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소상공인 지원 3종세트’, ‘+1’이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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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기자수첩 경기도 ‘소상공인 지원 3종세트’, ‘+1’이 필요 창업 소상공인의 꿈과 노력 헛되지 않도록 사후관리·보호 필수

기사입력2018-04-04 16:15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누구누구라도 한번쯤은 자기 일을 해보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요리에 관심이 있다면 식당 운영을, 예술적 소질이 있다면 자신의 작품 판매도 한번쯤은 꿈꿨을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몇몇 사람에게만,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사회변화와 함께 직업의식도 다양해졌다. 이제는 마음만 먹으면 자신이 잘 할 수 있고, 하고 싶었던 일을 ‘시작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다. 기술이 없으면 학원을 찾으면 되고, 온라인에서는 무료강좌도 넘쳐난다. 신용상 특별한 문제가 없다면, 금융권으로부터 사업자금을 마련하는 일도 어렵지 않다. 방송에서는 ‘대박’난 자영업자 성공후기와 ‘떼돈 버는 현장’을 생생하게 보여주기도 한다. 이쯤되면 창업을 하지 않고 직장에 몸담고 있는 자신이 바보처럼 느껴지기까지 한다.

이런 맘을 아는지, 최근 경기도가 창업 희망자부터 프랜차이즈 대표를 꿈꾸는 도민을 위해 소상공인 지원 3종세트를 공개했다. 경기도와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이 ‘경기도형 착한 프랜차이즈 육성사업’, ‘소상공인 특화기술개발사업’, ‘소상공인 도제 지원사업’ 등을 시행한다고 했다.

창업을 준비 중인 당사자들에겐 반가운 소식이다. 하지만 경기도의 지원은 말 그대로 지원이고, 실제 사업을 실행하고 그에 따른 책임을 지는 주체는 창업 당사자다. 지원조건에 주목하기 앞서, 스스로 하고자 하는 사업·시장에 대한 이해와 엄격한 평가 이후에 창업을 결정해야 한다는 말이다. 정부나 지자체가 예산을 들여 하는 창업 관련사업 중에는 ‘창업’ 그 자체가 목표인 경우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창업시장뿐 아니라 프랜차이즈산업은 이미 포화상태다. 가맹점 90여개를 거느리며 인기를 끌었던 벌집삼겹살은 매출부진과 관리부실을 이유로 2년전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가맹사업등록이 취소됐다. 잘 나가던 할리스커피, 깐부치킨 등과 같은 중대형 프랜차이즈도 매물시장에 나왔고, 대형 프랜차이즈 역시 포화된 시장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다. 소규모 프랜차이즈는 매각이나 M&A는 꿈도 못꿔본 채 사라지기 일쑤다. 사정이 이렇다면, 소상공인의 프랜차이즈 창업은 시장에 안착하기도 전에, 자칫 그들만의 리그를 벌이다 소멸될 가능성이 크다.

소상공인 특화기술개발사업을 통해 제 아무리 숨은 보석을 가공한다한들 거대공룡, 대형프랜차이즈가 지배하는 시장에서 견뎌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미 빅 아이템을 가지고 시작한 유망한 소상공인이 자본에 철저히 짓밟힌 사례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모든 것이 잘 훈련된 이후 시작해도 시행착오를 겪는 냉혹한 사회다.

이런 이유 때문이라도 경기도가 지원하는 소상공인 지원 3종세트에는 ‘사후관리’가 더해져야 한다. 소상공인 창업자의 꿈과 노력이 좌절을 맛보지 않도록, 시작뿐 아니라 다음단계로의 성장을 위해 ‘3종세트+1’이 필요하단 말이다. 정직하게 일하는 이들이 성공하고 대접받는 공정경쟁 생태계가 조성되기 전까지는, 정부·지방정부가 나서 이들을 보호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