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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전속고발권제 폐지 또는 보완책 나오나
의무고발요청제 실효성 의문…고발심사위원회 둬 피해자 권리보장을
- 기사입력2017-10-03 06:26
김성화 기자 (rukawasss@junggi.co.kr) 다른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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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욕죄·업무상비밀누설죄 등의 친고죄를 제외한 모든 범죄사실을 발견하면, 누구든지 수사기관에 이들 범죄자를 수사해 처벌해 달라고 고발할 수 있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이같은 고발원칙은 공정거래분야 범죄에서는 작동하지 않는다. 공정거래법 제66조·제67조 위반의 범죄는 공정거래위원회만이 검찰에 고발할 수 있는 ‘전속고발권’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전속고발권제도가 있음에도 그간 공정위가 이를 소극적으로 행사함에 따라 전속고발권 자체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매년 거론돼 왔고, 이를 보완한 제도가 ‘의무고발요청제도’다. 검찰과 함께 감사원, 조달청, 중소기업청(현 중소벤처기업부)이 공정거래 분야 사건에 대해 공정위에 고발요청할 수 있도록 하고, 공정위는 요청을 받으면 의무적으로 검찰에 고발하도록 한 것이다.
전속고발제 보완한 의무고발요청제도 실효성 의문
<그래픽=김성화 기자> ©중기이코노미하지만 전속고발권에 이어 의무고발요청제도마저도 실효성에 의구심을 갖게 한다. 의무고발요청제도를 가장 많이 활용한 중소기업청은 올해 6월기준 누적 228건을 신고받아 이중 181건을 검토완료했으며, 공정위 고발요청으로 이어진 경우는 13건에 불과하다. 전체 신고건수 대비 고발요청 건수가 5.7%에 머물고 있다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조달청이나 감사원의 경우 이보다도 훨씬 미미한 수준이다.
전속고발권이나 의무고발요청제가 행사되지 않음에 따라, 범죄를 저지르고도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 모순이 발생한다. 또 피해자가 직접 사건을 고소할 수 없기 때문에 헌법이 보장한 재판청구권이 침해될 우려가 있고, 공정거래법 위반행위 피해자와 일반 범죄 피해자간의 차별대우로 헌법상 평등권이 침해될 소지도 있다.
공정위나 의무고발요청 권한을 부여받은 기관도 핑계가 없는 것은 아니다. 전담조직이 부재하고 인력과 예산이 부족한 가운데, 공정거래 사건 특성상 조사에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현재 의무고발요청제의 개선방안으로 법정 민간단체에 추가적으로 의무고발요청권을 부여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대한상공회의소 등과 같이 중소기업을 대변할 수 있고, 의사결정의 신뢰성이 담보되는 기관으로 의무고발요청권자의 범위를 확대하자는 것이다.
또 공정위와 검찰, 중기청 등 관련 기관과 함께 신고인·피해자 대표 등 이해관계자가 참여해 고발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가칭)고발심사위원회’를 통해 피해자의 권리를 보장하는 방안도 제기되고 있다.
“숫자 늘리는 것이 아닌, 실효적 보완책 함께 논의해야”
국회입법조사처 한 관계자는 중기이코노미와의 통화에서 “전속고발권 폐지에 대해 직접적인 논의가 이뤄지지 않은 것은, 시장지배적 지위남용이나 기업결합과 같은 공정거래 분야 사건에 대해 고도의 분석기능과 전문적 판단이 필요하다는 공정위의 주장에도 일리가 있기 때문”이라며 “공정거래법 벌칙규정은 매우 세세한 위반행위까지 규정돼 있어, 경쟁업체간 고발을 악용할 우려가 아예 없지도 않은 것 또한 전속고발권 폐지에 앞서 대책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공익적 목적으로 의무고발요청권을 부여받은 정부기관의 실효성에 대해서도 문제제기가 있는데, 민간기구로 확대한다고 실효성을 보장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며 “단순히 숫자를 늘리는 것이 아닌, 실효적으로 보완할 수 있는 대책도 함께 논의돼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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