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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행령 통해 ‘중소기업 공동행위’ 규제완화부터

연구개발, 거래조건 협상, 경쟁력향상 공동행위…中企중심 규제완화  

기사입력2018-09-10 18:11

정부와 여당이 혁신성장 일환으로 추진하는 은산분리 완화와 규제샌드박스 등의 정책을 놓고 시민단체와 갈등을 겪고 있는 가운데, 혁신성장 중심에 중소기업을 두고 규제완화에 접근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일례로 중소기업 공동행위 규제완화다.

 

현행법은 기업간 공동행위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예외적으로 허용을 인가한다. 그러나 중소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해 건전한 공동행위를 활성화해야 함에도 인가요건이 까다로워 활용도가 낮다.

 

4차 산업혁명 주요 산업인 전기자동차, 무인자동차, 빅데이터, 의료, 로봇, 드론, 핀테크 등 신산업육성을 대기업의 대규모 투자에만 의존하게 되면, 재벌·대기업으로의 경제력 집중이 심화되는 결과가 나올 것은 뻔하다. 4차 산업혁명에서 중소기업이 주도적 역할을 하게끔 공동기술개발, 공동투자, 공동교섭 등 다양한 공동행위가 이뤄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하는 이유다.

 

혁신성장 일환으로 추진하는 각종 정책 중심에 중소기업을 두고 규제완화에 접근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사진은 정의당 추혜선 의원과 경실련, 서울 YMCA, 소비자시민모임, 진보네트워크센터, 참여연대 공익법센터, 한국소비자연맹, 함께하는 시민행동 등이 개인정보 감독기구 통합없는 무분별한 규제완화를 반대하는 최근 기자회견.<사진=뉴시스>
시행 30년 공동행위 인가제도, 사례 전무=공정거래법은 제19조 제1항에서 부당한 공동행위를 금지하는 한편, 2항에서 공동행위 인가제도를 규정하고 있다.

 

연구·기술개발, 거래조건 합리화, 중소기업 경쟁력 향상 등의 목적을 위한 공동행위는 요건을 갖춰 공정위 인가를 받으면 허용한다. 구체적인 요건은 시행령에서 정하는데, 연구·기술개발은 투자금액이 과다해 한 사업자가 조달하기 어려운 경우, 경쟁을 제한하는 효과보다 공동연구 효과가 클 경우 등이다. 거래조건 합리화는 생산능률 향상과 소비자 편익증진에 명백하게 기여해야 하며, 중소기업 경쟁력 향상은 공동행위외 방법으로는 대기업에 대항하기 어려운 경우 등에 한한다.

 

문제는 인가사례가 전무해 공동행위 인가제도가 사문화됐다는 점이다. 공동행위 인가제도는 1987년 도입했는데 단 한건도 인가한 적이 없다.

 

경제개혁연대는 지난해 발표한 시행령 등 하위규정 개정을 통한 경제민주화 실천방안보고서에서 담합이 위법한 행위임에도 경쟁당국이 예외적으로 인정한 인가제도는, 시장가격기구에 온전히 의지할 경우 국민경제 전체적으로 비효율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작동을 보완하고자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현행 법조항과 시행령규정만으로는 공동행위의 예외적 조치에 대한 기본취지를 달성할 수 없으며, 공동행위를 시도하고자 할 경우라도 시행령 내용에 따른 효과를 사전적으로 입증 또는 증명 및 추정할 수 있는 중소기업자는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독일·일본 등 中企 강국, ‘인가아닌 면제’=독일과 일본 등 중소기업 강국은, 중소상공인단체가 거래조건 개선이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공동행위는 담합행위에서 제외하는 정책을 시행중이다.

 

독일은 담합을 금지하는 취지의 경쟁제한금지법에서 카르텔 금지를 규정하고 2005EU의 카르텔 규제지침에 따라 카르텔 금지범위를 확대했으나, 여전히 중소기업 경쟁력 향상에 기여하는 경우에는 공동행위를 허용한다. 일본은 한국의 현행 공정거래법과 같이 인가제도를 운영했으나, 현재는 면제방식으로 전환했다.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와 경제민주화네트워크가 지난 6일 개최한 중소상인 지원정책 평가토론회에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김남근 변호사는 과거 인가제도를 운영한 나라에는 일본이 있었고, 우리가 일본제도를 직수입했으나 지금은 일본도 독일과 마찬가지로 인가제도가 아니다. 중소기업단체의 거래조건 개선 등을 위한 공동행위는 담합행위의 예외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래픽=조한무 기자>   ©중기이코노미

 

공정거래법 전면 개정안 인가제도 유지가닥=공정거래법 전면 개편이 진행중인 가운데, 공정위는 인가제도를 유지하면서 중첩되는 인가요건을 통합해 간단명료하게 정비하는 안을 내놨다.

 

이에 대해 김남근 변호사는 결국 공정위의 적극행정을 통해 다양한 중소기업단체의 공동행동을 인가하면 된다는 것인데, 공정위 행정이 정권 성향에 따라 일관성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여 중소기업이나 중소기업단체 입장에서는 공동브랜드, 공동사업, 공동납품교섭 등에 쉽게 나서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법개정이 어렵다면 시행령을 개정하는 방안도 있다. 경제개혁연대는 같은 보고서에서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중소기업에 대해 일정요건을 갖춘 경우 카르텔을 허용함으로써 공동연구개발, 경쟁력향상, 협상력강화를 위한 창의적이고 자유로운 활동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주요 산업 및 업종별로 유사한 지위에 있는 중소기업 등이 단체를 결성하거나, 2이상 기업이 공동으로 연구기술개발을 하거나, 거래조건을 협상하거나, 경쟁력향상을 위한 공동행위에 대해 일정 범위와 요건을 부여해 부당 공동행위 금지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 “시행령에 제시된 내용을 전향적으로 완화할 필요가 있다. 추상적이며, 매우 높은 수준의 요건을 현실에 맞춰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경제개혁연대는 부품·소재 생산과 납품으로 성장하는 중소기업의 경쟁력 향상과 함께 이를 기반으로 대기업·원사업자의 기술경쟁력 강화,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중소기업간 수평적 네트워크가 활성화됨으로써 경영노하우 등의 상호교류, 협력과 경쟁 등으로부터 나타날 수 있는 다양한 시너지 효과를 내부화해 경쟁력을 전반적으로 강화할 수 있다. 또한, 대기업 원사업자에 대한 중소기업의 협상력 강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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