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부 현장점검이 소상공인연합회 길들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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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기자수첩 중기부 현장점검이 소상공인연합회 길들이기? 정부 보조금 집행 내역, 회장 선거과정에서 불거진 문제점 살펴본다

기사입력2018-04-11 15:20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중기이코노미

중소벤처기업부는 오는 16일부터 20일까지 소상공인연합회에 대한 현장점검을 실시한다.

현장점검에는 중기부 소상공인정책과장을 필두로 실무담당자들과 회계사, 공인노무사 등이 팀을 이뤄 지난해 정부 보조금 및 사업비 27억원의 집행내역 등을 살펴본다. 이와함께 지난달 30일 실시된 소상공인연합회 회장 선거 과정에서 논란이 됐던 최승재 회장의 자격시비, 선거권을 가진 51개 단체의 자격 논란 등에 대한 점검도 이뤄진다.

중기부 관계자는 중기이코노미와의 통화에서 “소상공인연합회에 국고보조금이 투입되는 만큼 이번 점검에서는 사업비 정산에 대해 살펴보고, 또 이번 선거과정에서 제기된 문제점들을 보완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 점검하고 보완방안을 찾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선거기간 중에는 선거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어 중기부가 개입하지 않았지만, 선거가 끝난 만큼 의혹이 제기된 부분에 대해 보완점을 마련해 또다시 같은 문제가 발생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상공인연합회의 현장점검 소식을 접하며, 이사진의 배임·횡령으로 물의를 빚었던 중소상공인희망재단(희망재단) 기억이 오버랩된다. 희망재단은 2014년 네이버가 500억원을 출연해 소상공인연합회, 중소기업중앙회가 공동으로 참여한 공익재단이다. 당시 희망재단 초대 김기문 이사장과 비상근이사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은 네이버가 선 출연한 100억원중 일부를 유용한 사실이 드러나 여론의 거센 비난을 받았다.

희망재단 감독기관인 미래창조과학부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김 이사장과 최 회장 등 3인은 18개월 동안 정관에 위배되는 정액보수 총 1억7000여만원을 받아 사용했다. 또 이들은 법인카드를 유흥주점·공항면세점 등 법인카드 사용제한업소에서 사용했고, 건강보조식품이나 정장을 구매하기도 했다. 이같은 사실이 드러나자 시민단체 녹색소비자연대는 최 회장 등을 업무상 배임 및 횡령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초대 김 이사장에 이어 2대 이사장에 취임했던 최승재 회장은 지난해 2월 임기만료로 희망재단 이사장직을 퇴임했다. 이와관련 소상공연합회 일부 회원들은 배임·횡령 사건이 드러남에 따라 최 회장의 희망재단 이사장 재임은 불가능했다고 전한다.

소상공인연합회 회원 단체 관계자는 중기이코노미와의 통화에서 “최 회장은 희망재단 자금 횡령 사건으로 소상공인연합회의 명예를 훼손시켰다”고 비난했다. 이어 “500억원 규모의 중소상공인희망재단 ‘경영권’을 뺏김으로써 희망재단 지원을 통해 소상공인연합회 사업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가 상실됐다”고 주장했다.

분명한 것은 최승재 회장도 인정하듯이 희망재단의 의사결정에 소상공인연합회가 참여할 수 있는 여지가 극히 제한적이란 사실이다. 최근 희망재단이 구로구청 인근 애경산업 건물을 매입해 리모델링을 하고, 소상공인을 위한 ‘점프업허브(Jump up HUB)’로 거듭난다는 계획을 접하면서, 소상공인연합회가 함께 이 일을 했으면 얼마나 큰 시너지를 냈을 것인가 하는 아쉬움도 든다.

최 회장 측은 중기부의 이번 감사가 현 정권을 향해 ‘쓴소리’를 낸 최 회장 흔들기라고 반발하고 있다. 또 일부 언론은 정부와 소상공인연합회의 갈등을 부각시키며, 중기부가 소상공인연합회 길들이기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소상공인연합회 길들이기 주장에 대해 중기부 관계자는 “2015년도에 연합회와 관련해 점검을 한 바 있으며, 그 이후 정부 보조금 예산도 증가했기 때문에 보조금이 적법하게 사용됐는지 점검하고, 시스템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어 현장 점검을 하게 됐다”고 반박했다. 그는 “올해 소상공인연합회 지원예산은 인건비, 임차료 등 운영비의 증가분이 반영돼 지난해보다 10억원 증가한 25억원”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