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공개념과 ‘빨갱이 장사’ & 자유한국당 소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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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사설 토지공개념과 ‘빨갱이 장사’ & 자유한국당 소멸 국민의 심판 6·13지방선거…이제 두달하고 며칠밖에 남지 않았다

기사입력2018-04-05 17:56

중기이코노미 기자 (junggi@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자유한국당은) 실제로 이번 (6·13 지방) 선거도 빨갱이 장사하러 왔다. 사회주의 개헌이고, 전부 다 청와대는 주사파들이 장악했다는 식인데, 그런 것들이 무력화되는 그런 선거가 될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개헌안을 발표한 청와대 관계자 말도 아니고,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 관계자 발언도 아니다. 그렇다고 자유한국당이란 이름만 들어도 질색을 하는 시민사회단체 관계자의 전언은 더더욱 아니다. 자유한국당으로선 심히 모욕적인 이 발언을 한 당사자가, 정통 ‘빨갱이’ 출신 하태경 의원(바른미래당 최고의원)이란게 참 아이러니하다.

‘주사파’ 전력을 가진 하 의원의 독설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자유한국당은 오늘도 ‘빨갱이 장사’를 멈추지 않는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4일 국회토론회에서 대통령 개헌안에 담긴 ‘토지공개념’에 대해 “사회주의 체제로 가자는 식으로 의사를 표명한 것이, 이 토지공개념 조항”이라면서 “사회주의개헌 반대, 개헌저지투쟁의 일환으로 토지공개념에 대해 국민에게 제대로 알릴 것”라고 말했다.

그래, 제발 좀 제대로 알려주기 바란다. 토지공개념에 대한 홍 대표의 과거 발언을 빌미로 말을 바꿨다거나, 억지부린다고 비난하지 않겠다. 사람 생각이야 바뀌는게 다반사고, 특히 민의를 받들어야 할 정치인이라면 국민의 요구·정서를 반영해 자신의 고집을 꺾을 줄 아는 것도 덕목이니 말이다. 아무리 좋게 봐 줄려해도, 홍 대표는 ‘이상한’ 정치인이다. 버려선 안될 ‘고집’을 팽개쳐 국민의 뜻은 저버리고, 전진하는 역사의 수레바퀴를 거꾸로 돌리려고 헛심을 쓰는 모습이 안쓰럽기까지 하다.

헌법에 ‘새로’ 포함된 토지공개념을 보자. 사회적 불평등 심화를 해소하기 위해, 토지의 공공성과 합리적 사용에 필요한 경우에만, 그것도 입법절차를 거쳐 특별한 제한이나 의무를 부과할 수 있다는게 전부다. 이미 우리 헌법 제23조제1항은 국민의 재산권을 보장하면서도, 재산권의 내용과 한계는 법률로 정하도록 했다. 나아가 동조제2항은 재산권을 행사함에 있어, ‘공공복리에 적합하게 사용’하도록 제한까지 했다. 내 재산이라도 공공복리에 반하게 사용하면 헌법위반이란 의미다.

대통령 개헌안에 담긴 토지공개념은 현행 헌법 제23조가 규정한 재산의 한 형태, 토지재산권을 행사할 때 헌법이념을 존중해 사용하라고 구체화한 것에 불과하다. 홍 대표 궤변대로 사회주의개헌이라면 토지소유권을 제한해야 할 터인데, 개정안 어느 구석에도 그런 내용은 없다. 그렇다고 개헌안이 토지처분권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했냐면, 그렇지도 않다. 토지·주택 주인 맘대로 팔 마음이 있으면 팔고, 개발해 사용가치를 높이고 싶다면 그리하면 된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의 언어는 거칠다는게 정치권 안팎의 평가다. ‘거칠다’라는 평가 속엔 부정적 의미가 담겼지만, 정작 홍 대표 본인은 ‘서민의 용어’라며 개의치 않는다. 도리어 서민의 언어라면서, 마치 자신이 서민의 대변자인양 자랑스러워하기까지 한다. 말장난이야 그렇다고 치자. 집없는 설움을 동반하며 서민의 눈엔 또렷이 박힌 토지·주택의 극심한 편중 현실, 홍 대표 눈에만 보이지 않는다는 말인가. 그렇지 않다. 진실을 말하면, (재벌)대기업 뒤치다꺼리에 바쁜 홍 대표는 서민의 삶과 고통엔 눈곱만큼도 관심이 없다.

한국은행과 국토교통부 자료를 분석한 더불어민주당 김정우 의원에 따르면 개인토지의 경우 2012년 기준 상위 1% 인구가 전체의 55.2%, 상위 10%가 97.6%를 가졌다. 법인토지 역시 상위1% 법인이 전체의 77%, 상위 10%가 93.8%를 소유했다.

땅이야 농사를 짓지 않는 서민이라면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다. 그런데 하루의 노동을 마친 다음, 다리 뻗고 자야 할 집이라면 얘기다 다르다. 통계청의 2016년 주택소유통계에 따르면 전체 가구중 주택소유가구는 56%에서 55.5%로 0.5%p 감소했다. 주택공급 과잉을 고민하는 시점에도 무주택자가 늘어났다는 얘기다. 반면 다주택가구는 289만3000가구로 전년대비 16만9000가구(6.2%) 늘었고, 3주택이상 보유한 가구도 63만가구로 전년대비 5만1000가구(8.8%) 늘었다.

토지·주택의 극단적인 집중에 따라 2015년 이들 부동산소유자의 불로소득이 346조2000억원이란게 ‘토지+자유연구소’ 주장이다. 토지+자유연구소에 따르면 2007~2015년, 9년동안 부동산 불로소득은 2년을 제외하곤 매년 300조원을 상회했다. 올해 정부예산 428조8339억원의 70%에 해당하는 돈을 땀 한방울도 없이, 땅주인 또는 집주인이란 이유만으로 챙겼다는 말이다.

대통령이 토지공개념을 개헌안에 담으면서, ‘사회적 불평등 심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함이라고 밝힌 이유도 이와같은 극단적인 현실을 뜯어 고치겠다는 대통령의 결단이라고 판단한다. 부동산소득 격차만 이렇고 금융소득과 근로소득 격차까지 고려하면, 서민에게 희망이란게 있는지조차 난망하다. 자유한국당과 홍 대표가 지향하는 세상이 이렇다면, 서민은 자유한국당과 한 하늘을 지고 살 수 없다.

자유한국당과 합당을 포함 바른미래당의 향후 진로를 묻는 질문에 하태경 의원은 “자유한국당은 제가 일관되게 이야기하지만 통합대상이 아니라 소멸대상”이라며 “(국민의당)과 합당을 하면 한국당을 없애기 위해서 우리가 노력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맞는 말이고, 그래서 경고한다. 바른미래당이 하지 않아도, 지금과 같이 ‘빨갱이 장사’만을 고집한다면 자유한국당이 국민의 심판을 받아 소멸되는건 시간문제다. 6·13지방선거까지는 이제 두달하고 며칠밖에 남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