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소상공 ‘집단자치’ 보장, 공정거래 확립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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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정보 ㅣ 정책법률 中企·소상공 ‘집단자치’ 보장, 공정거래 확립을 가맹점 대리점 하도급 ‘집단소송제’ 확대…㊥집단자치와 집단소송제

기사입력2017-09-26 10:50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독일의 중소기업카르텔은 구매공동체와 판매공동체가 있는데, 중소기업은 컨소시엄을 구성해 공동으로 대기업에 납품함으로써 협상력을 높이고 있다. 또 일본 토요타의 ‘3:3:3’이라는 성과공유제 방식은 토요타의 일방적인 납품단가 인하를 불공정행위로만 인정하지 않고, 원가절감 성과의 일부를 중소기업에 귀속시키는 방식으로 합의한 사례다. 납품하는 부품중소기업들이 협동조합 등 집단화돼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평가다.

이동우 참여연대 소속 변호사는 독일과 일본에서 집단자치를 통해 거래질서를 만들어간 사례를 소개하며 “독일이나 일본이 카르텔 금지 규정을 가지고 있지만,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향상시키는데 기여하는 경우에는 공동행위를 허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中企·소상공인 단체 상생교섭권 등 보장해야”=따라서 이 변호사는 중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이 상생협약, 동반성장협약을 원활히 체결할 수 있도록 중소기업과 중소상공인 단체의 단결권, 상생교섭권, 상생협약(동반성장협약) 체결요구권 등을 보장하도록 법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가맹점 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가맹점법)에서는 가맹점주단체 결성권과 상생협약 체결권을 보장하고 있지만, 대리점·하도급·대형유통점 입점업체 등은 공정거래 제19조(부당공동행위)) 규정에 의해 상생교섭 요구권이 제약당하고 있는 만큼 이를 개선하는 입법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이 변호사는 “대기업과의 관계에서 종속적 지위에 있는 중소기업은 종속적 노동관계에 있는 ‘사용자-근로자’ 관계와 유사한 점이 있다”며 “‘집단자치의 법리’가 ‘갑을’ 관계의 대기업과 중소기업에도 어느 정도 반영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가맹본사나 대리점본사 등이 정당한 이유없이 상생교섭을 회피하거나 체결한 상생협약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이를 불공정행위로 보아 과징금 등의 행정벌을 가해 상생교섭과 상생협약의 실효성을 확보하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가맹점·대리점·하도급에도 ‘집단소송제도’ 필요=‘집단소송제도 도입’과 ‘징벌적 손해배상제도의 확대 및 활성화’는 민사법적 접근을 통한 공정거래 질서 확립방안이다.

이 변호사는 “집단소송의 경우 소비자 피해사건 뿐만 아니라, 다수의 피해자가 존재하는 가맹점·대리점·대규모 유통업체 납품업체와 입점업체 그리고 하도급거래 사건 등 불공정거래 사건에도 도입돼야 실효성을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현행 집단소송제도에서는 법원이 피해자에게 일일이 손해감정에 의한 입증을 요구하고 있어, 수천명이 원고일 경우에도 일일이 개별 원고별 손해입증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손해감정을 위한 감정료만 수억원에 달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 변호사는 “원고 집단 중 대표적 사례 10여건만 표본을 추출해 손해액을 감정하고 법원이 이를 바탕으로 재량적으로 원고 집단별로 손해액을 정하는 좀 더 간소화한 손해배상 인정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도급법 3배 손해제도, 적용된 사례 없어=불공정거래 사건은 과실로 일어나기 보다는 상대방의 피해를 알면서도 고의적으로 행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불공정거래의 만연을 막는데는 징벌적 손해배상이 효과적이다.

이 변호사는 “우리나라에도 하도급법에 이미 3배 손해제도가 도입돼 있지만, 현재까지 해당 조항이 적용된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며 “이는 높은 인지세와 소송비용, 3배의 범위 지정 어려움, 사안의 특수성 입증 어려움 등이 그 원인”이라고 지목했다.

이 변호사에 따르면, 현행법은 청구하는 소송가액에 따라 법원에 지급해야 하는 인지세도 달라지기 때문에 피해자가 3배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려면 인지세도 3배를 내야 한다. 또, 변호사비용이나 감정비용 또한 3배의 기준으로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로 승소한 사례가 없는 상황에서 선뜻 적지않은 비용을 부담하기가 쉽지 않다는 얘기다.

이 변호사는 “인지세는 일정액으로 고정시키고, 패소시 부담도 3배가 아닌 원손해를 기준으로 하도록 해 제도를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와함께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10배 이상으로 확대하고 불공정행위 유형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하도급법에 따른 3배 손해배상제도를 통해 원사업자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수급사업자(하청업체)는 관련업계에서 더 이상 영업활동을 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이러한 하청업체의 현실적 피해를 감안해야 하고, 객관화되고 수량화되기 어려운 손해는 손해로 인정받기 어려운 우리나라의 민사법 체계를 고려해 범위를 확대하자는 것이다.

또한, 현행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는 직접증거가 존재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관련된 간접증거와 관계자 증언 등을 토대로 사실관계를 파악해 법을 적용한다. 그러나 당사자주의와 변론주의를 기본원칙으로 하고, 엄격한 서면증거 중심의 판단문화가 자리잡은 우리나라 민사재판의 특성으로 인해 이러한 특수성이 반영되기 쉽지 않다.

이 변호사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상대방이 가지고 있는 자료를 공개하는 영·미식의 ‘디스커버리제도’를 도입할 것을 제안했다. 이와함께 불공정거래 관련 사건에도 ‘국민참여 재판’을 도입하면, 현행 민사법원의 엄격한 서면증거주의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울 수 있고, 판사의 부담도 완화될 수 있다고 했다.

공공기관 ‘금고’ 선정 기준 마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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