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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해 판단할 재판부가 입법자에 책임 떠넘겨”

대법원, 구 근기법 해석 “휴일근로는 연장근로가 아니다” 

기사입력2018-08-03 16:25
이동철 객원 기자 (leeseyha@inochong.org) 다른기사보기

노동OK 이동철 상담실장
[휴일근로에 대한 연장근로 중복 가산임금 청구 기각㊤]대법원이 최근 전원합의체 판결 다수의견에 따라 휴일근로에 대한 연장근로 중복 가산임금 청구를 기각했다(대법원 2018.6.21. 선고, 2011112391). 2008년 환경미화원들이 휴일근로시간은 휴일근로이면서 동시에 연장근로라는 주장과 함께, 성남시를 상대로 휴일근로시간에 대해 휴일근로수당과 연장근로수당을 중복 가산해 달라며 소송을 제기한지 10년만에 나온 판결이었다.

 

휴일근로는 연장근로가 아니다근거는 기형적이고 정치적

 

30페이지에 달하는 판결문에는 표면적으로 원고와 피고간 휴일근로에 대한 연장근로 중복할증에 대한 치열한 법리적 공방이 담겼다. 그러나 필자가 보기에는 휴일근로는 연장근로가 아니다라는 결론의 근거는 지극히 기형적이고 정치적이다.

 

실근로시간 단축의 시대적 과제를 해결하고(중략) 1주당 최대 근로시간이 휴일근로를 포함 52시간을 분명히 하고(중략).”

 

정부가 152시간제(기준근로시간 40시간+연장근로시간 12시간)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하면서 적시한 개정이유다. 휴일근로에 대한 연장근로수당 중복 가산 청구가 제기된 2008년 이후 우리사회에 중복가산 청구의 당부를 둘러싼 첨예한 논쟁이 있었고, 이를 정치적으로 해결한게 152시간제 근기법 개정안이다.

 

이번 대법원 전합판결의 다수의견은 판결에 앞서 개정 근기법의 입법취지를 주관적으로 해석해 휴일근로에 대한 연장근로 중복가산을 부정하는 근거로 활용했다.

 

사실관계=원고들은 성남시에 고용돼 환경미화원으로 근무하다가 퇴직한 사람들이거나 그 상속인들이다. 원고들은 피고 성남시를 상대로 200510월부터 퇴직시까지 140시간을 초과한 토요일과 일요일 휴일근로에 대해, 휴일근로수당 외에 연장근로수당을 중복 가산해 지급해 줄 것을 청구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원심은 원고들의 주장을 받아들여 원고들 일부 승소판결을 내렸다.

 

대법원이 최근 전원합의체 판결 다수의견에 따라 휴일근로에 대한 연장근로 중복 가산임금 청구를 기각했다.<사진=뉴시스>
전원합의체 판결의 다수의견=대법원 전합 다수의견은 원심판단을 뒤집어, 휴일근로시간은 1주간 기준근로시간 40시간 및 1주간 연장근로시간 12시간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해석했다.

 

원심판단을 배척한 이유중 하나로 다수의견이 제시한 법리가 법적 안정성이다. “1주간 최대 근로시간이 52시간이라고 해석하게 되면,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가 오랜 시간 노사 양측의 상충하는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각계각층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여 마련한 개정 근기법 부칙조항과 모순이 생기고, 그 적용과정에서 불합리하고 혼란스러운 결과가 발생하는 것을 피하기 어려워 법적 안정성을 깨뜨린다고 했다.

 

심리해 판단해야 할 재판부가 입법자에게 책임을 떠넘겼다

 

그러나 법적 안정성은 법원이 직무를 유기해 발생한 결과일 뿐 원심판단을 뒤집을만한 근거가 돼서는 안된다. 이 사건 소제기후 10년동안 결론을 내지 않다가 개정 근기법을 핑계삼아 다수의견이란 이름으로 대법원의 태만에 면죄부를 준 꼴이다.

 

다수의견은 개정 근기법은 구 근기법상 휴일근로시간이 1주간 기준근로시간 및 1주간 연장근로시간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해석을 전제했다고 판단했다. 휴일근로시간의 1주간 기준근로시간 및 1주간 연장근로시간 해당여부는 숱한 논란과 논쟁이 있었고, 10년동안 법원에 계류됐던 사정도 같은 이유 때문이다.

 

그런데 논쟁을 정리하고 심리해 판단해야 할 재판부가 개정 근기법 입법자에게 책임을 떠넘겼다. 특히 심각한 대목은 휴일근로시간이 연장근로시간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게 입법자의 해석이란 틀린이유를 판결의 근거로 제시했다는 점이다. 개정 근기법은 노사 모두 각기 다른 이유로 반대했고, 입법자 역시 정치적 이유로 입법을 강행했다는 게 진실에 가깝다. 재판을 해야 할 재판부가 재판을 하지 않고, 정치를 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이럴거면 지금까지 대법원이 공개변론까지 하면서 심리를 했던 이유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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