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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운지예술을 읽다

아프리카 정체성과 독립 기호가 된 천 ‘더치왁스’

장애와 ‘승화’의 예술…잉카 쇼니바레㊤ 

기사입력2018-04-11 12:32
안진국 객원 기자 (critic.levahn@gmail.com) 다른기사보기

지난 2월 강추위에도 우리의 마음이 뜨겁게 불타올랐던 것은 세계의 선수들이 17일간 스포츠로 하나 되어 정정당당하게 승부를 펼쳤던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북한팀이 참여한 것이나 남북단일팀으로 여자 아이스하키팀이 꾸려진 것뿐만 아니라가슴 뛰게하는 다양한 화제와 사건이 있었던 올림픽이었다.

 

3월에는 동계올림픽의 열기를 이어받아 같은 곳에서 평창 동계패럴림픽이 개최됐다. 39일부터 18일까지 총 10일간 감동적으로 진행된 동계패럴림픽은 동계올림픽보다 관심은 덜했을지 몰라도 더 강렬한 의지와 인간애가 있었다육체의 한계를 뛰어넘는 불굴의 의지가 넘쳐났기 때문이다나는 경기를 보면서 한 명의 예술가가 떠올랐다하반신 장애를 가지고도 세계적인 작가로 명성을 높이며 활동중인 잉카 쇼니바레(Yinka Shonibare, MBE, 1962~). 그가 떠올랐다.

 

안진국 미술평론가, 종합인문주의 정치비평지 ‘말과활’ 편집위원
어쩌면 대부분의 예술가가 마음의 장애인인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프로이트가 익히 말했듯이 예술을 통해 무의식적 충동, 즉 마음의 장애를 정서적이고 지적이며 생산적으로 승화(sublimation)’하려고 몸부림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예술이 내재적 치유 효과를 가지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마음과 몸이 하나인 우리에게 마음의 치유는 곧 몸의 치유로 연결된다. 그렇기에 마음의 장애를 가지고 있는 이뿐만 아니라, 신체의 장애를 가진 이도 예술을 통해 생의 의미와 삶의 활기를 되찾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된다.

 

그래서일까, 신체적 어려움을 딛고 예술을 하는 전업 작가도 많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신체적 장애를 가진 예술가들은 세계적으로 알려지는 경우가 많지 않다. 신체적 장애가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데 유·무형의 제약을 주기 때문일 것이다.

 

내가 떠올릴 수 있는 예술가는 정신질환으로 정신병원에 있으면서도 입원실을 작업장으로 꾸며서 작품활동을 하고 있는 쿠사마 야요이(草間 彌生)나 화제와 논란을 일으킨 마크 퀸(Marc Quinn)임신한 앨리슨 래퍼(Alison Lapper Pregnant, 2005)’라는 공공조형물을 통해 알게 된 앨리슨 래퍼(Alison Lapper). 앨리슨 래퍼는 해표지증 기형으로 두 팔 없이 태어났다. 우리나라 작가로는 두 팔이 없이도 강렬한 동양화의 필치를 선보이는 석창우 작가 정도다. 석창우 작가는 사석에서 한번 만난 적이 있기도 하다.

 

잉카 쇼니바레가 작업실에 있는 모습.<출처=news.artnet.com, by James Mollison>

 

그리고 또 다른 한 예술가, 휠체어에 앉아서도 여유로운 웃음을 잃지 않는 잉카 쇼니바레다. 대부분의 신체적 장애를 가진 작가의 작품이 그렇듯 쇼니바레의 작품도 그가 휠체어에 앉아 있는 사진이나 조금 부자연스럽게 서 있는 사진을 보지 않으면, 신체적 장애를 가진 작가의 작품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게 된다.

 

그보다는 그가 작품에 대표적으로 사용하는, 아프리카 정체성과 독립의 기호가 된 더치왁스(Dutch Wax)라는 천을 통해 유럽 열강의 제국주의식민주의라는 주제에 주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당연히 작품을 보면서 작가의 장애를 알아차릴 필요도 없고 떠올릴 필요도 없다. 특히 작가가 자신의 장애를 작품의 주제로 제시하지 않았을 때는 더더욱 떠올릴 필요가 없다. 이것을 이야기하는 자체가 단지 가십거리에 불가할 뿐이다.

 

잉카 쇼니바레에게 중요한 것은 신체적 장애가 아니라, 그의 근원과 출생, 성장의 역사다. 그가 19세 무렵에 횡단성 척수염으로 하반신을 쓸 수 없게 된 것은 그의 작업에서 전혀 중요하지 않다. 그는 영국 런던에서 태어났지만, 흑인이고 서아프리카의 나이지리아에 가족의 뿌리를 두고 있다. 세 살이 되던 해 나이지리아 라고스로 이주해서 살았으며, 어느 정도 성장했을 때 다시 런던에 돌아와 미술을 전공하며 작가로서 꿈을 다져갔다. 이러한 그의 정체성은 더치왁스의 강렬한 색상과 엮여 우리를 그의 작품으로 몰입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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