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가맹점간 카드수수료율 책정 불공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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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지금 중기에선 카드가맹점간 카드수수료율 책정 불공정하다 카드사 마케팅비용 자영업자에 전가돼…수수료 없는 ‘제로페이’ 기대

기사입력2018-08-02 10:02

정종열 객원 기자 (ppibi80@naver.com) ㅣ다른기사보기

길프랜차이즈연구원 정종열 대표

자영업자와 관련한 카드수수료를 놓고 갑론을박이 뜨겁다. 카드수수료 문제에 대해 보다 정확히 접근하기 위해서는 카드결제의 등장배경부터 살펴보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카드결제는 상품에 대한 지급결제수단의 하나다. 최초 물물교환 단계에서 상품의 교환과 유통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화폐가 등장했고, 이어 카드결제 단계가 뒤를 잇고, 현재 일부 국가를 중심으로 핀테크(fintech, 금융과 기술이 결합한 서비스)를 활용한 저비용구조의 간편결제시스템으로까지 진화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카드결제 단계에 있다고 평가되는데, 화폐 중심 결제단계에서 세수확대와 국민편의증대를 위해 국가가 정책적으로 카드결제 단계로의 이행을 촉진한 성격이 짙어 카드결제를 거부하지 못하게 하는 의무수납제까지 시행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16년말 현재 신용카드 발급매수가 9564만매, 체크카드 발급매수가 1억848만매(금융감독원, 2016년 신용카드사 영업실적)에 이른다. 지급결제에서 현금사용 비율이 13.6%인 반면 카드결제가 71%를 차지(한국은행, 2016년 지급수단 이용형태 조사결과 및 시사점)하고 있다. 경제활동인구의 거의 대부분이 사용하고 있고, 보편적 지급결제수단으로써 주요한 사회적 서비스기간망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카드사의 과도한 마케팅비용을 자영업자에게 전가

그러나 이 과정에서 몇가지 문제를 배태하고 계속 키워왔다. 첫째, 카드결제시스템 구축 및 유지관리 비용을 자영업자에게 전가한 것이다. 화폐의 경우 발행과 유지관리 비용을 전체사회가 책임졌으나, 같은 서비스기간망인 카드결제시스템의 경우 망 구축과 유지관리 비용을 자영업자에게 부담시켜 문제의 씨앗이 됐다. 산업사회 기간망인 도로, 철도, 교량, 항만 등 건설비용을 인근 주민이나 특정계층에 부담시킨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불합리의 시작점이다.

둘째, 카드사의 과도한 마케팅으로 전체 유지관리 비용이 과다 계상돼 자영업자에게 전가되고 있다. 자료공개가 제한적이어서 정확한 수치는 한계가 있으나, 전체 카드수수료 매출규모 10조여원에서 마케팅비용이 5조원을 훌쩍 넘고 카드사의 영업이익이 연간 2조원 대에 육박하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카드결제망을 구축하고 유지관리하는 비용은 2조원을 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간단한 셈만 해보아도 실제 우리 사회에 필요한 카드결제시스템 유지관리 비용의 5배 이상의 비용이 자영업자에게 멍에로 씌워진 성격이 있는 것이다.

셋째, 카드가맹점간 카드수수료율 책정이 불공정하다. 시사고발 프로그램 보도 등에 따르면, 카드사들은 대형마트 등 대형가맹점에 낮은 수수료율을 적용하고 편의점 등 자영업자에게는 상대적으로 높은 수수료율을 부과해 오고 있다. 이 뿐만 아니라 마케팅비용 지출이 대형마트 등에 집중되고 있는데, 이것까지 고려할 때 일부 통신사 등 대형가맹점의 실질 수수료 부담금은 0~0.5%에 불과할 정도로 미미하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카드수수료 적격비용 산정과정에 카드가맹자(자영업자)가 직접 참여하고, 구체적인 수수료율을 결정하는 협상권을 카드가맹점 단체가 실질적으로 행사할 수 있어야 한다. 또 저렴한 구축 및 유지관리 비용이 들고, 편의성이 높은 차세대 지급결제수단으로 이행해야 한다.<이미지=이미지투데이>

일부 카드사를 중심으로,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자영업자 부담분을 카드수수료로 메우려 하고, 부가가치세 세액공제 등을 들어 카드수수료 인하가 영세자영업자 부담을 덜어줄 수 없다는 반박도 있다.

그러나 불합리하고 과도하며 불공정한 카드수수료 문제를 단순히 최저임금 인상과 연계시키기에는 무리가 있다. 카드수수료 문제는 최근 최저임금 인상으로 자영업자의 부담이 늘어나기 훨씬 전부터 문제점으로 지적된 해묵은 과제인 것이다.

또 부가가치세 세액공제는 카드사용뿐만 아니라 현금영수증 발행 시에도 적용하는 것으로 자영업자의 매출투명화로 늘어나는 세금부담을 보전해 주기 위한 정부 재정지출이지, 카드사들이 과도하게 부과하는 카드수수료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보전해 주는 금원이 아니다. 그리고 재정지출에 의한 보전에도 자영업자는 근근이 생계를 걱정하는 소득수준인 바, 차제에 사후적인 보전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자영업자에게 부과하는 조세부담을 낮추는 문제를 고민해야 할 것이다.

신용카드 적격비용 산정시 자영업자 참여하도록 해야

이제 우리 사회 자영업자에게 씌워진 멍에를 벗겨줘야 할 때다. 우선적으로, 금융위원회 직권에 의한 카드수수료 적격비용 산정과정에 카드가맹자(자영업자)가 직접 참여하도록 해 신용카드 적격비용 산정의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 이를 기반으로 자영업자에 대한 카드수수료율을 합리적으로 인하해야 한다.

그리고 구체적인 수수료율을 결정하는 협상권을 카드가맹점 단체가 실질적으로 행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현재 연 매출액 2억원이하 영세가맹점에만 부여하고 있는 여신전문금융업법 제18조의2를 개정해, 모든 가맹점단체가 카드수수료율을 협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물론 이미 금융위가 밝혔듯이 카드의무수납제도 폐지돼야 한다.

이와함께 이 기회에 저렴한 구축 및 유지관리 비용이 들고, 편의성이 높은 차세대 지급결제수단으로 이행해야 한다. 최근 서울시의 ‘서울페이’를 선두로 ‘경남페이’ ‘인천페이’ ‘부산페이’ 등 지방정부의 선도적 역할에 힘입어 중앙정부도 ‘소상공인페이’ ‘기존 은행망(현금카드) 활성화’ 등을 내놓으며 카드수수료 제로의 ‘제로페이’를 추진하고 있는데 바람직한 현상이다. 차분하고 신속하며 철저한 준비로 현실에 안착시킬 때, 불합리하고 과도하며 불공정한 카드수수료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 과정에서 본래 지급결제수단은 전체사회가 구축해야 하는 서비스기간망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전체사회 구성원 모두가 지급결제수단을 합리화하는데 동참해야 한다. 자영업자가 겪는 어려움과 카드수수료 인하에 대해 공감하고, 제도개선을 지지하며, 서울페이를 위시한 ‘제로페이’ 확산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 전체사회가 함께 짐을 나누고 공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