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결근 감봉정직 규정, 4일 결근 해고했다면

프린트

경영정보 ㅣ 인사노무 5일↑ 결근 감봉정직 규정, 4일 결근 해고했다면 감봉·정직 처분보다 가혹한 해고처분을 해 인사재량권 남용

기사입력2018-03-28 10:41

박현진 기자 (kpla123@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무단결근으로 인한 징계처분의 정당성㊥]무단결근에 따른 징계처분의 당부를 다툰 사건에서 많이 나타나는 쟁점 중 하나가 징계양정 문제다.

법원은 1개월의 기간 동안 3일 연속 무단결근한 것을 해고사유로 규정한 단체협약은 법에 저촉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대법 1991.3.27. 선고, 90다15631). 또 5일 이상 무단결근(대법 2002.12.27. 선고, 2002두9063), 월간 누계 7일의 무단결근(서울고법 2003.7.25. 선고, 2003누5008)을 이유로 한 해고처분이 정당하다고 본 사례도 있다.

반면 하급심 판례지만, 4일간 무단결근을 이유로 한 해고처분의 당부를 다툰 사건에서 징계양정 등을 이유로 부당해고로 판단한 사례도 있다. A씨는 가족과 해외여행을 갈 목적으로 회사에 노동조합 조합원교육에 참석한다고 허위보고를 하고 4일간 무단결근했다.

이 사건을 심리한 서울중앙지법은 “A씨의 무단결근은 반복적이거나 상습적이지 않고 단 한 차례에 불과하다”며 “취업규칙에 1개월간 무단결근을 5일 이상 했을 때 감봉이나 정직 처분이 가능하다고 정해놓은 이상, A씨에 대해서도 해고에 앞서 감봉·정직을 먼저 고려했어야 한다”며 A씨의 손을 들어줬다. 아울러 재판부는 “A씨가 19년간 성실히 근무했고 작업 중 무릎을 다쳐 장애 판정을 받은 이력도 있고, 동료들이 해고의 철회를 호소하고 있는 점도 판단에 고려했다”고 밝혔다(서울중앙지법 2014.11.26., 선고, 2014가합501904).

무단결근에 따른 징계처분의 당부를 다툰 사건에서 많이 나타나는 쟁점 중 하나가 징계양정 문제다.<이미지=이미지투데이>

A씨는 자신의 결근사실을 감추기 위해 허위보고와 함께 작업장에 자신의 사복을 걸어놓고, 같은 생산라인에 근무한 동료에게 업무를 대신 맡기기까지 했다.

단순한 무단결근에 비해 비난가능성이 큼에도 법원이 A에 대한 해고가 무효라고 판단한 이유는 취업규칙 때문이다. 취업규칙에 5일 이상 결근한 경우에 감봉 또는 정직 처분이 가능한데, 4일 무단결근을 이유로 감봉·정직 처분보다 가혹한 해고처분을 해 인사재량권 남용이란 얘기다.

A씨 사건에서 보듯이 취업규칙에 무단결근을 징계사유로 정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무단결근에 따른 징계처분은 정당한게 원칙이다. 이런 이유로 많은 기업은 취업규칙 등에 “‘~일 이상 무단결근할 때’ 해고(징계)처분을 할 수 있다”고 정하고, 이에따라 복무관리를 실행한다.

이 때 ‘~일 이상’ 무단결근한 근로자에 대한 징계처분의 효력여부를 다투는 사건에서 법원은 결근행위 시점, 양태, 원인, 결과 등 구체적인 사정을 고려해서 판단한다.

그러나 취업규칙에서 지나치게 적은 횟수의 무단결근으로도 해고할 수 있도록 정했다면, 동규정은 신의칙에 반해 무효가 될 수 있다. 예컨대 하루 또는 이틀 무단결근했다는 이유만으로 경징계가 아닌 가장 중한 징계인 해고처분을 한다면, 인사권 남용으로 무효가 될 개연성이 아주 크다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