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상상된 경계들’과 부산 ‘비록 떨어져 있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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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운지 ㅣ 예술을 읽다 광주 ‘상상된 경계들’과 부산 ‘비록 떨어져 있어도’ 단풍놀이하듯 풍성한 미술 관람…한국 현대미술 그랜드 투어㊦

기사입력2018-10-02 12:16

김태현 미술평론가 (elizabeth0711@gmail.com) ㅣ다른기사보기

올 가을엔 한국 미술계의 굵직한 행사들이 광주와 부산을 중심으로 열린다. 2년에 한 번씩 오는 비엔날레가 그것이다. 세계 3대 비엔날레로 성장한 광주비엔날레는 국내뿐만 아니라 아시아권 미술인들의 축제로 거듭났다. 광주비엔날레는 11명의 국내외 저명한 큐레이터가 진행하는 7개의 주제전과 커미션 전시 그리고 파빌리온 프로젝트로 구성돼 있다.

이번 주제는 베네딕트 앤더슨의 ‘상상의 공동체’에서 차용된 ‘상상된 경계들’이다. 지정학적 경계를 넘어서 다각화된 세계화의 현재 모습을 조망하고자 기획했으며, 42개국의 162명 작가의 작품을 광주비엔날레 전시관과 ACC문화 창조원에서 선보인다. 커미션 전시는 광주의 역사성을 반영한 장소 특정적인 프로젝트로, 구 국군 광주병원을 중심으로 선보인다. 그리고 파빌리온 프로젝트는 광주비엔날레의 위성 전시 프로젝트로 팔레 드 도쿄와 헬싱키 국제 아티스트 프로그램, 필리핀 컨템포러리 아트 네트워크가 참여해 진행하는 행사다.

이번 광주비엔날레의 관람 포인트는, 베니스비엔날레가 유럽미술이 중심을 이뤄 진행된다면 광주비엔날레는 아시아를 비롯한 흔히 말해 3세계 국가들의 참여가 많이 이뤄지고 그들의 목소리에 주목하려고 했다는 점이다. 올해 비엔날레에서는 만나 보기에 힘들었던 북한미술을 비롯해 인도, 방글라데시, 뉴질랜드, 이집트, 레바논 등 다양한 국적 미술가들의 작품을 관람할 수 있다.

이번 비엔날레의 주제가 일반인들에게는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미술가들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보는 것은 쉽게 찾아오는 기회가 아님은 분명하다. 이번 부산비엔날레의 주제는 ‘비록 떨어져 있어도’다. 올해의 총감독은 크리스티나 리쿠페로이고, 큐레이터는 외르그 하이저다.

광주시민회관 파빌리온 전시 전경.<사진제공=광주비엔날레재단>

광주비엔날레에 이어 부산에서도 전지구화와 신자유주의가 온 세계를 지배하는 지금의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아마도 대한민국의 지정학적 특징과 특수한 정치적 상황이 이러한 주제로 모이는데 보탬이 되었을 것이다. 부산비엔날레는 34여개국의 66명의 미술가가 참여한다. 그리고 올해 새로 개관한 을숙도의 부산현대미술관과 구 한국은행 부산본부 건물에서 진행된다.

올 가을 전국 각지에서 펼쳐지는 현대미술 그랜드 투어

현대미술은 대중들에게 난해하게 보인다. 직관적인, 시각으로 느낄 수 있는 보편적인 아름다움과도 거리가 먼 작품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이해가 어렵게 느껴지고 또 일부는 이 때문에 편견으로 꺼리기도 한다.

그러나 아름다움이란 다양하게 정의될 수 있는 것이다. 단풍이 보편적인 시각적 아름다움은 충분히 맡고 있으니, 다양한 각도에서 사색의 아름다움을 추구하며 미술작품들을 만나기 위해 이번 가을 한국에서 진행되는 미술 그랜드 투어를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광주와 부산의 비엔날레뿐만 아니라 대구에서는 사진비엔날레가 열리고 전남에서는 수묵비엔날레, 금강 자연미술비엔날레, 창원 조각비엔날레가 진행된다고 한다. 그리고 한국을 대표하는 가장 커다란 아트페어인 한국국제아트페어 키아프도 10월4일부터 7일까지 진행된다.

올해는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이 행사들을 모두 관람할 수 있도록 해, 통합티켓 구매가 가능하다. 또 열차 할인티켓까지 연계해 판매하니 더 없이 좋은 기회다. 미술로 풍성한 가을, 즐거운 한국 현대미술 그랜드 투어를 시작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