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 현대차 넘긴 미생물로 유사미생물 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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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파트너 ㅣ 대기업·공기업 경북대, 현대차 넘긴 미생물로 유사미생물 찾아 을지로위원회 “비제이씨의 시험방법·수치와 똑같다…특허권 침해”

기사입력2017-10-23 06:00

김성화 기자 (rukawasss@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현대차 中企 기술탈취 논란 ④을지로위원회 보고서:경북대의 특허침해]‘현대자동차의 VOC 저감 기술탈취’ 의혹의 핵심은 현대차가 환경전문 중소기업 ㈜비제이씨의 ‘VOC 저감 기술자료’와 이 기술에 쓰인 미생물 샘플을 훔쳐서 경북대학교와의 산학과제, 현대차 이 모 사원의 석사논문에 무단으로 사용했는지 여부다.

현대차는 경북대와의 산학과제 내용은 ‘VOC 저감 기술’이 아닌 ‘악취제거 기술’이며, 비제이씨로부터 받은 자료는 ‘제품설명서에 불과하다’며 기술탈취가 아니라고 반박하고 있다. 또 미생물을 절도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비제이씨 직원으로터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대차의 VOC 저감 기술탈취’ 의혹은, 현대차와 산학과제를 공동으로 수행한 경북대가 현대차로부터 어떠한 자료를 받았으며 그리고 어떤 방법으로 해당기술을 개발했는지를 밝히면 규명될 수 있는 문제다.

◇“경북대는 비제이씨의 특허권을 침해한 것”=2016년 8월부터 ‘현대차의 VOC 저감 기술탈취’ 의혹을 조사한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가 최근 작성한 ‘현대차·경북대의 기술탈취 및 무단사용 사례’ 보고서는 “경북대가 등록한 특허는 비제이씨와 현대차가 공동으로 소유한 특허의 내용을 모방한 것이며, 현대차는 해당 특허를 공동으로 소유하고 있다고 해도 비제이씨의 동의없이 경북대가 사용했으므로, 경북대는 비제이씨의 특허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결론냈다.

비제이씨의 최용설 대표는 “미생물 투입량이 달라지면 미생물의 효율성도 달라진다. 더 많아서도 안되며, 더 적어서도 안된다”며 “시험방법과 미생물 투입량까지 똑같다는 점에서 명백한 특허침해”라고 주장했다.<이미지=을지로위원회>

또 비제이씨의 미생물을 훔쳤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현대차 이 모 사원의 석사논문에 대해서도 “논문의 전반적인 내용은 비제이씨의 기술을 베낀 것이며, 실제 연구도 경북대 산학협력단이 수행한 것임에도 경북대는 석사논문을 합격시키고 학위를 수여했다. 지도교수인 박 모 교수는 이같은 사실을 모를 수가 없다”고 밝혀 석사논문 심사과정에 문제가 있음을 분명히 했다.

경북대는 현대차와 2014년 1월 산학과제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앞서 현대차는 2013년 11월5일 경북대와 산학과제 계약을 위한 기안서류를 결재했다.

◇“미생물 3종을 훔친 뒤 경북대에 우편으로 전달”=중기이코노미가 단독입수한 을지로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차의 기술탈취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시점은 경북대와 산학과제를 체결하기 직전 현대차가 산학과제를 수행하기로 결정(2013.11.5)한 직후부터다.

현대차는 11월8일부터 약 5개월간에 걸쳐 비제이씨에 8차례에 걸쳐 기술자료를 요구했고, 미생물 3종(6병)을 절도했다. 또 비제이씨에 ‘VOC 정화 테스트’를 요구하고, 테스트 방법·중간결과·최종결과 등의 내용이 담긴 기술자료도 넘겨받았다. 현대차는 이렇게 취합한 기술자료와 미생물을 경북대 산학협력단에 전달하고 산학과제를 수행하기 시작했다.

을지로위원회 보고서는 “현대차 직원이자 경북대 석사과정 학생인 이 모 직원이 자신의 지도교수인 박 모 교수에게 비제이씨의 기술자료를 전달”했다고 명시했다. 기술자료 이외 “이 모 직원이 거래처(비제이씨)가 단독으로 사용권한을 가지고 있는 미생물 3종(6병)을 훔친 뒤, 경북대 산학협력단에 우편으로 전달”했다고 했다.

