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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企 공정위 사무관도 못보는데 대기업 로펌은
5년간 공정위 출입 삼성 618회, 현대차 211회…김앤장 3168회
- 기사입력2017-10-19 17:25
이가영 기자 (young@junggi.co.kr) 다른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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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와 로펌, 대기업과의 유착관계가 또 다시 도마위에 올랐다.
19일 국회에서 공정거래위원회, 한국소비자원,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 대한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의원은 “지난 5년간 세종청사 출입관리 기록을 보면, 공정위에 출입한 대기업의 경우 삼성이 618회, 현대차 211회, SK텔레콤은 200회에 이른다. 유착관계가 있을 것으로 예상은 했지만, 이 정도 숫자일 줄은 몰랐다”며 “공정거래 관련 불공정을 호소하는 중소기업의 경우 사무관조차 만나보기 쉽지 않은데, 대기업·로펌과의 만남이 빈번하다는 점은 힘없는 ‘을들의 눈물’을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19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는 더불어 민주당 박찬대 의원. ©중기이코노미박찬대 의원이 행정안전부를 통해 받은 ‘최근 5년간 공정거래위원회 정부 세종청사 출입기록’ 자료에 따르면 삼성, 현대, SK, 롯데 등 대기업과 김앤장, 세종, 광장, 태평양 등 대형로펌 관계자들의 방문이 특히 많았다.
대기업의 경우 삼성전자가 618회로 방문이 가장 많았고, 그 뒤는 ▲현대자동차 211회 ▲SK텔레콤 200회 ▲롯데마트 148회 ▲LG전자와 LG유플러스 각각 125회 순이었다. 로펌의 경우 김앤장이 3168회로 압도적으로 많았으며 ▲세종 856회 ▲광장 720회 ▲태평양 701회 ▲율촌 651회 ▲화우 610회 등이다.
<그래픽=이가영 기자> ©중기이코노미특히 삼성은 방문기록 2위인 현대자동차(211회)보다 3배 많게 출입했다.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삼성생명 관계자들이 주로 공정위 상임위원을 방문했다. 삼성생명의 경우 지난 5년간 방문기록 65회 중 절반인 32회는 전원회의 의사결정권이 있는 상임위원을 만나러 간 것으로 확인됐다.
공정위 출신의 많은 관료들이 로펌과 대기업에 자문이나 고문으로 재취업한다는 점에서, 잦은 방문으로 인한 유착가능성이 제기될 수 밖에 없다.
같은 당의 김해영 의원 또한 공정위와 공정경쟁연합회의 2박3일 워크숍 등에서 공정위 직원과 로펌으로 이직한 퇴직자간의 만남이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현재 공정경쟁연합회가 진행중인 ‘제7기 공정거래법 전문연구과정’에는 총 59명의 공정위·기업체·로펌 관계자 등이 함께 교육을 받고 있다. 문제는 약 10명씩 5개조를 편성하는데 공정위 직원과 로펌직원이 1~2명씩 포진해 있다는 것이다. 특히 로펌 변호사 전문위원 중에는 공정위 출신이거나, 공정위 출신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2명 안팎으로 포함돼 있다는 것이다.
자유한국당 김성원 의원 또한 “김상조 위원장은 당초 공정위 혁신개혁을 추진하라는 기대를 많이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공정위 활동내역을 조사한 결과 유착근절 등 개선된 바가 하나도 없다”고 질타했다. ©중기이코노미김해영 의원은 “공정위 관계자는 워크숍이 공적인 차원이기 때문에 괜찮다는 안일한 태도를 보였다. 공정위와 연합회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 방안을 만들어 보고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유한국당 김성원 의원 또한 “김상조 위원장은 당초 공정위 혁신개혁을 추진하라는 기대를 많이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공정위 활동내역을 조사한 결과, 유착근절 등 개선된 바가 하나도 없다”고 질타했다. 김 의원은 이어 “로펌에 취업한 전직 관료 중에 공정위 출신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성 제고 차원에서 전관영입을 할 수도 있지만, 김 위원장이 교수시절 로비스트라고 폄하했던 부분 아니냐”며 따져 물었다.
공정위의 로펌·대기업과의 유착문제는 과거부터 꾸준히 제기돼왔다. 투명하게 운영돼야 할 공정위가 오히려 해당기관들과 친분을 쌓아 이들의 편익을 봐준다는 의혹이 나올 수 밖에 없다. 이에 매년 국회 정무위원회에서는 업무연관성에 대한 우려를 제시하며 개선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특히 지난 6월 김상조 위원장은 공정위원장 취임일성으로 업무시간이외 공정위 OB나 대기업, 로펌변호사 등을 접촉하지 말 것을 경고한 바 있다. 사회와의 소통도 중요하나, 그 과정에서 업무상 보안이 필요한 사안들이 비공식적인 통로로 새어나가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 이유였다.
그 결과 7월 조직된 공정위 신뢰제고 테스크포스(TF)는 지난 9월말 직무관련자 사적접촉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위원과 피심인 관계자의 개별면담도 엄격하게 제한하는 내용의 신뢰제고방안도 발표했다.
박찬대 의원은 “대기업과 로펌에서 ‘경제 재판관’과 유사한 권능을 가지고 있는 공정위 직원을 수시로 만나는 것은 재판에 간접적인 영향을 주는 것과 다름없다”며 “공정위의 신뢰제고를 위해서라도 직무관련자와 외부인간의 사적인 접촉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상조 공정위원장은 “취임한지 네달이 지났지만 말만으로 혁신이 이뤄지지 않는다고 여긴다. 다음주쯤 기대에 부응할 수 있는 좀 더 강화된 대책을 마련하겠다. 외부관계자들 특히 OB와 (접촉해) 사전 사후적으로 위반한 직원들은 조직기강 차원에서 엄정히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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