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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통상분쟁은 세계패권 다툼…장기화 우려

수출다변화·통상환경 모니터링 등의 대안…피해기업엔 공염불 

기사입력2018-07-04 20:14

미국과 중국 간 통상분쟁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있어, 한국정부와 기업도 긴 호흡으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정부가 신남방·북방 정책 추진과 함께 FTA를 체결해 수출국 다변화를 모색하고, 기업이 외국투자전략을 수립할 때 국제통상문제를 고려해야 한다는 조언이 따른다.

 

4일 한국무역협회가 주최한 ‘미·중 통상분쟁 영향 및 대응전략 세미나’에서 발표자들은 美·中 통상분쟁에 대해 세계패권을 둘러싼 힘겨루기의 일환이라는고 입을 모았다.   ©중기이코노미
4일 한국무역협회가 주최한 ‘미·중 통상분쟁 영향 및 대응전략 세미나’에서 발표자들은 미·중 통상분쟁이 세계패권을 둘러싼 힘겨루기라고 입을 모았다. 중국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면서 미국은 대외적으론 무역적자 해소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중국의 산업발전을 억제하고 자국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제재조치란 얘기다. 

 

중국 제재 본질은 중국의 부상을 견제하려는 정치·경제적 목적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세계지역연구센터 양평섭 소장에 따르면 미국이 중국에 관세폭탄을 투하하는건 표면적으로는 경제적 동기에 따른 조치다. 3750억달러에 달하는 對중 무역적자와 불공정 무역을 해소하는 수단으로서 관세를 활용하는 것이다. 또 다른 측면에는 정치적 목적이 자리잡고 있다. 중국 부상을 견제하기 위해 통상전쟁도 불사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산업연구원 중국산업연구부 조철 부장 설명을 들으면, 중국의 신산업전략을 무력화하겠다는 미국의 목적은 보다 뚜렷해진다. 조철 부장은 “미국이 무역적자를 보는 분야는 소비재인데, 정작 중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품목은 주로 전기전자와 석유화학·운수기계 등이다. 소비재 품목은 하나도 없다”며 “미국은 중국의 선진기술산업 발전에 대해 위기를 느끼고 있다. 소비재 무역적자는 이해할 수 있지만, 첨단 분야 적자는 수용할 수 없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미·중 통상분쟁이 장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무역협회 통상지원단 박천일 단장은 “트럼프가 모든 정책을 제멋대로 결정하는 것 같지만, 미국은 기본적으로 의회승인없이는 어떤 조치도 대통령이 임의로 취할 수 없다. 중국의 기술패권을 견제하는 통상정책은 미국 의회에서도 중국에 대한 견제심리가 강하다는 방증”이라고 했다.

 

한국경제 영향, 거시적으론 미미하지만 개별기업엔 치명타


<그래픽=조한무기자>   ©중기이코노미


박 단장은 이어 “트럼프의 통상정책이 중간선거를 의식한 전략이라는 분석과 함께 선거이후에는 완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높은데, 결코 그렇지 않을 것이다. 작금의 상황은 패권쟁탈전이며, 4차산업혁명을 중심으로 한 미래먹거리를 두고 벌이는 싸움이다. 한세대를 걸쳐 지속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거시적 차원에서 미·중 통상분쟁이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세간의 우려보다는 미미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철 부장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이 중국으로 수출한 중간재와 자본재가 중국의 對미 수출까지 연계되는 비중은 매우 적다. 조 부장은 “미국의 제재 대상품목은 한국의 對중 수출구조와 다소 상이하기 때문에 제재효과가 한국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이 한국으로부터 수입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품목과 미국의 對중 제재품목간 교집합이 크지 않다는 말이다. 

 

“현재로서는 뾰족한 대안이 없다”

 

미·중 통상분쟁으로 한국경제 전반이 입는 타격이 적다해도, 직접 영향을 받는 기업에게는 치명적인 타격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무역협회 통상지원단 박천일 단장은 “최종 도착지가 미국인 품목을 중국으로 수출하는 한국기업으로부터, 미국의 제재에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을 문의받은 적이 있다. 해당제품이 이제 막 출시될 예정이었는데, 미국 수출길이 막히면서 자사의 對중 수출길도 함께 막혔다는 것”이라면서 “현재로서는 해당기업이 취할 수 있는 뾰족한 대안이 없다”고 했다. 

 

기업이 수출전략을 수립할 때 단기적 이익뿐 아니라 통상환경을 민감하게 모니터링하고, 중국 내수시장을 공략하라는 조언이 나온다. 그러나 이 방법도 이미 투자를 완료한 기업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공염불이다.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진다는 말이 괜히 나오는게 아니다.

 

정부차원에서 장기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무역협회 통상지원단 박 단장은 “수출 다변화에 대한 필요가 지속적으로 제기된다. 단기에 실현하기는 어렵지만, 정부가 의식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신남방·북방 정책을 추진하고, 브라질·아르헨티나·파라과이·우루과이로 이루어진 메르코수르와 FTA 협상을 개시하는 등 정책적으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FTA는 통상분쟁을 회피할 수 있는 수단인 만큼 향후 보다 많은 국가와 협정을 맺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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