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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바게뜨 가맹점주, 넘지 말아야 할 선 넘었다

가맹점주 돈벌이를 위해 제빵기사의 법적권리를 부정해선 안된다 

기사입력2017-12-06 12:35

불법파견 판정을 받은 파리바게뜨의 제빵기사 직접고용 시정지시 기한이 5일로 만료됐다. 시정지시 기간내 파리바게뜨가 제빵기사 직접고용 의무를 이행하지 않음에 따라, 고용노동부는 사법처리와 함께 과태료 부과절차에 착수한다는 방침이다. 

 

정해진 수순이다. 이후에도 파리바게뜨가  직접고용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형사재판 절차를 거쳐 처벌수위가 결정된다. 그에 앞서 과태료가 부과되면, 파리바게뜨는 불법파견 판정 당부를 다투는 행정소송을 제기하겠다는 입장을 이미 밝혔다. 

 

형사 및 행정 재판, 3심 모두를 거친다면 언제쯤 사건이 매듭지어질 수 있을지 가늠하기조차 어렵다지루한 법정다툼이 계속될수록, 국내 최대매출 로펌은 막대한 수임료로 성과급 잔치를 벌일 수 있다. 반면 매일매일 빵을 만들어야만 생활이 가능한 제빵기사는 지금껏 경험하지 못했던 고난의 시간을 보내야 한다.

 

파견법을 위반한 단순한 사건이 복잡해진 데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파리바게뜨 가맹점주의 책임 또한 적지 않다. 가맹점주는 범죄를 사실상 옹호함으로써 결과적으로 파리바게뜨가 불법파견 판정에 불복할 명분을 제공했다. 물론 가장 큰 책임은 파견법을 위반했음에도, 그에 따른 시정지시를 이행하지 않은 파리바게뜨에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고용노동부 안경덕 노동정책실장이 정부세종청사에서 파리바게뜨에 대한 불법파견 제빵기사 직접고용 시정지시가 기한(12월5일)내 이행되지 않아 사법처리와 과태료 부과절차를 진행한다고 5일 밝혔다.<사진=뉴시스>

 

파리바게뜨는 제빵기사를 가맹점에 불법파견했다. 불법파견 효과로서 제빵기사가 파리바게뜨에 취업하지 않겠다는 명시적인 의사표시를 하지 않으면, 파리바게뜨는 제빵기사를 직접고용할 법적 의무를 부담한다. 반대로, 제빵기사는 파리바게뜨에 자신을 고용해 줄 것을 청구할 법적 권리를 가진다

 

제빵기사를 고용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허울뿐인 협력업체를 빼면, 이번 사건 권리·의무 당사자는 파리바게뜨와 제빵기사다. 3자인 가맹점주가 파리바게뜨 본사 그리고 협력업체가 참여한 합작회사 해피파트너스를 설립, 제빵기사를 고용하겠다고 나설 일이 아니란 얘기다. 

 

파리바게뜨 가맹점주 얘기를 조금 해 보자. 파리바게뜨 본사가 가맹점주의 상권을 맘대로 획정하고, 과다한 인테리어 비용을 가맹점주에게 부당하게 전가하는 등 불공정행위가 있었다. 가맹점주 개인의 힘만으론 이같은 갑질에 저항할 수 없어, 가맹점주들이 모여 단체를 결성해 싸웠다. 이때 가맹점주의 얘기를 들어주고, 연대의 손길을 내민 이는 정부나 공정거래위원회가 아닌 시민사회였다.

 

부당한 현실에 맞선 가맹점주의 용기와 시민사회 양심이 모여 만들어낸 결과가, 충분하지 않지만 현재 가맹사업법이다. 가맹사업법은 가맹점주가 단체를 구성해 가맹본사와 거래조건을 협의하도록 했다. 프랜차이즈협회가 최근 발표한 자정안 역시 가맹점주와 시민사회가 연대한 결과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