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기술, 세계는 이미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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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더불어 중기 “블록체인기술, 세계는 이미 준비하고 있다” 4차산업혁명 기반기술…소리없이 준비하는 중국, 공격적으로 육성하는 일본

기사입력2018-07-16 19:15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한국블록체인산업협회는 블록체인 산업의 건전한 발전과 블록체인 기술의 이용촉진을 통한 국가경제발전을 촉진시키기 위해 지난해 11월 출범했다. ©중기이코노미

동부유럽 발트해 연안 끝에 위치한 작은 나라 에스토니아는 ‘블록체인의 나라, e-에스토니아’로 주목받는다. 에스토니아에서 탄생과 동시에 발급받는 디지털아이디에는 개인정보에서부터 건강정보에 이르기까지 많은 정보가 담겼다. 종이문서가 사라진 자리엔 전자문서가 채워지고, 모든 B2B, B2C 거래에 전자서명을 사용한다.

2005년 에스토니아는 세계 최초로 온라인투표를 도입했다. 또 인구 130만에 불과한 에스토니아가 국경을 초월한 ‘디지털 해외국민’ 1000만명 유치사업을 진행중이다. 자국민에게 적용하는 행정, 금융, 의료, 세무, 비즈니스 등 e-서비스를 1000만명의 외국인에게 전자시민권을 부여해 제공하기 위해서다. 에스토니아 전자시민권은 전세계에서 누구나 발급받을 수 있다. 전자시민권을 취득하면 인터넷을 통해 에스토니아에서 회사를 설립하고, 온라인결제 등을 통해 원격으로 회사운영이 가능하다. 모두 블록체인기술로 가능한 일이다.

한국블록체인산업협회 연삼흠 회장도 지난 1월 에스토니아 전자시민권을 획득했다. 블록체인기반 운영시스템을 갖춘 에스토니아와 교류하고, 이를 바탕으로 유럽진출을 준비하기 위해서다.

소리없이 준비하는 중국, 공격적으로 육성하는 일본

연 회장은 지난 6월 중국에서 개최된 ‘2018 세계 블록체인 기술포럼’과 일본에서 열린 ‘블록체인 컨퍼런스’에 다녀온 후 마음이 더욱 급해졌다고 말한다. 소리없이 블록체인을 준비하는 중국과 공격적으로 블록체인을 육성하는 일본의 모습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세계는 이미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4차산업혁명기술이라는 빅데이터·AI·로봇 등의 기술은 이미 레드오션에 접어들었고, 우리는 앞서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블록체인기술은 아직 상대적으로 블루오션이고, 우리가 어떻게 준비하냐에 따라 우리에게도 기회가 있습니다. 선진국들은 관련법을 제정해 발빠르게 블록체인기술을 육성하고, 그 결과 일부 국가는 이미 좋은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연 회장은 우리나라에선 암호화폐가 올바른 투자를 넘어 투기로 이슈화됐지만, 암호화폐의 핵심은 블록체인기술이라 했다. 블록체인기술이 접목돼 변화할 세상은 우리의 기대이상일 것이란 말도 덧붙였다.

블록체인은 4차산업혁명 기반기술

블록체인은 블록(Block) 단위로 저장된 모든 데이터를 체인(Chain)으로 연결해 구성하는 기술이다. 각각의 블록은 변경되거나 삭제될 수 없다. 중앙서버없이 모든 거래내용을 참여하는 각 개인이 모두 저장해 분산해 관리하도록 하는게 핵심기술이다. 참여하는 모든 개인이 거래정보를 모두 가졌기 때문에 위·변조의 시도가 있더라고, 다른 수많은 참여자와 대조를 통해 위·변조를 원천적으로 걸러낼 수 있다. 또 이같은 작업을 중앙서버없이 시스템차원에서 구현한다. 이런 이유로 블록체인기술은 신뢰성과 무결성이 필요한 모든 영역에 활용될 수 있는 기반기술이란 말이 나온다.