◇절도한 미생물을 분석, 유사 미생물 찾은 것=경북대 산학협력단은 전달받은 미생물을 분석해 유사 미생물을 알아내는 방법으로 유사기술을 개발했다. 을지로위원회가 경북대와 현대자동차의 산학협력보고서 통해 확인하고 보고서에 첨부한 자료에 따르면, 산학과제의 주요내용은 비제이씨의 미생물을 분석해 유사한 미생물을 찾는 것이었다. 경북대와 현대차가 산학과제를 통해 공동개발하고, 2015년 1월 특허출원한 ‘VOC 저감 기술’이 아닌 ‘악취제거 기술’은 이런 과정을 통해 완성된 것이다.

비제이씨의 최용설 대표는 중기이코노미와의 통화에서 “경북대와 현대차는 산학과제로 8종의 신규미생물을 개발해 악취를 제거했다는데, 그 중 5종은 비제이씨의 특허로 보호되고 있는 미생물”이라며 “VOC 저감이든, 악취제거든, 여기에 사용된 수처리 기술 또한 비제이씨가 특허를 보유한 기술”이라고 말했다.

현대차 직원의 석사논문과 현대차·경북대 산학과제 보고서 및 공동특허에 사용된 수치는, 비제이씨가 현대차에 제공한 테스트 결과 자료와 일치한다. <이미지=을지로위원회>

◇경북대 특허, 비제이씨 시행 시험방법과 같아=경북대가 특허기술을 침해했다는 최 대표 주장의 근거는 경북대와 현대차가 공동으로 출원한 특허내용 그리고 해당특허기술의 기반이 됐던 이 모 사원의 석사논문에서 찾을 수 있다.

특허내용과 석사논문에는 ‘도장부스 배기가스 VOCs 및 악취저감’을 목적으로 하는 시험에서 신규미생물을 0주차(1일~7일)에는 하루에 120㎏을 투입하고, 1주차(8일~15일)에 90㎏, 2주차(16일~45일)에는 60㎏을 투입한다는 내용이 있다. 이같은 시험방법과 미생물 투입량 수치는 현대차가 비제이씨에 요구해 실시했던 ‘VOC 정화 테스트’ 당시 사용한 방법으로, 관련기술자료를 현대차는 비제이씨로부터 이미 받았다.

이와관련 최 대표는 “미생물 투입량이 달라지면 미생물의 효율성도 달라진다. 더 많아서도 안되며, 더 적어서도 안된다”며 “시험방법과 미생물 투입량까지 똑같다는 점에서 명백한 특허침해”라고 주장했다.

◇경북대 그래프, 비제이씨가 넘긴 데이터 변환한 것=이외에도 이 모 직원의 석사학위 논문과 경북대·현대차 공동특허에서 사용된 그래프 역시 비제이씨의 그것과 동일했다. 현대차 요구에 의한 ‘VOC 정화 테스트’ 이후 비제이씨가 현대차에 넘긴 테스트 결과인 데이터 자료를 그래프로 변환한 것에 불과했다.

을지로위원회 보고서는 “비제이씨의 기술을 무단으로 사용하고 특허까지 등록함에 따라, 8900만원 규모의 산학과제를 수행할 수 있었으며, 산학과제 실적 또한 올릴 수 있었다”고 지적하고, 경북대 산학과제, 경북대 특허를 조사한다는 방침도 밝혔다.

또 이 모 직원의 석사논문은 별도 위원회를 통해서도 조사하고, 부정이 확인된 경우 ‘학위수여 규정’에 의해 학위수여 취소를 추진한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아울러 경북대가 무단으로 기술을 사용해 발생한 손실 보상 및 특허 무단사용 중단도 추진한다.

을지로위원회 소속 유은혜 의원은 23일 예정된 교문위 국정감사에서 경북대 총장에게 ‘현대차의 VOC 저감 기술탈취’ 의혹 사건에 대해 질의할 예정이다.

한편 을지로위원회 보고서에 담긴 경북대의 특허침해와 관련, 중기이코노미는 경북대 박 모 교수와 여러 차례 전화 연결 등을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