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경제 살리는 ‘사회적금융’ 새마을금고 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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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경제일반 지역경제 살리는 ‘사회적금융’ 새마을금고 거론 새마을금고 정체성 재정립 필요…美 CDFI·日 REVIC 지역경제 앞장

기사입력2017-11-15 19:21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사회적금융으로서 새마을금고의 역할이 거론되고 있다. 이민환 인하대학교 교수는 “협동조합으로서의 새마을금고는 사회적금융과 별개의 조직이 아니다. 새마을금고 그 자체가 사회적금융”이라며, “지역 내 유망 기업과 사회적기업에 대한 정보를 확보하고, 지자체나 금융기관과 협력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회 서민금융활성화 및 소상공인지원포럼이 15일 개최한 ‘사회적경제 활성화와 상호금융기관의 역할’ 토론회에서 이 교수는 현재 대한민국은 고령화가 급속히 진전되고 있고, 경제의 양극화 등으로 경제적 기반이 취약한 지방을 중심으로 성장이 정체돼 있다고 진단했다. 이러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방안은 사회적경제 활성화와 지역경제 활성화 양축을 고려해야 하며, 새마을금고는 태생적으로 이러한 목적에 부합한 사회적금융의 형태라는 것이다.

경제·나눔공동체로 출발 ‘새마을금고’ 개별 수요사업 증가

국회 서민금융활성화 및 소상공인지원포럼이 15일 개최한 ‘사회적경제 활성화와 상호금융기관의 역할’ 토론회. ©중기이코노미

새마을금고는 1960년대 지역사회개발운동의 일환으로 출발했다. 1960년대 초반 협동조합 형태로 자생적으로 생겨난 마을금고는 경제공동체의 성격과 함께 마을 일을 같이 하고 어려운 일은 상부상조하는 나눔공동체의 성격을 동시에 가지고 있었다.

1982년 12월 제정된 새마을금고법에서는 새마을금고의 사업내용에 문화복지 후생사업, 회원에 대한 교육사업, 지역사회개발사업 등이 명시됐다. 사회공헌 활동이 강화되고 새마을금고의 정체성을 드러낼 수 있는 사회공헌사업이 대폭 확대된 것이다. 2000년 이후 새마을금고의 사회공헌활동은 사회변화에 따라 양상이 바뀌었다. 우선 지역단위의 공동체적 사업보다는 회원의 필요에 따라 이용할 수 있는 개별 수요사업이 크게 증가했다.

2016년말 기준 새마을금고의 총 자산은 138조원으로 연평균 6.7%의 성장률를 보이고 있다. 새마을금고는 1910만명의 거래자수를 확보하고 있으며, 1321개의 금융협동조합으로 이뤄져있다.

지역공동체 붕괴, 회원 고령화로 향후 전망 불투명해져

그러나 새마을금고는 산업구조 고도화에 따라 지역공동체가 붕괴되고, 이와 더불어 회원들이 고령화됨에 따라 미래의 존립기반이 위축되는 등 향후 전망이 불투명한 상태다. 도시화가 진전되면서 새마을금고 본래 목적인 지역사회개발 역할이 크게 줄어들고, IMF이후 금융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협동조합으로서의 역할보다는 생존을 위한 수익성이 우선시 돼 정체성을 다시 정립해야한다는 요구가 잇따르고 있다.

이 교수에 따르면 새마을금고의 사회공헌활동은 크게 복지투자사업과 복지지원사업 등으로 나뉘며, 2000년부터 2012년까지 사회공헌사업을 위해 총투자·지원한 금액은 2455억원에 이르고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새마을금고의 사회공헌사업은 처음부터 수익이 목적이 아닌 새마을금고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이를 확고히 하기위한 방법의 하나였으며, 이익에 대한 사회환원 차원에서 접근했기 때문에 개별 새마을금고의 수익에 크게 영향을 받는 구조다. 또, 일부 개별 새마을금고는 부족한 수익을 채우기 위해 복지사업을 일반 수익사업의 형태로 추진하면서 수익사업과 복지사업의 구분이 불명확해지기도 했다.

