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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사설
16억원 횡재하고, 그 절반도 세금을 못낸다고?
재건축초과이익환수 무엇이 문제인가…상속증여 최고세율도 50%
- 기사입력2018-01-28 18:32
중기이코노미 기자 (junggi@junggi.co.kr) 다른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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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8시간씩 꼬박 한달을 일한 근로자에게 158만원에도 못미치는 월급을 주라고 정부가 얘기했더니, 눈에 쌍심지를 켜고 반대했다. 그럼에도 단 한방울 땀도 없이 16억8000만원을 챙긴 사람들에게 단 한푼의 세금도 거둬서는 안된다고 한다.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시행에 따른 이른바 ‘세금폭탄’을 운운하는 이들의 얘기다.세금폭탄 선동 이외에도 권력기관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적폐청산, 평창 동계올림픽, 헌법개정, 사법부 블랙리스트 문제 등…. 나라를 아예 말아먹겠다고 작정하고 나선 이들에게 반론할 생각조차 없다. 다만 사실관계를 왜곡하거나 선후관계를 뒤집어, 억지·궤변을 위한 논증근거로 악용하거나 사실인양 호도하는 행태는 도저히 묵과하기 힘들다.로또를 맞기 전까지, 서민은 언감생심 꿈조차 꿀 수 없는 16억8000만원의 불로소득 얘기부터 먼저 해보자.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시행 이후 강남4구 15개단지 재건축조합 조합원 1인당 부담금은 평균 4억3900만원, 부담금이 가장 큰 단지 조합원은 8억4000만원이다. 풀어쓰면 강남4구 15개단지 아파트 재건축으로 가구당 평균 8억7800만원의 불로소득을 올렸고, 많게는 16억8000만원짜리 로또를 맞았단 말이다.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는 ‘세금폭탄’인가. 초과이익환수제는 재건축에 따라 발생한 주택가격 상승분의 최대 절반(3000만원을 초과하는 경우)을 세금으로 내는 제도다. 강남지역 아파트 재건축에 따라 4억원 그리고 많게는 16억원을 앉아서 벌었으니, 초과이익 규모에 따라 10%에서 최대 50%까지 세금을 내라는 것인데, 무엇이 문제인가.초과이익환수제와 동일한 불로소득 성질의 상속·증여세 최고세율도 50%, 노동이 동반된 소득세 최고세율도 42%다. ‘똘똘한’ 아파트 한 채를 가졌다는 이유만으로 16억원 횡재를 맞은 이들에게, ‘거저 생긴 돈’의 절반도 세금을 부과하지 못할 정부라면, 근로자에게 42%의 세금폭탄을 던지면 안된다.
로또를 맞기 전까지, 서민은 언감생심 꿈조차 꿀 수 없는 16억8000만원의 불로소득.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는 재건축에 따라 발생한 주택가격 상승분의 최대 절반(3000만원을 초과하는 경우)을 세금으로 내는 제도다.<이미지=이미지투데이>1987년 강남지역 25평짜리 아파트를 사서 40년째 사는 71세 김모씨의 얘기를 하면서, 한 신문은 “한 아파트 40년 산게 죕니까”라고 물었다. 전국에 김모씨와 같은 경우가 몇명이나 되는지 웃기기도 하지만, 답을 하면 ‘죄, 아니다’. 그저 애 어른 구분없이 소득이 발생했으니 대한민국 법에 따라 세금을 내라고 했을 뿐이다.아파트 한 채밖에 없어 세금낼 현금이 없는 현실, 미실현 소득에 대한 부과, 재개발은 제외하고 재건축에만 차별적인 세금부과, 입주시점에 따라 세액이 다른 형평성 등 이 모든 문제는 곁가지다.원칙은 하나다.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것뿐이다. 현금이 없으면 물납 또는 분납, 그래도 형편이 안되면 그 방안마련은 국세청의 몫이다. 또 미실현 소득에 대한 조세가 위헌이란 주장 또한 억지긴 마찬가지다. ‘토지초과이득세에 따른 미실현 이득에 대한 과세 또는 부담금’이 위헌여부가 문제된 사건에서 헌법재판소는 1994년 7월 “헌법정신에 반하지 않는다”고 결정했다. “과세목적, 과세소득의 특성, 과세기술상의 문제 등을 고려해 판단해야 하는 입법정책의 문제”라는 이유를 달았다.개발에 따른 이익금을 환수하지 않는 재개발과의 차별적 처분은 어떤가. 차별이란 ‘같은 것’을 합리적인 이유없이 ‘다르게’ 취급하는 헌법상 평등권을 침해하는 위법행위다. 그러나 재건축과 재개발은 사업주체와 목적이 원래부터 달라, 달리 취급하는게 마땅하다. 재개발은 공공이 주체가 돼 지역을 개발함과 동시에 도로·학교·공원·공공기관 등 도시기반시설도 함께 조성한다. 민간업자와 재건축조합이 초과이익 일부를 세금으로 환원하지 않겠다면 도시기반시설을 만들어야 한다. 하나하나 계산해보진 않았지만, 재건축 인가조건으로 도시기반시설 조성을 부과한다면, 강남지역 어떤 아파트도 재건축으로 돈을 남길 수 없다.입주시점에 따른 형평성 논란은 더더욱 이야깃거리가 안된다. 초과이익환수제 시행에 앞서 이미 정비했고, 오래 거주했으면 적게, 그렇지 않다면 더 세금을 부과할테니 말이다.그럼에도 법을 만드는 국회에서, 자유한국당을 필두로 야당은 국민들을 향해 법을 위반하라고 선동하는 꼴이다. 그것이 무엇이든 비틀고 비비 꼬아 비난한다. 한두번도 아니고, 지난 대선패배 이후 지금껏 줄기차게 해대는 패악질은 정말 목불인견 수준을 넘었다. 이들에게 경고할 수 있는 말이 ‘국민의 심판’ 뿐이라는 사실이 못내 아쉽다.<저작권자 ⓒ 중기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