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없는 공격 일변도 3쿠션, 스포츠산업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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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운지 ㅣ 우린 중기인 수비없는 공격 일변도 3쿠션, 스포츠산업 키운다 ‘레이아웃 3쿠션’, 생중계 용이한 박진감있는 경기… L3C 김태석 대표

기사입력2018-07-12 13:41

조한무 기자 (chohm0113@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영화 속 당구장에는 어김없이 불량배가 등장한다. 담배와 욕설은 기본, 주먹도 오간다. 당구장에 ‘당구’라는 스포츠는 온데간데없고 마초냄새만 가득하다.

한국이 주도하는 당구 스포츠산업화 꿈꾼다

당구의 부정적 이미지를 불식시키고, 한류 스포츠산업으로 키우겠다고 했다. 중기이코노미와 만난 L3C 김태석 대표는 “새로운 당구규칙 ‘레이아웃 3쿠션’을 통해 당구의 스포츠산업화를 한국이 주도할 수 있다”고 힘줘 말했다.

김태석 대표는 레이아웃 3쿠션을 개발한 장본인이다. 현재 3쿠션경기는 1:1 방식이다. 정해진 점수에 먼저 도달하는 사람이 승리한다. 한 선수가 득점하면 연속으로 치고, 득점하지 못하면 테이블에 놓인 공을 상대방이 이어받아서 친다. 이때 주어진 공 배치로 득점하기 어렵다면 수비를 동반한 공격을 통해, 실패해도 상대에게 까다로운 공 배치를 주는게 합리적인 선택이다. 세계최고 수준 선수간 경기에서도 1이닝 평균 2타내외에 머무는 이유도 수비와 무관하지 않다.

수비부담없어 공격적인 경기운영

레이아웃 3쿠션경기에선 ‘목표점수’를 정한 기존 방식과 달리 ‘한정된 이닝’ 동안 다득점한 선수가 승리한다. 또 상대방이 실패했을 때 테이블에 놓인 공을 그대로 칠 수도 있고, 공이 어렵다면 ‘레이아웃 샷’을 적용할 수 있다. 레이아웃 샷이란 놓인 공을 그대로 치는게 아니라, 직접 또는 1·2쿠션으로 공을 맞혀 쉬운 공으로 재배치하는 샷을 말한다. 상대방 샷으로 만들어진 어려운 배치의 공을 그대로 칠 필요가 없어 수비 자체가 무의미하다. 수비에 신경쓰지 않고 레이아웃 샷을 통해 원하는 배치도 만들 수 있어, 기존 방식보다 1이닝당 평균타수도 올라가면서 보다 공격적인 경기운영이 가능하다.

<그래픽=조한무 기자> ©중기이코노미

박진감 있는 경기운영에 TV생중계도 용이

당구가 스포츠산업으로 성장하지 못한 근본적인 이유에 대해 김 대표는 1:1 경기방식에 따른 한계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1:1로 진행하다보니 한 대회에 경기수가 너무 많아 전체 경기를 생방송으로 중계할 수 없다. 고작 4강전과 결승전만 중계할 뿐”이라며 “토너먼트방식이기 때문에 한 경기에서 아무리 좋은 성적을 냈더라도 한번 패배하면 대회를 이어가지 못한다. 대회초반에 치러지는 경기에 대한 관심도 떨어지고, 유명선수 혹은 자신이 좋아하는 선수가 탈락하면 관심과 몰입도가 현저하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이어 “레이아웃 3쿠션은 조별 인원편성을 통해 전체경기 수를 조절할 수 있고, 각 조의 경기종료 시간도 비슷하기 때문에 생중계도 용이하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레이아웃 3쿠션을 도입하면 경기 박진감이 올라간다. 김 대표는 “기존 3쿠션은 눈앞의 상대만 이기면 되기 때문에 자신이 펼치는 경기이외 다른 선수 경기엔 관심이 없다. 그러나 레이아웃 3쿠션 방식에선 1이닝이 끝날 때마다 선수순위가 바뀌기 때문에 시청자 몰입감이 높아지고 긴장감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예컨대 A와 B 테이블에서 레이아웃 3쿠션경기가 진행될 때, 특정이닝에서 A테이블 두선수 모두 득점하지 못한 반면 같은이닝에 B테이블 선수가 득점했다고 하자. 이 경우 특정이닝까지 누적점수 기준으로 A테이블 두선수의 순위는 내려가고, B 테이블 선수의 순위는 올라간다. 이런 이유로 김 대표는 “당구중계는 채널을 돌리다 우연히 시청하는 방송에서 의도적으로 찾고 기다려서 시청하는 패턴으로 재탄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레이아웃 3쿠션 종주국…“국내 당구용품산업 또한 활성화할 것”

중계 친화적 방식인 레이아웃 3쿠션 종주국으로서 대한민국의 입지를 다지는게 김 대표 목표다. 현재 전세계 당구계 기득권은 유럽의 당구용품생산업자들과 이들이 후원하는 세계당구연맹이 쥐고 있다. 유럽기업과 세계당구연맹의 결탁이 한국기업의 시장진입을 방해한다. 유럽기업의 요구와 입맛에 맞게 세계당구연맹이 용품규정을 바꾸면 한국기업은 속수무책으로 이를 적용할 수밖에 없다. 김 대표는 “간단한 기준 몇개 바꾸는 것만으로도 시장지배력을 유지하는게 가능하다”며 “레이아웃 3쿠션이 기존 방식을 대체하면 한국이 종주국 지위를 가질 수 있다. 자연스럽게 국내 당구용품산업 또한 활성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L3C 김태석 대표는 “새로운 당구규칙인 ‘레이아웃 3쿠션’을 통해 한국이 당구의 스포츠산업화를 주도할 수 있다”고 했다. ©중기이코노미

김 대표는 이어 “한국은 전세계에서 당구동호인과 당구장이 가장 많은 나라다. 스포츠중계 시청률도 야구와 배구에 이어 3번째다. 당구가 대중스포츠로 성장하고 생중계 콘텐츠로 소비될 수 있는 토대가 이미 마련됐다”고 덧붙였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당구장은 전체 체육시설의 40%에 달하는 2만4000개, 하루 이용객만 160만명에 이른다.

생중계 중심 사업모델 구축해 세계로 전파

김 대표는 한국이 레이아웃 3쿠션을 통한 대회 생중계를 중심으로 사업모델을 구축하면 세계로 전파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김 대표는 “대회 생중계가 가능해지면 대기업투자도 늘 것이다. 해외 유명선수를 초청해 당구가 대중스포츠로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레이아웃 3쿠션에 대한 관심도 커질 것”이라며 “유럽은 기득권 수호를 위해 기존 방식을 유지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러시아, 동남아, 남미 등 당구에 대한 인기가 급증하는 국가를 공략해 레이아웃 3쿠션을 전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