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자의 상가투자 전략 ‘2018년 새 판을 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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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경제일반 은퇴자의 상가투자 전략 ‘2018년 새 판을 짜자’ 기대수익률 부풀린 마케팅 조심…‘수익형부동산’ 옥석고르기 필요

기사입력2018-01-02 10:10

함영진 객원 기자 (yjham@r114.com) ㅣ다른기사보기

부동산114㈜ 함영진 리서치센터장

지난 2017년 1월 이후부터 8월까지(2만3160건→3만8118건)의 수익형부동산 거래를 보면, 역대 최대치를 경신하는 등 증가세를 보였다. 분양가 인상, 공급과잉 등의 악재에도 불구하고 고령화나 조기은퇴, 저금리 영향이 겹치며 임대수익을 원하는 투자수요가 꾸준한 모습이다.

하지만 수익형부동산 시장의 투자환경은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 대출금리 인상, 고분양가 문제, 공급물량 증가, 소비위축, 대출규제 등 여러 악재가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특히 10·24 가계부채종합대책이 전격 발표되며, 대출이 많은 다주택자의 여신규제와 연금납부액 등 대출 인정소득 기준이 강화되면서 은퇴계층의 주택을 통한 임대(월세)수익 전략에 빨간불이 켜졌다.

©중기이코노미

2018년 1월부터 시행되는 新DTI(총부채상환비율)는 주택담보대출이 있는 상태에서 새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때, 기존 주택담보대출의 이자를 포함한 모든 원리금을 반영해 DTI를 산정하고, 복수 주택담보대출자의 두 번째 주택담보대출부터 만기를 15년으로 제한한다. 주택담보대출 한 건당 DTI를 적용하는 게 아니라, 채무자의 모든 주택담보대출 원리금을 합쳐 계산하거나 대출만기를 줄이기 때문에 상환능력이 떨어지는 다주택자는 여신 한도가 지금보다 줄어들게 된다. 근로소득이나 장래소득이 오를 가능성이 취약한 은퇴계층의 경우, 대출을 이용한 추가 주택구입과 임대사업이 쉽지 않은 셈이다.

주택 외 수익형부동산의 또 다른 한축인 상가투자도 초기자금 및 자기자본 부담액이 커질 전망이다. 2018년 하반기부터 주택담보대출 외에 신용대출, 자동차할부금 등의 모든 대출을 심사하는 DSR(총체적상환능력비율)이 시행되기 때문이다.

상가의 투자수익률도 낮아지고 있다. 상권이 유명해진 곳은 매매가격이 올라가고, 신도시나 택지지구 내 신규 분양단지의 분양가도 비싸 기대수익률이 낮다. 게다가 지난 몇 년간 아파트 신규공급 증가로 신도시나 택지지구 내 근린상가 공급이 동반 확대돼, 기존상권에 타격을 주거나 매출감소와 공실이 나타나고 있다. 상가투자도 옥석이 필요해진 것이다.

수익형부동산은 이미 대출 등 정부의 규제와 금리인상 리스크에 노출됐다. 은퇴수요의 관심이 집중된 수익형상품 대표 주자인 상가시장의 상황을 분석해 봄으로써 2018년 투자전략의 새 판을 짜야할 때다.

©중기이코노미

2018년 상가투자 임대차보호법 강화 등 정부규제 주목

2017년 상가 분양물량이 전년보다 늘었다.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2017년 3분기까지 분양한 전국 상가점포 수는 1만3821개로, 2016년 1만2328개 대비 12% 가량 증가했다. 전체 공급량의 78.4%가 수도권에 쏠려 수도권 비중이 높은 편이다. 경기 동북부 최대 규모의 신도시라고 일컫는 남양주 다산신도시 외에도 하남, 시흥 등 수도권 택지지구의 새 아파트 입주가 진행되는 지역을 중심으로 신규 상가공급이 이어졌다.

2018년에도 1만여개 안팎의 점포 분양이 기대된다. 2018년 아파트 입주물량은 44만 가구를 넘어선다. 택지지구 내 아파트 입주가 본격화됨에 따라 주변 근린상가 등 새로 조성되는

상권을 중심으로 상가 분양물량 증가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2017년은 수출호조 및 소비심리 개선에도 불구하고 내수 회복세가 견고하지 않은 모습이었다. 지방 등 일부 지역의 주력산업 침체나 사드배치 영향으로 중국인 관광객이 감소하면서 상가 공실률이 소폭 상승했다.

