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주권 보호위해 ‘역외적용’ 법률 명시 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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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키워드이슈 디지털주권 보호위해 ‘역외적용’ 법률 명시 찬반 “명시 안해도 당연 적용” vs “입법화해야 실효성 있어”

기사입력2018-02-21 20:08

조한무 기자 (chohm0113@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기존 ‘주권’의 개념은 경계가 뚜렷한 영토라는 영역에서 보장되는 가치다. 그러나 연결과 개방을 특징으로 하는 디지털 네트워크 환경에서는 영토의 경계가 뚜렷하지 않다. 국내 규제가 글로벌기업에 적용되지 않아 국내기업이 역차별을 받는 상황이 벌이지기도 한다. 구글은 검색과 유튜브,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등 플랫폼을 통해 각국에서 데이터를 수집하는데, 개인정보가 제재없이 국경을 넘나든다.

21일 국회에서 ‘글로벌 IT기업의 공세와 세계 각국의 디지털 주권 보호 노력’ 토론회가 열렸다. ©중기이코노미

심우민 경인교대 교수는 21일 국회에서 열린 ‘글로벌 IT기업의 공세와 세계 각국의 디지털 주권 보호 노력’ 토론회에서 “디지털 주권 개념을 논의하기 위해 과거 관념이 아닌 새로운 접근방식이 필요하다”며 국내 규제가 국내기업 성장을 저해하지 않고 동시에 국외기업에 동일하게 적용할 수 있어야, 주권을 보호하고 국내기업이 글로벌 IT기업과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심 교수는 디지털 주권 보호라는 미명아래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춰야 한다는 수동적인 자세를 취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한다. 오히려 규제 담론을 선도하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고 주문한다. 그는 “규제를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추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글로벌 스탠다드를 규정할만한 명확한 기준은 아직 없다”며 “외국 규제완화 기조를 보도하는 기사가 많은데 일방적 규제완화가 정답은 아닐 것”이라고 했다. 이어 “다른 나라 기준에 종속되면 안된다. 주권의 문제인 만큼 규제 주도권을 쥐고 가야한다”며 ““국내기준을 외국기업에 관철할 수 있어야 주권확보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심 교수는 역외적용을 법률에 명시하는 것은 실효성이 없다고 했다. “국내 규정을 국외기업에 적용한다고 명시하는 경향이 있는데, 역외적용은 명시하지 않아도 당연히 적용되는 것이다. 문제는 현실적인 권력이나 힘의 문제로 인해 규제를 집행할 수 없다는 것이다. 역외적용 명시는 근본적인 문제해결 방식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래픽=조한무 기자> ©중기이코노미

반면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변호사는 역외적용 명시는 필요한 조치라고 반박했다. 그는 “역외적용 조항은 입법화해야 한다. 이는 법을 효율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여건이 된다”며 “입법 없이 정부가 개입하면 상대에게 반박논리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디지털 주권을 강화함에 있어 이용자 권리보호뿐만 아니라 국내기업 경쟁력 확보도 뒤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외국기업이 이용자의 권리자유를 침해하는 것을 막는 것에 그치면 안된다. 이용자뿐만 아니라 국내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디지털 주권은 국내 IT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공정한 인터넷시장을 형성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개념이며, 기업 경쟁력을 확보함으로써 디지털 주권을 보호할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