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존 갈등의 시작 ‘무료코스 이용’ 폐지 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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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소상공인 골프존 갈등의 시작 ‘무료코스 이용’ 폐지 여부 “사업주가 비용 부담” 부당 vs “무료코스 가능” ④신제품 출시후 갈등

기사입력2017-09-29 17:12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6년째 계속된 ‘골프존 갈등’ 해법은 ④신제품 출시후 갈등 시작]지난해 3월23일 서울 여의도. 전국의 스크린골프장 사업자 1000여명이 모여 ㈜골프존의 ‘갑질행위’를 규탄하는 시위를 벌었다. 같은 날 스크린사업장을 운영하다 폐업한 한 스크린골프 사업자의 한강투신 사건도 있었다. 김영찬 골프존 창업자는 2013년과 2016년 두차례에 걸쳐 불공정거래 행위 당사자로 지목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했다. 전국적으로 스크린골프 사업자의 1인시위도 이어졌다.

골프존 본사와 스크린골프장 사업자간의 갈등이 이처럼 계속되자, 골프존은 이를 해결하고자 2014년 1월과 2015년 1월 두차례나 동방성장 방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건수조차 헤아리기 힘든 골프존과 스크린골프장 사업자간 민사 및 형사재판 등 소송전쟁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6년째 계속되는 갈등’ 신호탄은 ‘15개 무료코스’ 논란

이상은 양자간의 분쟁을 얼핏 정리한 것이고, 2011년 이후 계속된 갈등이기 때문에 사소하지만 한편으로 심각했던 대립 및 분쟁 사례는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다. ‘6년째 계속되는 갈등’의 시작은 골프존이 2011년 신제품 ‘리얼’을 출시하면서부터다. 리얼 출시와 함께 골프존과 스크린골프장 사업자간의 ‘15개 무료코스’ 논란이 일었고, 이는 ‘6년째 계속되는 갈등’의 서막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던 셈이다.

현재 골프존의 골프시뮬레이터는 약 260개의 골프코스를 이용해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이 골프코스는 스크린골프장 골프시뮬레이터와 골프존 본사 프로그램이 온라인으로 연결돼 있어, 스크린골프장 점주가 코스사용료를 사전에 충전했을 경우에만 사용할 수 있다.<자료=전국골프존사업자협동조합>

현재 골프존의 골프시뮬레이터는 약 260개의 골프코스를 이용해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이 골프코스는 스크린골프장 골프시뮬레이터와 골프존 본사 프로그램이 온라인으로 연결돼 있어, 스크린골프장 점주가 코스사용료를 사전에 충전했을 경우에만 사용할 수 있다.

사업 초기부터 스크린골프장 매장과 본사가 온라인으로 연결됐던 것은 아니다. 골프존이 제작해 2002년 매장에 공급했던 골프시뮬레이터 P형, 2005년 공급한 S형, 2005년 공급한 S+형까지는 시뮬레이터에 골프코스가 내장돼 있었다. 따라서 골프코스를 이용하기 위해 본사와 온라인으로 연결할 필요도 없었고, 게임이용료 이외 별도의 ‘골프코스이용료’란 개념 자체가 없었다고 한다.

게임비외 고객 1인 1게임당 코스이용료 2천원 추가부담

그러나 골프존이 2008년 N형을 출시 공급하면서 매장과 본사가 온라인으로 연결돼야만 게임운용이 가능하도록 시스템이 변경됐다. 골프존은 이때 15개 코스만 시뮬레이터에 내장해 무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후 무료로 제공되는 15개 이외 다른 골프코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고객 1명이 1게임당 2000원의 이용료를 추가로 부담하는 방식으로 바뀐다. 4명이 한 방에서 1게임을 할 경우 기본 게임이용료와 별개로 8000원의 코스이용료를 더 내야 하는 것이다.

이때까지만해도 골프존과 스크린골프장 사업자간의 갈등은 크게 불거지지 않았다. 스크린골프장 사업자들에 따르면, 2008년 N형이 출시됐을 때 고객에게 무료코스 15개 외에는 별도로 과금이 부과된다는 사실을 안내했다.

그러나 고객들은 그동안 게임비만 내고, 코스이용료를 따로 지불하지 않았던 관행 때문에 코스이용료 추가 과금에 대해 부정적일 수 밖에 없다. 또 이용자 대다수는 무료코스를 사용했고, 당시 무료코스와 유료코스 사용비율은 7:3 정도로, 스크린골프장 사업자의 영업수익에는 큰 변동이 없었다.

“업그레이드 하면서 무료코스를 ‘사실상’ 박탈당했다”

골프존과 스크린골프장 사업자간의 갈등의 시작은 골프존이 N형을 업그레이드한 버전인 ‘리얼’을 2011년 출시하면서부터다.

골프존 N형 시스템 판매계약서(위)와 15개 골프코스 제공 내용.<자료=골프존 사업자 제공>

경기도 스크린골프 사업자 A씨는 “2009년 N형시스템을 대당 약 4000만원에 구입했고, 계약서에는 무료코스 15개가 명시돼 있었다”며 “이후 리얼로 업그레이드 하면서 N형 기계와 함께 구입한 무료코스를 ‘사실상’ 박탈당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무료코스 박탈 주장에 대해 골프존측은 “리얼에서도 15개의 무료코스를 사용할 수 있다”고 중기이코노미에 답한 바 있다. 그러나 사업자들에 따르면, 리얼에서 15개 무료코스를 사용하려면 구형 시스템에 재접속해야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또 신제품을 선호하는 고객들이 구형시스템을 이용하지 않아 사실상 무용지물이 됐다는 주장이다.

고객 1인1게임당 2000원의 코스이용료를 점주가 R캐쉬로 선충전하는 방식에 대해 스크린골프장 사업자들은 “골프존 사업장이 과포화돼 가격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에서 고객들에게 게임비에 추가해 유료코스 이용료를 별도로 징수하는 사업자들은 하나도 없으며, 모든 골프존 사업자들은 코스이용료를 전액 부담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매월 코스이용료 200만원 이상, 임대료보다 더 많다”

경기도에서 6대의 비전시스템으로 영업중인 스크린골프장 사업자 B씨는 “매월 코스이용료로 지불하는 비용이 200만원 이상이며, 이는 임대료보다 더 많다. 고객에게 받는 게임이용료가 1만원에서 1만5000원인데, 코스이용료는 매출액의 10~20%를 차지한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의 골프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골프존의 스크린골프 판매사업 매출액은 2578억2900만원이었으며, 이중 유료코스이용료는 48.9%의 비중을 차지해 약 1260억원에 달한다.

“N형구매시 함께 구매한 15개 무료코스를 반환해야 한다”

법무법인 덕민의 황민호 변호사는 이와관련 “유료코스 이용요금은 고객과금을 사업주들이 대행하는 것이라고 골프존은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지만, 시스템을 고가에 판매하고 나서 다시 고액의 코스이용요금을 점주들에게 부담시키는 것은 부당하다”고 밝혔다.

전국골프존사업자협동조합 송경화 이사장은 “국내외 여러 골프시뮬레이터와 비교해 봐도 골프존의 시스템 판매가와 R캐시 비용은 터무니없다”고 말했다. 송 이사장에 따르면 국내 스크린골프 회사인 ‘G스윙’, ‘티업’, ‘SG골프’의 경우 골프시뮬레이터 가격은 대당 1000~2000만원대이며, 코스비를 별도로 받지 않는 대신 시스템당 월 10만원 가량의 유지보수비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