그러나 수도권 신규 조성지 상가 프리미엄과 주택시장 대출 및 청약규제를 본격화한 8·2대책 영향으로 수익형부동산의 반사효과가 반영되며 투자수요는 지속됐다. 자산가치 상승이 임대료로 전가되면서 임대료는 강보합세를 유지하는 분위기다.

실제 한국감정원이 조사한 2017년 2분기 상업용부동산의 임대동향조사를 보면, 중대형 상가의 공실률은 9.6%로 전기대비 0.1%p 상승했고 소규모 상가는 4.1%로 전기대비 0.1%p 상승했다. 중대형 상가란 일반적으로 ‘일반상가’라고 지칭되는 건물유형으로, 건축법상 건축물 용도가 주로 제1·2종 근린생활시설, 판매시설, 운동시설, 위락시설인 일반건축물을 말한다.

©중기이코노미

중대형 상가의 투자수익률은 부산, 인천, 경기 등이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반면 광주, 대전, 세종, 경남은 낮은 수준을 보였다. 특히 서울 홍대합정, 경기 부천역·의정부역, 부산 덕천역 등 역세권의 안정된 상권을 중심으로 투자 수요가 유입되며 2% 이상의 높은 투자수익률을 보였다. 이에반해 경남은 거제 상권 등에서 지역산업 불황으로 인한 상권 침체로 자산가치가 하락세를 보이며 1% 대의 낮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2018년에도 지방보다는 수도권 위주의 투자전략이 주효할 전망이다. 다만 상가 분양가 상승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부분은 부담이 될 것이다. 2017년 3분기까지 공급한 전국 상가 1층 평균 분양가는 3.3㎡당 2842만원으로 전년말(2682만원) 대비 5.9% 가량 올랐다. 경기도의 경우 같은 기간 3.3㎡당 419만원 급등한 3032만원을 기록했다.

여기에 금리인상 시그널에 따른 이자부담 증가와 2018년 본격화할 부동산임대사업자 여신심사 가이드라인 강화는 수익형부동산 시장에 짐이 되고 있다. 2018년 3월부터 부동산임대사업자 담보대출 중 유효담보가액 초과분에 대한 분할상환이 유도되고, 차주의 상환능력 심사시 임대업 이자상환비율을 산출해 참고지표로 운영한다고 한다. ‘유효담보가액’은 [담보기준가액×담보인정비율(유형별로 40~80%)-선순위 채권액(임차보증금 등)]이며, 임대업 이자상환비율(RTI, Rent to Interest)은 연간 임대소득/연간 이자비용이다.

상가투자를 고려하는 수요자라면, 이성적인 시각을 가지고 시장을 바라보는 것이 어느 때보다도 중요해진 셈이다. 특히 대출을 이용한 레버지지효과를 언급하며 기대수익률을 부풀리는 상가 마케팅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소비경제와 가장 맞닿아 있고 상권 진입 이후에도 지속적인 분석과 관리가 필요한 상가투자는 오피스텔 등 여타 수익형부동산에 비해 초기자본 투자금이 높고 실거주가 가능한 주택에 비해 공실리스크가 크다. 2018년에도 3% 전후 경제성장률이 전망되는 상황에서 국내소비여력이 확실히 살아나지 못한 채, 유커 등 외국인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유통 및 일부 지역 상권의 원상회복이 쉽지 않을 수 있다.

권리금 법제화에 이은 영업권 보장기간 연장추진도 구체화될 전망이다. 현행 영업권 5년 보장에서 10년 보장을 추진하는 등 세입자의 권익보호가 점차 강화되는 상황에서, 역세권 등 유동인구를 늘려 자본수익이 기대되는 신생상권이나 소득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업종 발굴노력이 절실하다. 수요자를 유인할만한 매력을 지속적으로 발굴하는 것이 상권의 경쟁력을 높이는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이다. 분양가(매입가), 업종배치, 공실리스크, 임대수익률 등 상가를 분양(매입) 받기 전 꼼꼼히 따져보는 보수적 접근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