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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칼럼

디지털 사회혁신, 시민의 자발적 참여가 관건

정부나 공공기관의 마중물 역할도 장기적으로 필요 

기사입력2018-03-06 10:41
김성기 객원 기자 (skkse001@hotmail.com) 다른기사보기
과연 기술이 사회에 유용한 대안이 될 것인가? 4차 산업혁명이 화두가 되면서 우리가 풀어야 할 커다란 숙제로 닥쳤다. 최근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한 비트코인 등의 암호화폐는 기술과 사회가 어떻게 결합해야 하는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결과적으로 수많은 개미투자자를 투기의 장으로 참여시킨 한국의 암호화폐 시장은 묵직한 규제의 철퇴를 맞았다. 그럼에도 정부는 블록체인 기술의 발전을 지원하는 정책을 제시하면서, 균형있는 정책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필자는 요즘 두가지 사회문제를 디지털기술과 연계해 해결하는 ‘해법찾기’에 몰두하고 있다. 솔직히 고백하면 아직 아이디어 단계다. 

하나는 포천시 화현면 지역에서 교통 사각지대에 있는 어르신들의 이동권을 보장하기 위한 방안이다. 이 지역은 인구 3000명의 마을이고, 이중 독거노인이 약 30%가량 거주하고 있다. 공용버스도 하루에 2대밖에 다니지 않는다. 버스노선을 추가로 확장하려해도 적자를 감수하면서 들어올 버스회사가 없다.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마을 주민(서비스제공자:자원활동가)과 마을 어르신(서비스 이용자)이 스마트앱(App)이라는 공간에서 교통서비스 이용·공급이 자율적으로 이뤄지는 ‘품앗이 농촌 마을 플랫폼’을 구상해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농촌 마을은 지금 한국에서 부지기수다. 만약 이 프로젝트가 성공모델로 자리잡는다면, 많은 농촌지역으로 보급·확산시킬 수 있을 것이다. 

다른 하나는 구로 2·4동 이주민 밀집지역에 거주하는 언어능력 취약자의 사회적응을 지원하고, 원주민과 이주민의 통합을 촉진시키는 방안이다. 주지하듯이, 서울 대림역 인근(영등포구), 가리봉동·구로동(구로구) 지역은 중국인 이주민·재중동포 이주민(조선족)이 전체 인구의 20∼30%가량 차지하는 지역이다. 거주지 주민등록 기준으로 불법체류자·단기체류자 등 미등록이주민을 포함하면 실제 이주민의 인구는 그 이상이다.

필자가 이 지역의 도시재생 활동가를 인터뷰하면서 알게된 문제가 있다. 한국어 능력이 부족한 이주민들 대다수는 한국사회에 적응하고, 생활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예컨대, 한국말을 잘 못하는 중국인 엄마 가정의 아이는 한국어 능력을 키우지 못해 학교학습을 쫓아가지 못하고, 동료 아이들에게서 따돌림을 당하기 일쑤다. 외국에서 태어난 중도입국 아동·청소년도 같은 문제를 겪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 이주민과 원주민간 생활문화·정서에 대한 이질감, 소통의 문제 등으로 양자간 오해와 갈등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이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까? 이주민 밀집지역에서 여러 민족의 생활언어(중국어, 한국어, 필리핀어, 베트남어 등)가 간편한 방법으로 소통될 수 있고, 이주민이 원하는 언어·생활적응 서비스가 지역사회의 다양한 민간자원과 자원봉사자와의 연결 속에서 해결되는 ‘이주민 밀집 지역용 스마트 상호문화 플랫폼’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서울시정에서 등장한 ‘디지털 사회혁신 사업’이 새 정부의 국정과제로 수용되면서, 이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디지털 사회혁신’은 사회문제를 IoT, 빅데이터, 인공지능, 스마트폰 등 디지털기술과 연계해 해결하는 혁신적 기법이자 행동이다. 디지털 사회혁신은 기존 서비스를 좀 더 혁신적으로 개선하거나 새로운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새로운 대안을 찾고자 한다. 사회문제를 해결하는데 기술을 담아 효율성과 효과성, 지속성을 찾는데 주력한다. 이제 실험적인 단계라 성공모델을 소개하기는 빈약하다. 그렇다면 디지털 사회혁신이 활성화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할까? 

첫째, 기술의 유용성에 주목하면서도 기술지상주의 관점 또는 환상을 지양해야 한다. 필자가 최근 모 대기업 직원으로부터 확인한 사실이 있다. 최근 정부나 지자체가 주목하는 ‘도시재생형 스마트 도시 사업모델’에 대해 대기업이 관심을 갖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는 기술이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영역에 흡수되는 것은 ‘시장 상품 또는 서비스’로서 기술이 사회화되는 원리와 다르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말해 시장은 돈이 되지 않는 새로운 서비스에는 관심이 없다는 것이다. 

둘째, 디지털 사회혁신에서 중요한 것은 특정 지역에서 기존 공공서비스가 해결하지 못하는 구체적인 문제다. 여기서 구체적인 문제는 일반화된 문제가 아니라 특정한 이슈다. 예를 들면, 교통 사각지대 농촌지역의 어르신 생활 문제, 다문화 밀집 지역에서 한국어 능력 취약자들의 언어소통과 생활적응 문제, 휠체어 장애인 등 교통 이동약자의 이용 접근성 확장 및 활성화 문제 등이다. 

셋째, 디지털 사회혁신에서 가장 중요한 원리는 ‘시민의 자발적 참여’를 어떻게 지속해서 조직화할 것인가다. 사회혁신 서비스를 스마트앱으로 구현하고자 한다면, 초기 단계에 매력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공급역량이 구축됐음을 이용자에게 확인시켜주는 과정이 중요하다. 왜 우리가 구글 또는 네이버 포털서비스를 이용하는지 생각해보면 자명한 사실이다. 그러므로 어느 단계에서 공공자금 지원이 없는 스마트 서비스앱을 목표로 한다면, 시민의 자발적 참여가 없는 디지털 사회혁신 모델은 지속되기 힘들다.

최근 사회혁신 영역에서 플랫폼 사업모델이 무수히 많이 출시되고 있지만, 거의 대다수가 유명무실하다. 플랫폼 사업에 시민의 자발적 참여가 없기 때문이다. 또 디지털 사회혁신 사업이 정착되기 위해선 초기 투자비용이 많이 든다. 정부나 공공기관의 마중물 역할이 필요한 이유이며, 그리고 공공의 마중물 역할은 1년단위 단기가 아니라 최소한 2~3년이상의 장기 관점이 요청된다.   

디지털 사회혁신의 영역은 무궁무진하다. 스마트 복지도시 프로젝트로 농촌형 스마트 품앗이 마을, 도시형 무장애도시 프로젝트(일명 barrier-free 프로젝트), 발달장애인 가정의 일·가정 양립형 소프트웨어 테스팅 센터 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또한 디지털 대안화폐 프로젝트로 동전없는 사회 만들기,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커뮤니티 대안화폐 등 다양한 실험이 현장에서 진행되는 중이다. 

이렇듯 디지털 사회혁신을 위해서는 새로운 사회적 상상이 필요하다. 일자리, 의식주, 생활·교통, 건강·돌봄, 학습·교육 등 다양한 사회문제를 디지털기술로 해결하는 새로운 사회혁신형 4차 산업모델에 도전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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