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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맹본부 비난말고, 정부 먼저 ‘갑질’ 중단해야

정부·국회, 사회서비스비용 현실화해야 최저임금 지킬 수 있다 

기사입력2018-07-23 10:44
김준모 객원 기자 (gubtree@hanmail.net) 다른기사보기
2019년 최저시급이 올해보다 10.9% 오른 8350원으로 결정되자, 소상공인연합회나 전국편의점주협의회와 같은 단체에서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이를 두고 말들이 많더군요. 카드수수료 인하·가맹사업법 개정 등 소상공인 보호정책은 제자리걸음인데, 최저임금만 큰 폭으로 올라 생계가 어려워진 소상공인입장을 이해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더군요. 하지만 강자인 가맹본사에게는 항의하지 않으면서, 본인보다 약자인 직원들의 임금을 가지고 싸우는게 비겁하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습니다.

우리 주위에는 선량한 이웃들도 있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자기 이익만 앞세우느라 다른 이의 피해는 모른척하며 사는건 아니죠. 어떻게든 직원들의 임금을 낮춰서 자신의 이익을 높이려는 사장님들도 있지만, 아무리 어려워도 최소한 직원들에게는 최저임금이상 지급하려고 애를 쓰며 손해를 감수하는 선량한 사장님들도 있습니다.

올바른 정부라면 당연히 선량한 사람들 편을 들어줘야 합니다. 어떻게든 직원들 최저임금은 보장하려는 영세상공인들이, 고용주로서 의무를 지킬 수 있게 돕는게 정부역할입니다. 일자리안정자금뿐 아니라 상가임대차 보호, 카드수수료 인하와 가맹점 보호 등 보완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말만말고 실천해야 합니다. 

우리 주위에는 선량한 이웃들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영세상공인 보호장치가 마련되면, 그로 인한 이익은 취하면서도 최저임금법을 어기는 못된 사장님들도 있을 것입니다. 올바른 정부라면 당연히 못된 사람들에게는 벌을 내려야 합니다. 실효성 있는 단속을 강화하고 벌칙을 무겁게 해, 선량한 사람들은 노력한 대가를 얻고 잘못한 사람들은 벌을 받도록 해야 합니다.

제 주위에는 선량하다 못해 답답한 사람들도 꽤 있습니다. 중증장애활동보조, 노인돌봄서비스, 가사간병지원사업 등 사회서비스사업을 운영하는 분들 중에는 참 답답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정부에서 책정해 지급하는 서비스비용이 운영비는커녕 최저임금에도 못미치는데, 최저임금을 지키느라 손해를 감수하는 사람들입니다. 

노인장기요양제도 10주년 요양보호사의 날 기자회견이 열린 지난 4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요양보호사들이 사회서비스공단 설립 추진을 촉구하며 ‘사회서비스 공단 가즈아’가 적힌 우산을 펴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2018년 최저시급 7530원에 주휴와 연차를 계산하고, 사회보험 사업주부담분과 퇴직적립금을 합하면 1시간당 1만1000원이상 인건비가 지출됩니다. 그런데 올해 정부가 책정한 중증장애활동보조 등 사회서비스비용은 1시간당 1만760원이죠. 최저임금과 노동법을 지키면 인건비만으로도 적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납니다.

그래도 이 선량한 사람들은 최저임금인상에 반대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찬성을 하지요. 어려운 이웃들을 돌보느라 고생하는 사회서비스노동자에게 더 나은 대우를 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독거노인이 홀로 쓸쓸한 죽음을 맞았다는 기사나 월세가 밀린 원룸에서 20대청년이 백골이 된 채 발견됐다는 소식을 들으면, 사회안전망을 촘촘히 만들지 못한게 자신들의 잘못인양 괴로워하는 이 선량한 사람들은, 사회서비스노동자의 처우개선과 사회서비스 확대를 위해 애를 쓰며 노력합니다.

이들이 정부에게 서비스비용 현실화를 요구하는 것은 당연한 귀결입니다. 체인점을 운영하는 가맹점주들이 최저임금 인상에 반대하지 않고, 가맹점본사에게 불공정거래를 개선하라고 요구하는게 올바른 행동이라면 이들의 행동 역시 올바른 행동입니다. 사회서비스비용을 결정하는 곳이 정부니까요. 가맹점주들에게 본사가 ‘갑’이듯 사회서비스제공기관들에게는 정부가 ‘갑’이니까요,

선량한 사회서비스제공기관들은 작년 한해 동안에도 정부에게 서비스비용 현실화를 줄기차게 요구했습니다. 국회의원들과 토론회도 하고 정부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해도, 답이 없어서 국회 앞에 천명가까이 모여 집회도 열었습니다. 노동단체와도 연대하고, 사회서비스노동자들과 함께 행동했습니다. ‘을’들끼리 다투면 ‘갑’만 이익을 보고 편해진다는걸 알기에 연대하고 단결해 행동했습니다.

지난 5월 또다시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추경으로 해결하라고 요구했지만, 국회도 정부와 마찬가지로 답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내년 최저시급은 8350원으로 결정됐습니다. 주휴와 연차를 포함하면 1만500원 정도이고, 사회보험 사업자부담금과 퇴직적립금을 포함한 인건비 지출이 시간당 1만2300원이 넘습니다. 이제 어찌해야 할까요? 사회서비스비용을 현실화하라고 요구하며 천막농성이라도 해야 할까요?

올해 초 문제가 불거지자 복지부 직원은 언론 인터뷰에서, 서비스제공기관이 예산을 방만하게 쓴다며 요구를 수용하기 어렵다고 답했습니다. 물론 사회서비스제공기관들 모두가 선량한 것은 아닙니다. 정부에서 책정한 비용이 올라도 임금을 올리지 않고, 낮으면 임금을 더 내려 기관이익을 우선하는 곳들도 있습니다. 우리 주위에는 선량한 이웃들만 있는 것은 아니니까요.

올바른 정부라면 선량한 사람들의 편을 들어주고 못된 사람들에게는 벌을 내려야합니다. 못된 사람들의 기준에 맞추느라 선량한 사람들까지 피해를 입게 만드는 정부는,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못된 사람들 편에 선 정부입니다. 더구나 결정권이 정부에게 있는 사회서비스제도의 경우 정부 스스로 못된 갑질로 을들을 겁박하고, 을들끼리 다투게 만들고 있는 셈입니다. 

내년에는 제발 선량한 이들이 어려운 이웃들을 돌보기에도 모자란 시간을 쪼개, 정부청사·국회 앞에서 집회를 열고, 한데 잠을 자며 농성을 하는 모습을 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이제는 정부가 선량한 사람들의 편을 들어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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