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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점 계약기간 평균 1.5년, 바람 앞 촛불 신세

계약갱신청구·단체구성·협약체결권 모두 법률로 보장해야  

기사입력2018-07-05 12:07

공정거래위원회는 대리점 분야 불공정 거래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업종별 표준대리점계약서 보급을 확대한다고 했다. 표준계약서에 최소 3년이상 계약을 유지하도록 계약갱신청구권도 명시해 대리점주에게 적정한 영업기간을 보장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대리점의 단체구성권도 명문화해, 본사와의 거래관계에서 대리점주의 협상력도 제고하겠다고 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5월24일 발표한 ‘대리점 거래 불공정 관행 근절 방안’에 담긴 내용이다. 그리고 한달이 좀 지났다. 표준계약서 보급과 단체구성권 모두 대리점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이다. 여소야대 국면 등 정치지형을 고려하면,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에는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 야당과의 협의과정에서 완화된 안으로 변경될 개연성 또한 배제할 수 없다. 

 

표준계약서 보급은 권고사항…대리점본사 선의에 의존

 

그러나 공정위 안이 그대로 관철된다고 가정해도, 대리점본사의 선의에만 의존하는 사정이 바뀌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표준계약서 사용은 강제사항이 아닌 권고사항이기에 대리점본사에 대한 구속력이 없기 때문이다. 단체구성권 명문화 역시 실효성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대리점본사로 하여금 상생협약을 체결하도록 강제수단이 없어서다. 표준계약서 보급과 계약갱신청구권 보장, 단체구성권 명문화 취지가 제대로 구현될 수 있는 입법대안이 필요한 이유다. 

 

<자료=공정거래위원회>

 

대리점 분야에서 계약갱신요구권을 표준계약서에 명시하는건 가맹점 분야와 대비되는 지점이다. 가맹점 분야의 경우 계약갱신요구권은 법률조항으로 보장했다. 가맹사업법 제13조에 따르면 최초 가맹계약기간을 포함해 전체 가맹계약기간이 10년이내일 경우, 가맹본부는 가맹점주가 가맹계약기간 만료전 180일부터 90일사이에 가맹계약갱신을 요구하면 거절할 수 없다.

 

가맹점주 계약기간은 법으로 보장, 대리점주 계약기간은 본사 맘대로

 

가맹점 분야 입법례와 달리 대리점주의 계약갱신청구권을 법적권리가 아닌 권고사항으로 격하할 이유는 없다. 가맹점주 계약기간은 법으로 보장하고, 대리점주 계약기간은 대리점본사의 손에 맡겨야 할 합리적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대리점 거래관계에서 대리점주의 입지는 그야말로 바람 앞에 촛불 신세다. 2015년 서울시가 1864개 대리점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평균 계약기간은 1년6개월에 불과했다. 응답자 20.1%는 재계약시 ‘갱신거절’ 또는 ‘해지위협’을 받은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업종별로는 ‘자동차 대리점(30.7%)’와 ‘자동차부품 대리점(31.6%)’이 특히 심각했다.

 

영업보장기간 1년6개월은 대리점주가 투자금을 회수하기에 현저히 짧은 기간이다. 서울시 같은 조사에 따르면 대리점 창업에 필요한 평균 투자비용은 2억8600만원에 달한다. 스크린골프장이 4억6200만원으로 가장 높았고, 자동차 대리점과 자동차부품 대리점이 각각 2억2600만원, 1억9800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자료=서울시>

 

협약체결권이 빠진 단체구성권, 본사가 협상 안해도 제재수단없어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민생경제위원회 서치원 변호사는 “대리점 경우 가맹점과 비교해 초기 투자자금이 더 많이 소요되는 경우도 많은데, 계약기간이 지나치게 단기간으로 돼 있다. 최근 1년단위로 재계약하는 경우도 많다. 심지어는 3개월, 6개월 단위로 재계약하면서, 대리점본사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계약갱신을 거절하는 행태가 만연하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비용을 회수할 수 있는 적정한 영업기간을 대리점주에게 보장하는 법률규정을 마련해야 한다는게 서 변호사의 주장이다. 

 

대리점주의 협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단체구성권만으론 부족하다. 서 변호사는 대리점본사가 상생협약을 체결하도록 사실상 강제하는 협약체결권도 함께 보장해야 단체구성권이 실효성을 가진다고 했다. 문제는 대리점법은 물론이고 가맹사업법에도 협약체결권이 없다는 점이다. 

 

서 변호사는 “현행 가맹사업법상 가맹본부가 상생교섭에 응하지 않거나, 체결된 상생협약을 이행하지 않는 경우 이행을 담보할 방법이 없다”며 “정당한 이유없는 교섭해태나 상생협약 불이행을 불공정행위 등으로 규제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며 가맹사업법과 대리점법 모두에 협약체결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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