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기업에 장기투자할 수 있는 여건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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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경제일반 “코스닥기업에 장기투자할 수 있는 여건 필요” 개인은 투기, 기관은 단기투자만 집중…금융 지원없이 혁신기업 없다

기사입력2018-03-22 20:21

조한무 기자 (chohm0113@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개인이건 기관투자자이건, 모두 투기와 단기성 투자에만 집중하는 금융지원 환경에서는 혁신기업이 성장할 수 없기 때문에 성장가능성 있는 코스닥기업 등에 장기투자할 수 있는 여건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혜안리서치 홍성국 대표는 더불어민주당 최운열 의원이 22일 주최한 ‘4차 산업혁명 시대, 생산적 금융과 일자리 창출’ 포럼에서 “(개인과 기관투자자 모두) 건전한 투자가 아닌 단기적·투기적 투자에 집중”하고 있는 점을 문제점으로 꼽았다.

개인은 투기적 투자에 몰두하고, 은행과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는 안정적인 투자에만 집중하면서, 금융업의 경제성장률 기여도는 떨어진다는 것이다. 2002년 7%를 웃돌던 GDP대비 금융업 비중은 지난해 5%대로 내려앉았다.

홍성국 혜안리서치 대표는 “금융이 후진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건전한 투자가 아닌 단기적·투기적 투자에 집중돼 있다”고 말했다. ©중기이코노미

홍 대표는 “가상통화 붐이 일자 금융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없이 투자자들이 몰린다. 변동성이 높은 단기매매에 열광하는 한국의 투자성향이 여실히 드러났다”며 “그러나 미국 등 선진국은 ‘인내하는 금융’에 익숙하다. 단기간에 수익을 내기보다 장기적으로 성장가능성이 있는 기업에 투자한다”고 말했다.

게다가 장기투자기관 또한 성장주에 대한 투자를 기피하고 있다. 홍 대표는 “코스닥시장의 적은 시가총액 때문에 연기금이 투자를 기피하고 있다. 심한 변동성과 낮은 신뢰 역시 투자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며 “코스닥기업에 대한 장기투자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여전히 위험자산 투자가 금지된 정부 유관기관 자금이 다수 있다”며 정부규제로 인해 지나치게 소극적인 투자성향도 문제라고 주장했다.

코스닥시장 건전성과 신뢰성을 높이고 기관투자를 유인하기 위해 정부는 지난 1월 ‘코스닥 활성화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이 방안에 따르면, 부실기업의 조기적발 및 퇴출이 이뤄질 수 있도록 불성실 공시법인에 대한 제재를 강화했다. 또 상장실질심사 대상을 ‘비적정’에서 ‘적정’으로 감사의견이 변경됐거나, 계속기업 존속 불확실성과 관련해 2회 연속 한정의견을 받은 경우 등으로 확대하도록 했다. 이외 최대주주의 책임경영을 유도하고 상장주관사의 불건전행위를 막기 위해 보호예수의무를 강화했다. 보호예수의무란 상장 직후 대량매매에 따른 주가하락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일정기간 지분매각을 제한하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모험성 투자를 기피하는 분위기에서는 혁신기업이 탄생할 수 없다는게 홍 대표 주장이다. 그는 “산업혁명은 혁신적인 기술만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금융의 자금지원 없이는 혁신기업이 성장할 수 없기 때문”이라며, “한국이었다면 테슬라 사례는 가능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올해 테슬라의 영업적자 추정치가 6억6100만달러이고 순적자는 11억8500만달러이며 흑자 전환시기는 2019년으로 예상되는데, 투기적·안정적 투자를 선호하는 한국사회에서 테슬라는 투자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와함께 이날 포럼에서는 성장가능성이 있는 기업을 선별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국회입법조사처 원종현 조사관은 “벤처나 엔절투자 자금이 정작 필요한 수요자에게 흐르지 못하고 있다. 형식적 조건만 갖추고 실제 성장가능성은 미비한 기업에 자금이 유입되기 때문”이라며 “실력없는 기업에 자금이 유입되지 않도록 해야 혁신기업에 대한 투자가 활성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