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적인 비판위해 과거 반성이 선행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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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기자수첩 건설적인 비판위해 과거 반성이 선행돼야 한다 ‘막말 토론회’…반대를 위한 반대 멈추고 ‘지난 9년’ 적폐 청산부터

기사입력2017-09-25 08:58

김성화 기자 (rukawasss@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GDP성장률은 2007년 5.5%에서 2016년 2.8%까지 떨어졌다. ‘지난 9년’간 떨어진 GDP성장률만큼, 아니 그 이상 가계의 살림살이는 악화됐다. 2007년 3.2%였던 실업률은 2016년 3.7%로 0.5%p 올랐고, 같은기간 청년실업률은 7.2%에서 9.8%로 2.6%p나 증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비정규직 숫자도 2007년 570만명에서 2016년 615만명으로 증가했다. 2007년 630조1000억원이었던 가계부채는 2016년 두배이상 늘어 1271조6000억원, 가계가 감내할 수 있는 임계치를 이미 넘었다는 평가다.

문재인정부가 ‘성장을 통한 일자리 창출’이 아닌, ‘일자리 창출을 통한 성장’으로 정책방향을 180도 전환한 배경은 앞서 언급한 ‘지난 9년’의 경제정책 실패에 대한 성찰이고 대안이다. 지난 19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한 토론회는 이러한 문재인정부의 기업정책을 논하는 자리였고, 토론회를 주최한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종석 자유한국당 의원은 “상임위 법안심사에 악법들이 많이 올라와 있어, 토론회 중간에 부득이하게 자리를 비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김 의원이 말한 ‘악법’이 무엇을 뜻하는 것인지는, 토론회에서 오간 발언만으로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었다. 발제자로 나선 한 연구원은 “소득주도 성장은 이론이 아닌, 경제학계에서 아직 인정받지 못한 하나의 가설”이라고 주장했다. 또 토론자로 나선 한 교수는 “소득주도 성장을 논한 현 홍장표 청와대 경제수석의 논문은 석사학위 논문 수준도 되지 않는다”고 폄하했다. 또 다른 발제자인 한 교수는 “전 정부 시절 소수에 있던 사람들이 다수가 되면서, 그 생각을 펼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고 여기는 것 같다”며 “자신들의 생각을 실천 해보라고 하고 싶지만, 곧 밑바닥이 드러날 것”이라며 비아냥거리기까지 했다.

토론회의 결론은 ‘성장을 통한 일자리 창출’, ‘파이를 먼저 키우는 기업주도 성장’ 정책을 펴자는 것이었다. 아직 제대로 시작도 안한 새정부의 정책에 대해 도발적 표현을 던지면서, ‘지난 9년’간의 경제정책에 대한 평가는 “이전 정부도 정책적 문제로 소기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말 한마디 뿐이었다.

올해 2월 한국노동연구원에 따르면, 2015년기준 국내 소득 상위 10%가 전체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인 소득집중도는 48.5%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 재벌닷컴에 따르면, 30대그룹 소속 178개 상장사의 사내유보금은 올해 3월말기준 691조5000억원으로 역시 역대 최고치다. 이외 중소기업연구원에 따르면 500인이상 대기업대비 중소기업의 임금은 절반(52.3%) 수준으로, 미국(88.5%)이나 일본(85.8%)에 한참 못미쳤다.

앞의 통계수치는 이날 토론회 발제자와 토론자 모두가 입을 모아 ‘찬양’하는 ‘성장을 통한 일자리 창출’ 경제정책이 보여준 민낯의 일부다. 이들이 아는지는 모르겠지만 진보와 개혁세력은 물론이고, 이른바 보수라는 탈을 쓴 극우세력들도 우리사회 극단적인 양극화가 한국경제 성장잠재력을 훼손할 것이란 데에는 동의하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자유한국당의 홍준표 대선후보 역시 ‘서민경제’를 얘기하면서 사회양극화 해소를 위한 정책을 공약으로 제시한 것도 같은 이유다. 그럼에도 여전히 반대를 위한 반대를 외치는 이들에게 ‘지난 9년’간 쌓인 적폐를 제대로 돌아봤는지를 묻고 싶다. 현재에 대해 비난이나 증오가 아닌 건설적인 비판을 하고 싶다면, 과거의 자기모습에 대한 반성이 선행돼야만 그 비판이 설득력을 가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