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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관세장벽 “현재로선 다른 시장 찾는게 현명”

“제소 당하지 않도록 수출물량 조절을”…“WTO 제소 검토해야 ” 

기사입력2018-03-13 20:48
미국의 무역구제조치에 해당되는 기업은 일단 대미 수출물량을 줄이고, 시장다각화를 도모하는 등 상당기간 소극적인 대응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 제현정 통상연구팀장은 산업통상자원부가 13일 주최한 ‘미국시장 진출 전략 설명회’에서 “미국 무역구제조치에 걸리면 기업으로선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엔 대응여력조차 없다”며 “미국 통상리스크를 감안하면 현재로선 다른 시장을 찾는 게 현명하다”고 말했다.

13일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한 ‘미국시장 진출 전략 설명회’에서 한국무역협회 제현정 통상연구팀장은 “미국 통상리스크를 감안하면 현재로선 다른 시장을 찾는 게 현명하다”고 설명했다.   ©중기이코노미
보호무역주의 깃발을 내걸고 출범한 트럼프 정부가 무역구제조치 강도를 점차 강화하고 있다. 지난1월 한국산 세탁기와 태양광 모듈에 긴급수입제한조치(세이프가드)를 내린 데 이어, 이번 달엔 멕시코와 캐나다를 제외한 모든 국가를 대상으로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해 고율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무역분쟁, WTO에 의존하지 않고 독자적 무역제재조치 취해”

제 팀장은 미국 보호무역주의를 이익극대화를 위한 ‘일방적’ 조치라고 했다. 그는 “현재 미국은 다자간 무역규범을 바탕으로 국제무역 분쟁을 해결하는 세계무역기구(WTO)에 의존하지 않고 독자적 무역제재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자국법을 근거로 양자적 통상압력을 가하고 있다. 미국의 정치적 패권을 활용하기에 용이하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실제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발표한 ‘2018 미국 통상정책 어젠다’에는 WTO 분쟁해결절차를 비판하는 내용이 담겼다. WTO를 통한 분쟁해결이 자국에 불리하다고 판단한 미국은 WTO재판관 임명을 반대하며 무력화를 시도하고 있다. 

제 팀장은 한미 통상현안으로 ▲불리한 이용 가능한 자료(AFA:Adverse Facts Available) ▲특별시장상황(PMS:Particular Market Situation)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무역확장법 제232조 등을 꼽았다.

<그래픽=조한무기자>   ©중기이코노미

◇불리한 이용 가능한 자료(AFA)=미국기업이 수출국 기업을 상무부에 제소하면 해당기업을 상무부가 조사해 반덤핑관세를 부과한다. 상무부는 조사과정에서 대상기업에 자료를 요청하는데, 이 자료를 바탕으로 정상가격과 덤핑마진을 산정한다. 정상가격은 수출국내 동종물품의 가격을 의미하고, 덤핑마진은 정상가격에서 수출가격을 제외한 값이다. 해당기업이 수출국내 가격보다 싼 가격에 수출한데 대해 관세를 부과해 미국내 시장과 형평성을 맞추는 것이다.

상무부 조사시 수출기업이 정보제공 요구에 최선을 다해 ‘협조’하지 않았다고 판단하면, 제소기업들이 제공한 자료 등 불리한 자료를 사용할 수 있는 근거가 AFA조항이다. 문제는 ‘비협조’의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다. AFA조항은 조사과정에서 수출기업들의 성실한 정보제공을 독려하기 위함이나, 상무부는 AFA조항 적용에 재량권을 행사하면서 징벌적 수준의 반덤핑을 부과하는 도구로 활용한다. 

제 팀장은 “상무부는 비협조를 이끌어내기 위해 무리한 자료를 요구하기도 한다. 자사 회계자료뿐 아니라 관계사 자료를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한국무역협회가 발표한 ‘AFA 적용 사례’에 따르면 질의서 답변기간을 짧게 잡거나, 답변서 오류수정을 불허하는 등 AFA조항 적용을 자의적으로 적용해 고율의 관세를 부과했다. 

◇특별시장상황(PMS)=PMS조항은 상무부가 수출국가의 시장상황이 ‘비정상’이란 판단을 근거로 해당국가 기업이 제출한 제조원가를 인정하지 않고, 재량으로 가격을 산정할 수 있는 근거규정이다. 제조원가는 정상가격에 포함되기 때문에 제조원가를 높게 산정하면 정상가격도 올라가고, 결국 반덤핑관세가 올라간다. PMS조항의 ‘비정상’도 정의가 명확하지 않다. AFA와 마찬가지로 상무부 재량으로 판단한다.

PMS조항에 처음으로 걸린 기업은 유정용강관을 수출하는 한국기업이다. 상무부가 한국시장에 특별시장상황을 적용한 근거는 ▲저렴한 중국산 열연코일 수입 ▲열연코일 생산에 대한 한국정부의 보조금 지급 ▲한국내 열연코일 공급자간 전략적 제휴 ▲한국의 낮은 전기세 등이었다. 상무부는 개별 사안은 비정상적인 상황이 아니지만 종합하면 ‘비정상’이라고 판단했다. 제 팀장은 “강관업체들은 생산구조가 비슷하다. PMS의 연쇄적인 적용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무역확장법 제232조=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일 수입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해 각각 25%, 10%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결정 근거가 된 무역확장법 제232조는 수입제품이 국가안보에 위협이 될 경우 수입을 제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제 팀장은 “미국은 반덤핑이 기업이나 품목에 적용하기 때문에 효과가 미비하다고 판단해 작년부터 철강과 알루미늄 수입으로 인한 부정효과를 조사했다”고 설명했다.

“보호무역조치 규제수준 강화되고 적용대상도 확대될 수 있다”

제 팀장은 “금년에도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조치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며, 규제 수준이 강화되고 적용대상도 확대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오는 11월6일 미국 중간선거까지 트럼프 대통령은 자국 우선주의를 내세운 통상 강경기조를 정치적으로 활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기업은 미국 시장리스크를 고려해 수출물량을 줄이는게 최우선이다. 제 팀장은 “일차적으로 제소를 당하지 않도록 수출물량을 조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반덤핑, 상계관세, 세이프가드, 무역확장법 제232조, 관세법 제337조, 통상법 제301조 등 미국 국내법상 수입규제와 통상압박의 다양한 수단을 인지하고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에 대해선 외교적으로 가능한 모든 채널을 동원해 국내기업을 지원할 것을 요구했다. 제 팀장은 “우리 기업들이 큰 애로를 겪고 있는 AFA, PMS와 같은 규정의 부당함을 지적하고, 적절한 시기에 WTO 제소를 검토해야 한다”며 정부역할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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