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극화 해결위해 ‘상생협력’ ‘동반성장’ 나온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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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지금 중기에선 양극화 해결위해 ‘상생협력’ ‘동반성장’ 나온 것 “적합업종, 성과공유제 등으로 대·중소기업간 양극화 풀어야”

기사입력2017-10-18 19:59

김성화 기자 (rukawasss@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양극화 심화라는 병을 앓고 있는 한국경제가 사회적으로 일자리를 창출하고 건강하게 나가려면, 소득주도 성장과 혁신성장이 쌍두마차다. 혁신성장은 소득주도 성장과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상생협력, 동반성장을 통해서 이뤄져야 한다.”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의 이정화 경영협력본부장은 18일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열린 ‘품질경영에서 상생경영으로’ 세미나에서 상생협력이 대두된 배경으로 양극화 심화를 들었다.

◇상위 10%, 소득 절반 차지…대·중소 양극화로 中企 인력난=이 본부장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0년에서 2013년 사이 한국 상위 10%의 소득점유율은 평균 45.5%다. 세계에서 양극화가 가장 심한 미국 52%와 맞먹는다. 그러나 프랑스(32.7%), 일본(40.5%) 보다도 높다.

상승속도 마저 터무니없이 빠르다. 이 본부장은 “IMF 이전 30%대이던 상위 10% 소득점유율이 상승하는 속도가 굉장히 빠르다. 양극화가 점점 개선돼야 하는데 점점 악화되고 있다는 것이 우리 발목을 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중소기업간 양극화도 심화되고 있다.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을 보면 대기업은 2013년 4.68%, 중소기업은 3.15%다. 2015년 대기업은 5.48%로 약 1%가 증가했지만, 중소기업은 3.55%로 0.4%p 증가하는데 그쳤다. 영업이익률은 자연스레 소득으로 이어지고, 중소기업 인재난으로 이어진다.

이 본부장은 “중소기업 임금이 대기업의 50%밖에 되지 않는다. 일본이나 독일이 거의 90%, 80% 수준인 것에 비해 매우 열악하다”며 “일본이나 독일은 청년들이 굳이 대기업에 안가도, 좋아하는 일을 찾아서 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우리는 대기업에 취직하지 않으면 결혼과 자녀문제가 불안해진다. 중소기업과 구직자간 일자리 미스매칭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료=‘품질경영에서 상생경영으로’ 세미나 자료집, 그래픽=김성화 기자> ©중기이코노미

이어 “4차 산업혁명에서 혁신성장은 전략적 동반성장과 같다. 기존 경쟁에 따라 승자가 독식하고 패자는 도태되는 제로섬(Zero-sum) 생태계를 포지티브섬(Positive-sum)의 생태계로 전환해야 한다”고 했다.

이 본부장이 말하는 포지티브섬 생태계는 대기업 장점인 기술력·자금력·글로벌 네트워크와 중소기업의 유연성·창의성·벤처성이 조화를 이루도록 하는 것이다. 이 본부장은 “대기업이 모든 것을 다 할 수 없다. A중소기업은 IT, B중소기업이 제조기술에 강하다면, 대기업은 협력 중소기업의 강점을 조정해 활용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 4차 산업혁명에서의 산업 생태계”라고 설명했다.

◇“동반성장·상생협력 위한 대표적 정책은 적합업종 제도”=이 본부장은 동반성장과 상생협력을 위해 다섯가지의 정책을 제시했다. 가장 대표적인 게 중소기업 적합업종 제도다. 이 본부장은 “사회적 합의를 통해 순기능을 가져갈 수 있도록, 공익을 위해 자유시장에 제재를 가하는 것”이라며 “고추장·된장·두부 이런 것까지 대기업이 해야하나, 중소기업이 하도록 내버려 둘 수 없냐는 물음에서 시행되는 제도”라고 말했다.

현재 111개를 적합업종 품목으로 지정해 대기업의 시장진입·확장을 제한하고, 상생방안 마련 등을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민간합의 형태라는 한계때문에 강제성이 없어 대기업이 적합업종 권고사항을 이행하지 않는 경우도 많아, 현재 법제화를 통해 강제력를 부여하는 방안이 논의중이다.

