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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할 때 ‘개인기업’ 아니면 ‘법인’이 유리할까
‘돈’ 흐름에 따라 사업형태 결정해야…법인과 개인기업의 선택기준
- 기사입력2017-11-21 13:23
고윤기 객원 기자 (kohyg75@hanmail.net) 다른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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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모 기관의 의뢰로, 창업예정자를 대상으로 강의를 한 바 있다. 이미 창업을 한게 아니라 창업예정인 수강생인 경우, 아무래도 회사 설립과정과 관련된 질문내용이 많다. 그리고 가장 많이 물어보는 질문 중 하나가, 법인과 개인기업 중 어떤 것을 선택해야 유리한 지다. 이 문제는 사실 아주 간단한 것 같지만, 사업초기에 적지 않은 사람이 고민하는 문제다.
로펌 고우 고윤기 변호사, 서울지방변호사회 사업이사특히 과거에는 주식회사 설립을 하려면, 상법상 최저 자본금 5000만원이 필요하다는 규정이 있었다. 이 규정은 2009년에 철폐됐고, 이론상으로는 상법상 자본금 1000원인 주식회사도 설립이 가능하다. 누구나 어렵지 않게 주식회사를 설립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주식회사의 설립이 이렇게 쉬워지다 보니, 개인회사로 사업을 시작할 것인가 아니면 법인을 설립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시작됐다.
필자가 자문하는 회사들을 비교해 보아도, 회사의 규모가 꽤 크고 매출이 상당한 데도 굳이 개인회사를 고집하는 경우가 있다. 반면에 처음 회사를 시작할 때부터 법인으로 시작하는 경우도 있다. 물론 개인회사를 운영하다가 규모가 커지면 법인으로 전환이 가능하지만 전환절차 및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설립 시에 여러 가지 사정을 고려해 기업형태를 결정하는 것이 좋다.
먼저 개인회사의 장점은 일단 설립절차가 간단하다. 그리고 경영에서 얻은 이익의 전부가 기업주에게 귀속되고, 경영인이 회사 자금을 개인적으로 사용해도 형사상 처벌되는 등의 문제가 없다. 세금도 소득세율이 적용되기 때문에 일정 규모 이하의 사업자라면 법인기업보다 세금부담이 적다.
반면에 단점은 사업상 발생한 채무를 사업자가 전액 부담해야 한다. 그리고 사업이 일정 규모 이상 커지면, 법인보다 세금 부담액이 많아진다. 개인사업자가 법인보다 영업상 불리한 경우가 있는데, 특히 정부·공공기관의 특정사업에 참여하려고 하는데 사업 참여자격으로 법인사업자일 것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어, 개인회사가 참여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법인회사의 경우 그 핵심은 회사의 소유와 경영의 분리다. 회사의 주주들은 자신들이 낸 주금 납입을 한도로 채무자에게 유한 책임을 지고, 회사의 빚이 아무리 크더라도 개인재산으로는 책임을 지지 않는다. 주식회사는 신주발행 및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해 여러 사람으로부터 자본을 조달하기가 쉽다. 그리고 대외 공신력과 신용도가 높기 때문에 관공서, 금융기관 등과의 거래에 유리한 점이 있다.
반면 법인회사의 경우에, 대표자가 기업자금을 활용하기 어렵다. 대표이사가 회사의 돈을 쓰려고 하는 경우 대표이사 가수금 등의 명목으로 사용해야 하며, 회사에 이자도 지급해야 한다. 그리고 경우에 따라 횡령, 배임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회사의 이익은 주주의 출자 지분에 따라 배당돼야 하기 때문에, 대주주라고 해도 실제로 가져갈 수 있는 이익이 크지 않을 수 있다.
위의 내용을 보면, 기업의 규모가 크면 법인기업이 유리하고, 기업의 규모가 작으면 개인사업자가 유리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사실 여기까지가 일반론이다. 교과서적인 내용이고 누구나 할 수 있는 이야기다.
창업예정자를 대상으로 강의를 하다보면, 회사를 설립할 때 법인과 개인기업 중 어떤 것을 선택해야 유리한 지에 대한 질문이 많다.<이미지=이미지투데이>필자는 수년간 변호사로 일하면서 이 부분에 대해 많이 고민해 왔다. 예를 들어 형사적인 문제와 관련해서 개인사업자라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을 상황인데, 해당 사업자가 법인기업이기 때문에 처벌받는 경우가 있다. 민사적인 문제와 관련해서도 법인사업자라면 별 문제없을 상황인데, 개인사업자이기 때문에 사업주가 큰 책임을 져야 하는 경우도 있다.
이 문제의 중심에는 ‘돈’이 있다. 회사 내부 돈의 흐름에 따라, 사업의 형태를 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초기사업 단계에서 돈을 유동적으로 사용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회사의 수익구조가 안정적으로 만들어 질 때까지 이런 비용이 필요하다. 사업초기에 대표자가 외부 간섭을 받지 않고 가용할 수 있는 자금과 수익구조가 만들어 질 수 있는 시간을 대략적으로 예측해야 한다. 사업초기에는 다른 사람 눈치 보지 말고 돈을 써야 하는 경우가 있고, 이 금액과 시간은 장부에 단순히 수치로 표현하기 어렵다.
그래서 회사에 사업자금이 어떤 형태로 들어오는지가 중요하다. 사업주가 자본이 충분해서 그 돈으로만 사업을 한다면 법인사업자건, 개인사업자건 별로 중요하지 않다. 하지만 사업을 위해 외부의 자금이 회사에 들어와야 한다면, 그 자금의 성격이 투자인지 대여인지를 먼저 확정해야 한다. 그 자금의 성격에 따라, 투자자가 회사에 간섭할 수 있는 정도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특히 회사의 영업활동 등을 위해서 경영자가 회사의 자금을 좀 유동적으로 사용해야 한다면, 아무래도 법인기업은 좀 규제가 많다. 자칫하면 형사처벌의 문제가 될 수도 있다.
사업초기에는 법인 대표이사의 자금 사용을 문제 삼지 않던 투자자들이 회사가 안정돼 수익이 나기 시작하면, 이를 문제 삼고 대표이사를 교체하거나 경영진을 자신의 사람들로 채우려고 하는 경우도 보았다. 개인사업자로 사업을 시작할 것인가, 법인사업자로 사업을 시작할 것인가의 문제는 간단한 듯하면서도 많은 쟁점을 가지고 있다. 사업을 시작하려면 우선 자신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파악해야 한다. 그래야 앞으로 오랜 기간 지속될 회사를 만들어 키워나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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