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책임투자…“국민연금도 이제 행동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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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경제일반 사회적책임투자…“국민연금도 이제 행동해야” 7월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투자 관련 지침·규정 마련중

기사입력2018-05-25 19:19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과 스토어브랜드가 25일 ‘해외 연기금의 사회책임투자와 스튜어드십 코드를 통해 본 국민연금의 기업관여와 기업의 사회적 책임 제고 방안’ 토론회를 개최했다. ©중기이코노미

오는 7월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추진중인 국민연금에게 사회책임투자를 강화하고,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국제적 노력에 적극 참여하란 주장이 나왔다. 아울러 국민연금이 운영하게 될 사회책임투자위원회의 독립성·전문성·투명성을 보장해야 한다는 조언도 있었다.

“전세계는 석탄과 작별, 이제 국민연금도 행동해야 한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과 스토어브랜드가 25일 개최한 ‘해외 연기금의 사회책임투자와 스튜어드십 코드를 통해 본 국민연금의 기업관여와 기업의 사회적 책임 제고 방안’ 토론회에서 스토어브랜드 얀 에릭 사우게스타드 대표는 “국민연금은 사회책임투자를 강화해야 하며, 그 일환으로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국제적 노력에도 적극적으로 동참해야 한다”며 “전세계는 석탄과 작별하고 있고, 한국도 에너지 전환을 선언했다. 이제 국민연금도 행동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스토어브랜드는 1767년 설립된 노르웨이 최대 연기금 운용사로 우리나라 96개 기업에 투자중인 글로벌 투자자다. 스토어브랜드는 기후변화·물·생태다양성·사회적위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지속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투자를 하며, 현재 전 세계에 투자한 사회책임투자금액이 1조3300억원에 이른다. 스토어브랜드는 약 890억달러에 달하는 개인연금을 운용중이며, 현재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서도 적극적인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또 세계 최초로 그린 본드(Green Bonds)를 발행했으며, 현재 세계 최대 규모다. 특히 스토어브랜드는 2013년 매출액의 30% 이상을 석탄분야에서 올리는 기업에 대한 금융투자 철회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책임투자는 장기적·안정적 수익제고를 위해 투자대상의 재무적 요소 외에 환경, 사회, 지배구조 등 비재무적 요소를 투자결정시 반영하는 투자를 말한다.

해외 연기금 책임투자 관련 명확한 정책과 지침 보유

2016년기준 전세계 책임투자 규모는 약 22조9000만달러로 전세계 투자자산중 약 26%를 차지한다. 해외 연기금은 책임투자와 관련한 명확한 정책 및 지침을 보유하고 스크리닝, ESG통합(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 주주관여 등 다양한 전략을 사용한다.

사우게스타드 대표는 국민연금에 대해 “주주총회 참석하여 적극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하고, 문제가 있는 기업의 경영방침에 대해서는 경고서신 전달 혹은 경영진과 대화하는 등의 적극적 기업관여 활동을 전개해 나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사회책임투자와 함께 스튜어드십 코드가 기업지배구조 선진화와 책임투자를 통한 지속가능한 성장, 나아가 자본시장 활성화를 도모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스튜어드십 코드는 연기금, 보험사, 자산운용사 등 기관투자자가 자금의 주인인 국민, 고객의 이익을 위해 주주활동 등 수탁자 책임을 이행하도록 하는 일종의 가이드라인이다. 이를 통해 투자자의 이익 증진과 투자한 회사의 중장기 성장, 자본시장 발전에 기여한다. 기관투자자는 스튜어드십 코드 7개원칙을 자율적으로 준수 이행하되, 미이행 분야에는 사유와 대안을 설명해야한다.

해외에서는 자본시장 선진국인 미국, 영국, 호주, 일본이 도입하는 등 2017년까지 총 20여개국이 참여했다. 해외 주요 연기금은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하고, 이에 가입하지 않더라도 스튜어드십 코드에서 요구하는 다양한 형태의 주주활동을 수행한다.

국민연금 7월 목표로 지침과 규정 제·개정안 마련중

지난해 말 기준 621조원 규모의 국민연금기금을 운용하는 국민연금은 2015년 1월 국민연금법 개정을 통해 책임투자 근거조항을 마련하고, 2016년 4월 기금운용지침에 책임투자 원칙을 도입했다.

보건복지부 최경일 연금재정과장은 스튜어드십 코드와 관련해 “국민연금은 2006년 이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의결권이나 배당과 관련해 기업과의 대화 등을 중심으로 소극적인 주주권을 행사중”이라며 “오는 7월 본격적인 시행을 목표로 책임투자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스튜어드십 코드 이행을 위한 ‘국민연금 수탁자 책임에 관한 원칙’과 이에 따른 세부지침인 ‘주주권행사 지침’ 등 각종 지침과 규정 제·개정안을 마련중에 있다”고 밝혔다.

“위원회 설립·운영 전과정, 독립·전문·투명성 확보가 핵심”

바른미래당 채이배 의원은 “기업을 사회적 책임을 제고하려면 기관투자자의 사회책임투자 강화와 스튜어드십 코드 가입이 반드시 필요하며, 특히 스튜어드십 코드의 안착을 좌우할 가장 큰 요소가 국민연금의 코드 가입”이라고 강조했다. ©중기이코노미

사우게스타드 대표는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의 전문적인 의사결정기구로 수탁자책임위원회 혹은 사회책임투자위원회를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 대해 “적극 공감한다”며 노르웨이 국부펀드의 ‘윤리위원회’ 사례를 들어 “위원회 설립부터 운영하는 전 과정에서 독립성과 전문성과 투명성을 일관되게 확보하는 일이 핵심이다”고 강조했다.

한편, 토론회에 참석한 바른미래당 채이배 의원은 “우리나라 기업들은 시장에서 경쟁을 통해 자생적으로 성장하기보다는 국가주도의 대기업 중심 경제성장 전략에 따라 성장한 측면이 있다. 때문에 지배구조 면에서는 여전히 후진적인 요소가 남아있고, 노동환경 개선·소비자 보호·공정거래 질서 유지 등과 관련된 사회적 책임성도 향상되지 못한 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업의 사회적 책임(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을 제고하려면 기관투자자의 사회책임투자 강화와 스튜어드십 코드 가입이 반드시 필요하며, 특히 스튜어드십 코드의 안착을 좌우할 가장 큰 요소가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 가입”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