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日 EPA 발효되면 자동차 車부품 경합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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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시장 ㅣ 유럽 EU·日 EPA 발효되면 자동차 車부품 경합 예상 2019년 이후 韓 경쟁력 약화…2018년 세계시장 진출 전략 ③유럽

기사입력2018-01-29 18:29

유럽연합(EU)은 전세계 최대 단일 경제권으로 산업트렌드를 선도하는 선진시장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에 따르면, 전세계 히든챔피언 가운데 유럽기업이 1982개사다. 전세계의 72.5%를 차지한다. 한국(23개)과 비교하면 86배 많다. 게다가 세계 상위 10대 혁신선도 국가중 8개 국가가 유럽일 정도로 고도기술의 본고장으로 불린다.

<그래픽=이가영 기자> ©중기이코노미

그러나 수출경험이 없는 기업의 시장진출이 까다롭기로 유명한 곳이다. EU회원국간 역내교역 중심시장으로, 낯선 지역에서 초기진입하기가 어려운 탓이다. 실제 2011년 57.5%였던 역내 교역비중은 2016년 64%까지 증가했다. 하지만 한국의 유럽내 수입시장 점유율은 2.7%에 불과하다. 그리스와 슬로바키아를 제외하면 1%안팎이다. 중국이나 일본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 EU 수입시장 점유율을 살펴보면 중국 20%, 일본 3.7%로 다른 주요권역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저조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외국가들의 유럽 진출은 점차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보수적인데다 우수한 기술과 품질로 승부해야만 성공할 수 있는 시장인만큼, 유럽수출이 가능하면 전 세계 납품이 가능하다는 보증수표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수출여건 개선…유럽시장 전망 밝아=올해 유럽시장 전망은 밝다. EU지역은 연간 GDP 평균 성장률이 2.1%로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2013년도 -0.2%였던 경제성장률은 2014년 1.3%였으나, 2015년부터 반등해 2.1%, 2016년 1.8%, 지난해 2.2%를 기록했다. 지난해에 이어 EU 28개 회원국 모두가 플러스 성장을 지속할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 뿐만 아니라 민간소비·설비투자는 늘고, 실업률은 꾸준히 낮아지는 등 주요 경제지표 또한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의 경우 유럽 경기회복과 유로화 강세 등 수출여건이 개선되면서 지난해 대(對)유럽 수출비중은 2016년대비 20.6% 증가했다. 이는 6대 수출대상국(미국, 일본, 홍콩, 중국, EU, 베트남) 가운데 베트남에 이어 두번째 높은 증가율이다. 승용차, 선박, 해양구조물, 반도체, 평판디스플레이 등 10대 수출품목이 수출증가율을 견인했다는 평가다.

◇패션의류, 밀폐용기, 3D프린터 유망=우수한 기술과 품질이 바탕이 돼야하는 시장인만큼 경쟁력을 갖춘 중소·중견기업이라면, 유럽시장이 유망하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실제 관세청이 집계한 최근 4년간(2012~2016년) 대(對)유럽 중소·중견기업의 연평균 수출증가율은 3.2%로, 세계 수출증가율(2.5%)을 뛰어넘는다.

코트라 오혁종 유럽지역본부장은 “유럽시장에서 성공하려면 가격을 뛰어넘는 제품으로 차별화해야 하고, 단순 수출을 넘어선 기술협력 등 심도있는 협력관계를 재정립해야 한다”며 “AS거점이나 투자진출 등 유럽내 현지화 기반을 강화해야 하는 것도 숙제”라고 조언했다.

난민, 테러, 극우정당의 약진 등으로 정치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브렉시트로 인해 EU의 결속력이 약화되면서 과거에 비해 역외수입을 늘리는 등 유럽시장이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픽=이가영 기자> ©중기이코노미

가장 인기있는 것은 소비재다. 2015년부터 지난해 6월까지 최근 3년간 화장품, 조립식 완구, 문구류 등 소비재가 국내 전체 수출물량의 58%를 차지한다. 한국산 인지도가 확대되면서 소비재시장 진출 기회도 확대되고 있다는 평가다. 아울러 차세대 경쟁력 확보를 위해 IT융합제품 등 차세대 IT응용기술 중심으로 설비구조를 고도화하면서 경량화 소재나 디지털 기술 등에 대한 기술협력 수요도 늘고 있다.

오 본부장은 소비재 중에서는 특히 천연마스크시트, 패션의류, 주방용 밀폐용기가 유망하고, ICT 분야에서는 전자칠판(E-교육기자재), 3D프린터, 로봇용 기어박스가 잠재력이 높다고 전망했다.

◇브렉시트·FTA확산…경쟁력 약화 요인=그러나 긍정적인 요인만 있는 것은 아니다. 영국의 EU 탈퇴선언(브렉시트)에 따라 향후 영국의 경제성장 둔화 가능성이 있다. 파운드화 약세 등 환율 변동성이 장기화 되는 경우, 영국을 대상으로 하는 수출기업은 가격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

또 EU의 적극적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기조도 국내기업에는 악재다. 올해 1월 기준 한국은 EU와 FTA를 체결한 유일한 아시아 국가다. 그러나 올해 베트남과의 FTA가 발효될 예정이다. 또 2019년 이후에는 일본과 지난해 체결한 EPA(경제연계협정)도 발효될 예정이라 우리 제품의 수출경쟁력이 약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일본과는 자동차, 자동차 부품, 불도저그레이더 등의 품목에서 경합이 예상된다. 기술협력과 같은 심도높은 협력관계가 필요한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