017-09-21 17:00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6년째 계속된 ‘골프존 갈등’ 해법은 ③재점화된 ‘가맹사업’ 논란]전국의 골프존사업자 1020명은 감사원이 지난 8월 발표한 ‘공정거래위원회의 ㈜골프존에 대한 행정지도·감독 실태 감사’ 결과 보고서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고, 공정위에 대한 재심의를 20일 요청했다.

◇정무위원회의 공정위 감사청구=감사원은 국회 정무위원회가 지난 3월29일 청구한 공정위 감사에 대한 결과 보고서를 지난 8월23일 발표했다. 정무위가 감사원에 공정위 감사를 청구한 사항은 네가지다.

첫째, 골프존이 무분별하게 장비를 판매해 시장을 과밀화 상태로 만들었고, 이로 인해 골프존사업자의 피해가 확대됐다. 이 과정에서 골프존사업자의 영업지역을 보호하고, 과밀화 해소를 위해 공정위가 적정한 행정지도 및 관리감독을 했는지 여부였다.

둘째, 골프존이 과밀화 해소 명목으로 가맹사업으로 전환했다. 그러나 이미 과밀화된 상태에서 골프존사업자들에게 비용부담만 강요하는 가맹사업으로의 전환은 잘못이며, 가맹사업 전환과정에서 공정위가 행한 행정지도 및 관리감독이 적정했는지 여부다.

전국 골프존사업자들이 지난 2014년 12월 골프존의 갑질을 규탄하며 시위를 벌이는 모습.<사진=전국골프존사업자협동조합>

셋째, 골프존의 불공정거래 행위 혐의 신고사건에 대해 공정위가 신속한 조사를 하지 않아 골프존사업자들의 피해를 방치했는지에 대한 감사도 요구했다.

끝으로, 골프존이 공정위 전 서울사무소장을 사외이사로 영입해 공정위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감사해 달라는 청구였다.

◇감사원의 공정위 감사 결과=첫째, 과밀화 문제와 관련한 정무위의 감사요구에 대해 감사원은 공정위의 행정지도 및 관리감독에 문제가 없었다고 결론냈다. 가맹사업으로 전환하기 전까지 골프존은 가맹사업법상 가맹사업의 요건을 충족하지 않아 가맹사업법을 적용할 수 없었고, 이에따라 공정위가 점주들의 영업지역 보호 및 과밀화 해소를 위한 조치를 취할 수 없었다는 이유에서다.

둘째, 가맹사업 전환과정상의 문제점에 대해 감사원은 과밀화된 시장인 경우에도 가맹사업 전환은 현행법상 막을 근거가 없어 공정위의 지도·감독이 부적절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만 가맹사업 추진과정에서 정보공개서 등록시 영업지역설정기준 등 중요사항을 골프존이 제대로 기재하지 않았음에도, 공정거래조정원이 이를 그대로 받아준 것에 대해서는 공정위 등에 보완 및 주의 조치를 내렸다.

세번째와 네번째 감사요구 역시 각각 관련규정에 따라 처리기간을 위반하지 않았고,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볼만한 단서를 확인할 수 없다는 이유로 공정위에 책임을 묻지 않았다.

◇골프존사업자협동조합 재감사 촉구=감사원의 이러한 감사결과에 대해 전국골프존사업자협동조합(전골협)은 이의를 제기하고 20일 재감사를 촉구한 것이다.

전골협은 “피해자인 점주들의 의견은 충분히 들어보지 않고, 가해자인 골프존의 주장만을 듣고 사실판단을 오인했거나, 공정거래법과 가맹사업법의 입법취지에 반한 유권해석과 형식적 요건만을 따져 적용한 공정위 처분을 감사원이 그대로 인정했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전국 골프존사업자들이 감사원에 공정위 재감사를 요청한 공문.<자료=전국골프존사업자협동조합>

“영업방식·운영형태가 가맹사업…가맹사업법 적용해야”

골프존사업자들은 골프존이 가맹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2016년 이전에도 4800여 사업자들이 골프존이 제공한 영업표지 기준에 맞춰 영업활동을 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또 골프존의 온라인 서비스인 GLM사이트를 통해서만 고객관리, 게임진행상황 모니터링, 코스사용료 충전 등을 할 수 있도록 돼 있어 실질적으로 골프존이 매장 영업방식을 통제하고 있는 시스템이라고 주장했다. 외관으로 보면 골프존 매장은 각각 독립적인 사업장이지만, 영업표지나 영업방식 및 운영형태가 가맹사업관계이기 때문에 가맹사업법을 적용해야 한다는 얘기다.

가맹사업 전환에 문제가 없다는 감사원 결론에 대해, 전골협은 피해자인 점주들은 골프존 기계를 구매할 당시 골프존으로부터 추후 가맹사업으로 전환할 것이라는 고지를 받은 사실이 없었으며, 기존 사업자들의 의사에 반해 가맹사업 전환을 추진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전골협은 정보공개서 등록시 신규 골프존 가맹점과 경쟁관계에 있게 될 기존 매장에 대한 정보를 골프존이 누락시킨 것에 대해 공정위가 아무런 제재처분을 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았다고 했다.

골프존의 가맹점 전환사업은 이미 과밀화된 시장에서 계속적인 거래관계에 있는 기존 골프존사업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으로, 가맹점이나 비가맹점 모두 골프존이라는 상호를 사용하고 있다. 가맹점과 기존 골프존사업자들은 필연적으로 경쟁관계에 있을 수밖에 없으므로, 정보공개서에는 4800여 골프존 매장에 대한 정보도 제공해야 함에도 감사원은 이를 지적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밖에 골프존사업자들은 “공정위 조사국장과 서울사무소장을 역임한 김범조 씨는 공정위 퇴임 후 우리나라 4대로펌의 하나인 ‘법부법인 세종’에서 고문으로 근무하고 있고, 법무법인 세종은 골프존의 소송업무를 맡고 있다”며, “김범조 씨는 올해 6월 퇴임한 정재찬 전임 공정거래위원장과는 경북고등학교 동문이자 행정고시합격 1회 후배로, 공정위에 함께 근무한 관계다. 김범조 씨의 영향력이 골프존 관련 신고 및 조사에 미치지 않았다고 볼 수 없다”고 의혹을 재차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