“세계는 4차산업혁명시대에 진입해 융합과 연결이라는 키워드로 급변하고 있습니다. 급속하게 성장해 나가는 4차산업혁명의 중심에는 블록체인기술이 있고, 이 기술이야말로 다가올 미래, 기업성패를 바꿀 수 있는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한국블록체인산업협회…민간의 구심점 역할

서울 강서구 마곡동에 위치한 한국블록체인산업협회 ©중기이코노미

한국블록체인산업협회는 블록체인산업의 건전한 발전과 블록체인기술의 이용촉진을 통해 국가경제발전에 기여하고자 지난해 11월 출범했다. 블록체인산업을 성장시키려는 민간차원의 움직임이 있지만, 블록체인기술이 실제 상용화되기 위해서는 풀어야할 문제가 많다. 법률미비, 관련인력 부족, 비표준화 등이 그것이다.

연 회장은 현재 국회에도 ‘블록체인 산업진흥법’, 암호화폐거래소와 관련한 ‘전자금융법 개정안’ 등이 발의돼 있지만, 누구하나 관심을 갖고 나서는 이가 없다고 했다. 민간에서 구심점이 될 만한 단체가 필요했다. 블록체인 관련포럼, 세미나 등을 통해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내기위해 연 대표는 업계회원사들과 함께 한국블록체인산업협회를 설립했다. 블록체인기술의 학문적 발전을 위해 한국블록체인산업학회도 만들었다. 지난 5월에 한국블록체인산업협회는 ICR(국제인증원 International Certification Registrar Ltd.)로부터 품질경영시스템 인증인 ‘ISO 9001:2015’ 인증을 취득해, 회원사에게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기반도 마련했다.

한국블록체인산업협회는 ICO·블록체인 인증사업을 비롯, 블록체인산업 관련정책·제도·법 연구 및 개선 건의, 블록체인 전문가 양성, 블록체인사업 융자지원, 사업화 촉진 시스템 구축, 판로 마케팅 지원 등의 사업을 수행한다. 이와함께 블록체인산업의 가치 상승과 윤리적인 생태계 조성을 위한 연구도 진행한다. 지난 3월에는 제1회 대한민국 블록체인 산업대상을 제정해 시행하기도 했다.

“지난해 9월 정부는 명칭이나 형식을 구별하지 않고, 모든 ICO(가상화폐공개, Initial Coin Offering)를 금지한다고 발표했습니다. ICO는 사업자가 블록체인 기반의 코인을 발행하고, 투자금을 현금이 아니라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등 암호화폐로 받기 때문에 전세계 누구나 투자에 참여할 수 있는 형식입니다. 그러나 ICO로 인한 피해사례가 발생하면서 ICO 자체를 사기행위로 바라보는 시각도 많죠”

한국블록체인산업협회는 지난 4월 각국의 가이드라인을 망라한 ‘국제 IOC 표준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자료=한국블록체인산업협회>

‘국제 IOC 표준 가이드라인’ 6개국 언어로 발표

한국과 달리 해외에서는 ICO를 쉽게 접할 수 있고, ICO 참여가 가능하다는게 연 회장 설명이다. 그러나 국가마다 ICO에 대한 규제사항이나 가이드라인이 제각각이다. 해서 ICO참여에 대한 혼선도 많고, 검증되지 않은 ICO 참여로 피해사례도 심심찮게 전해진다고 했다. 한국블록체인산업협회는 지난 4월 각국의 가이드라인을 망라한 ‘국제 IOC 표준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국제 IOC 표준 가이드라인은 ICO에 참가하고자하는 이들을 위해 꼭 확인해야할 사항들을 정리해 6개국 언어로 번역했다.

“블록체인산업은 너무나 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올해 안에 국내에서도 블록체인에 대한 기반이 잡히지 않는다면, 세계시장에서도 기회를 놓칠 수 있습니다. 국내 블록체인기반이 너무 열악해서 한국블록체인산업협회가 풀어야할 일이 너무 많습니다. 한국블록체인산업협회는 협회에 소속된 회원사들과 함께 이런 문제를 하나하나 해결해 나가며, 한국블록체인산업의 이정표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