이와함께 성과공유제는 대기업이 중소기업에 과제를 선정해 지원하고, 그 성과를 대·중소기업이 공유하는 모델이다. 보통 재료비 절감이나 신제품·기술개발 과제에 도입하는 경우가 많으며, 금전적 이익 뿐만 아니라 특허권과 같은 지재권도 공유하기도 한다. 이 본부장은 “성과공유제를 국내에서 가장 먼저 도입한 포스코의 경우, 성과공유제를 통해 불량제품 선별 기술개발 과제를 주고, 이를 통해 발생한 이득을 중소기업과 나누고 있다”고 예를 들었다.

최근에는 성과공유제에 이어 협력이익배분제 도입도 거론되고 있다. 협력이익배분제는 대기업과 협력기업의 공동노력으로 결과물이 나오면, 대기업의 이익을 약정에 따라 공유하는 것이다.

또 상생결제시스템은 대기업 1차 협력업체 뿐만 아니라, 2·3차 협력업체를 지원하기 위한 제도다. 대기업이 대금을 줄때 1차에서 2차, 3차로 내려갈수록 어음을 많이 사용하는데, 2·3차 협력업체는 당장 현금이 부족하다 보니 보통 액면가의 7~8%정도 금액을 할인해 어음을 처리한다. 이 본부장은 “중소기업이 대기업에 제품을 납품해 놓고, 7~8%의 이자비용을 부담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상생결제시스템은 대기업이 물품대금으로 1차 협력사에 상생채권을 발행하면, 2차 이하 4차 협력사까지 만기에 현금으로 바꾸거나 만기 전에 할인해 현금화할 수 있다. 상생채권은 대기업 신용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수수료도 절반가량 줄어든다. 현재 150조원 정도의 대금이 상생결제시스템을 통해 운용되고 있다. 이 본부장은 “대기업에서 1차 협력업체까진 지급이 잘 되는데, 2·3차 협력업체까지 잘 이어지지 않는다”며 “1차 협력업체에 인센티브를 줘 상생결제시스템을 더 활성화하려 연구중”이라고 밝혔다.

자리 못잡은 동반성장 투자재원과 동반성장지수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은 동반성장 투자재원을 운영하고 있다. 대기업이 중소기업을 지원할 금액을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에 출원하고, 재단이 펀드를 만들어 중소기업을 지원한다. 1년에 1400억원에서 1500억원 규모로 운영되고 있으며 성과공유제도, 생산성 혁신, 파트너십 사업, 산학혁신사업, 해외동반진출, 구매조건부 사업, 상용화 기술개발, R&D 등에 사용되고 있다.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의 이정화 경영협력본부장은 “동반성장 투자재원에 출원한 대기업에는 법인세를 감면해주는 등 인센티브를 제공해 더욱 활성화시키려 하고 있다”며 “2019년까지 1조원을 조성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또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에서 발표하는 동반성장지수는 기업의 동반성장 수준을 대략적으로 평가하고 비교해 볼 수 있는 자료다.

이 본부장은 “자발적으로 동반성장을 하고 상생협력하면 좋지만, 개별기업마다 지향하는 목표도 다르고 동반성장에 신경을 잘 쓰지 못한다”며 “어떻게 하면 종합적으로 평가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에 기준을 만들고 최우수, 우수, 보통, 양호, 미흡의 5단계로 평가한다”고 소개했다. 올해 180여개사가 동반성장지수 평가에 참여하고 있으며, 내년에는 200개사가 참여할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동반성장지수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한편에서는 대기업의 옆구리를 찔러 상생협력하도록 하는 제도가 아니냐, 기업들 줄세우기를 한다, 또 다른 규제를 만든 것이란 지적이 있는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동반성장지수의 평가기준이 적절하지 않아 오히려 동반성장을 하지 않는 대기업들에 도움을 준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례로 올해 6월 발표한 동반성장지수에서 2016년 ‘양호’등급에서 ‘우수’등급으로 상승한 GS리테일은 2012년부터 2014년 사이 행사비용 부당전가, 사전약정에 없는 진열장려금 요구 등 동반성장이나 상생협력과는 거리가 먼 행위로 2016년 12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 1억9700만원을 부과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