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유통업체, 납품中企 판촉사원 인건비 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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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지금 중기에선 대형유통업체, 납품中企 판촉사원 인건비 전가 “대형유통업체 제품을 대신 팔아주는 것”…불공정행위도 여전

기사입력2018-03-29 16:10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대형유통업체가 납품 중소기업에 판촉사원 인건비를 전가하는 행태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중앙회가 백화점 및 대형마트 납품 중소기업 500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대규모유통업체 납품 중소기업 애로조사 결과’를 보면, 백화점 거래 중소납품업체 195개사 중 146개사가 상시인력을 파견하고 있으며 대형마트 거래업체 305개사 중 52개사가 상시인력을 파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기중앙회 관계자가 중기이코노미에 밝힌 바에 따르면, 응답하지 않은 업체들도 다수 존재해 대형유통업체 인력을 파견하고 인건비를 부담하는 중소납품업체는 실제로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백화점 거래업체는 한 업체당 월평균 총 11개 지점에 20여명의 상시 파견직원을 운용하고 있었으며, 월평균 4300만원의 인건비를 부담하고 있었다. 기획행사 등 한시적으로 운영하는 임시 파견직원의 경우, 평균 11개 지점에 21명을 운용하고 있으며 평균 2200만원을 부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마트 거래업체의 경우는 한 업체당 월평균 총 30개 지점에 37명의 상시 파견직원을 운용하고 월평균 6400만원의 인건비를 부담했다. 기획행사 등 한시적으로 운용하는 임시 파견직원은 평균적으로 총 29개 지점에 28명이었으며 월평균 2400만원을 부담했다.

판촉사원 파견과 관련해, 현행 대규모유통업법은 종업원 파견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으나 ▲대규모유통업체가 파견직원 인건비 부담 ▲납품업자의 자발적 파견 요청 ▲특수한 판매기법 또는 능력을 지닌 숙련된 종업원의 파견 등에서는 예외가 적용되고 있다.

중기중앙회는 판촉사원의 파견을 통한 매출 증가가 납품기업의 수익 개선과 동시에 백화점·대형마트의 수익 증대로 연결되는 것임에도, 대규모유통업체들이 판촉사원 파견을 납품업자의 자발적 파견 요청으로 처리해 인건비를 분담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판매촉진 행사시 예상이익의 비율에 따라 대규모유통업자와 납품업자가 비용을 분담토록 하고 판매촉진비용의 부담전가를 금지하고 있는 현행 법률의 취지와도 맞지 않는 것이다.

중기중앙회 소상공인유통산업부 관계자는 중기이코노미와의 통화에서 “백화점의 48.8%는 특정매입 방식을, 대형마트의 70%는 직매입 방식의 거래를 하고 있다”며 “두가지 방식 모두 대규모유통업체가 중소기업으로부터 상품을 매입하는 형태로, 매입을 했다면 그 상품은 대규모유통업체의 소유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중소납품업체가 백화점과 대형마트에 인력을 파견하고 그 인건비를 부담한다는 것은 대형유통업체의 제품을 대신 판매해주고 있는 것으로 불합리한 관행”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백화점 등의 MD가 최신 트렌드나 소비자 동향을 파악해 제품을 직매입하고 재고 등에 대한 계획도 세워야 하지만, MD의 역량이 갖춰지지 않아 중소납품업체에 그 부담을 전가하고 있는 것”이라며 “MD의 역량을 강화해 특정매입에 치우진 매입체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화점 마트 납품 중소기업 절반 불공정행위 경험

한편 이번 조사결과에 따르면, 백화점에 납품하고 있는 중소기업의 51.3%, 마트 납품 중소기업 43.6%는 입점기간 중 1가지 이상의 불공정행위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백화점 납품 중소기업=백화점에 납품하고 있는 중소기업 195개사의 48.8%는 특정매입방식으로 거래하고 있다. 특정매입은 납품업체의 제품을 외상매입해 판매하고 재고를 반품하는 방식의 거래형태다.

판매금액에 따라 수수료를 부담하는 형식인 임대을은 19.5%, 판매된 수량에 대해서만 납품업자로부터 매입한 것으로 처리하는 방식인 판매부매입은 12.8%였으며, 재고부담을 안고 제품을 구입한 후 마진을 붙여 판매하는 방식인 직매입은 8.7%, 판매장소를 제공하고 그에 따라 일정액의 임대료를 받는 거래형태인 임대갑은 5.6%였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백화점 판매수수료는 신세계 30%, 현대 29.4%, 롯데 29%로 평균 29.4%였다. 가장 많은 판매수수료를 보인 품목은 신세계 백화점의 의류가 42%, 현대백화점 생활용품·주방용품 39%, 롯데백과점 구두·액세서리 37%였다.

납품중소기업은 판매수수료 부담완화를 위해 ▲수수료 인상 상한제 실시(49.6%) ▲세일 할인율만큼 유통업체 수수료율 할인 적용(39.1%) ▲업종별 동일 수수료율 적용(30.8%) ▲입점기업 협의체 구성 운영(27.1%) 등의 정책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공정거래행위 경험에 대한 질문에는 백화점 납품 중소기업 195개사의 51.3%인 100개사가 입점 전체 기간 중 1가지 이상의 불공정행위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불공정거래행위 경험 형태로는 판촉행사 관련, 매장위치 및 인테리어 관련 분야의 응답이 많았다. 불공정거래 관행 개선을 위한 정책적 방안으로는 불공정신고센터 상설운영(41.5%), 표준계약서 보급 확대(33.3%) 등을 꼽았다.

◇대형마트 납품 중소기업=대형마트와 거래하는 방식은 직매입이 70.5%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판매분매입(11.1%), 특정매입(7.5%), 유통벤더 통한 납품(4.6%), PB제품 납품(3.6%) 순이었다.

대형마트의 마진율은 롯데마트가 36.4%로 가장 높고, 홈플러스(34.2%), 이마트(33.3%), 하나로마트(24.2%) 순으로 평균 31.4%였다. 품목별 최대 마진율을 살펴보면, 롯데마트의 생활·주방용품이 62.1%였다. 또, 이마트의 식품·건강 56.5%, 홈플러스의 생활·주방용품이 53.3%, 하나로마트 생활·주방용품이 50%였다.

납품 중소기업은 ▲업종별 동일 마진율 적용(46.2%) ▲부당한 단가인하 요구에 대한 제재(45.4%) ▲입점기업 협의체 구성 운영(39.8%) 등의 정책적 방안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공정거래행위 경험에 대한 질문에는 대형마트 납품 중소기업 305개사의 43.6%인 132개사가 입점 전체 기간 중 1가지 이상의 불공정행위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불공정행위 경험 형태로는 신규계약서 작성 없는 자동계약 연장, 판촉 및 세일행사 강요, 매장위치 변경 강요 등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