이 교수는 “새마을금고의 사회공헌활동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사회적경제 조직체로서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회적금융 美 CDFI·日 REVIC…지역경제 활성화 앞장

이 교수는 미국의 지역사회개발금융기관(CDFI)과 일본의 지역경제활성화 지원기구(REVIC) 등 사회적금융기관의 역할을 소개했다.

CDFI는 미국과 영국에서 볼수있는 제도화된 사회적 금융기관이다. CDFI는 지역사회의 발전을 위한 민간 금융중개기관으로 민간주도의 지역사회 개발은행, 지역사회 개발대출기금, 지역사회 개발신용조합, 영세기업 개발대출기금, 지역사회 개발기업, 지역사회 개발벤처기금과 같은 6개 유형으로 구분된다.

CDFI의 운영목적은 경제적으로 취약한 계층이 자립할 수 있도록 경제적 수단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며, 정부기관 또는 상위기관의 체계적인 관리와 지원으로 여타 사회적 금융기관 보다 안정적으로 운영자금을 제공받을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일본의 REVIC은 고령화 등으로 지역경제가 점점 활력을 잃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지역경제 활성화를 지원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하는 조직으로, 정부와 민간이 공동으로 출자한 관민펀드다.

REVIC의 주요역할은 첫째 민간사업자의 노하우를 활용한 사업재생을 수행하거나, 지역경제 활성화에 대한 지원을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필요한 자금을 공급하는 펀드출자자로서의 업무수행이다. 둘째는 경영자의 보증채무 정리를 통해 경영자가 다시한번 재기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보증채무 정리업무를 한다. 셋째, 기구의 기존업무 지원을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금융기관, 기업 등에 전문가를 파견하는 업무도 있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지역경제 활성화 위한 ‘사회적금융’ 새마을금고의 역할

이 교수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사회적금융으로서 새마을금고의 역할로는 ▲경쟁우위 산업에 대한 지원확대 ▲지역기금에 대한 출자 ▲거점금고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등을 꼽았다.

◇경쟁우위 산업에 대한 지원확대=이 교수는 과거 지방정부가 대기업을 중심으로 산업을 유치해 경제를 활성화하려는 정책은 지방의 낮은 인프라 등으로 대부분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지방이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분야를 발굴해 집중적으로 육성함으로써 지방에 사람이 모이고, 이들로 인해 일자리가 창출되고, 지역경제가 발전하는 선순환구조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했다.

◇지역기금에 대한 출자=새마을금고가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한 또 다른 역할은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출자하고 여기에 새마을금고 등 지역금융기관이 추가로 출자하거나, 새마을금고가 펀드운용회사를 설립하고 운영사로서 출자해 직접 기금을 운영하는 방식이 있다.

지역기금 출자를 위한 재원은 지역 새마을금고의 경영사정 등을 고려해 새마을금고 회원의 기부금, 예금의 일정액을 출연 및 출자의 형태로 조달할 수 있다. 하지만 지역기금에 대한 출자를 위해서는 새마을금고의 자금운용과 관련된 법적 제약 등을 우선 완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거점금고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사회적기업 등이 활발한 지역이나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이 상대적으로 집중된 지역에 위치한 새마을금고를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하는 방안이다. 개별 새마을금고나 중앙회의 지역본부 등이 지역의 주체가 돼, 각 개별금고로부터 수집된 정보에 기초해 사회적기업의 수요에 대처할 수 있다. 또, 중앙회가 지역기업 및 사회적기업에 특화된 대출상품 등을 개발해 개별 새마을금고에 공급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

이 교수는 “지역경제 활성화는 지자체나 금융기관 단독으로 할 수 없으며, 상호간의 협력에 의해서만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역금융기관은 초기단계부터 지자체 등과 협력해 기업을 발굴하고 지원하며, 기업정보를 축적해 장기적인 관계를 형성해야 한다”며, “지역기금을 조성할 때는 지자체와 금융기관이 동시에 참여해 기업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경영 컨설팅을 통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해야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