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마케팅비용, 수수료 원가에서 제외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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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지금 중기에선 카드사 마케팅비용, 수수료 원가에서 제외해야 중소마트 순익 1%, 카드수수료 2.5%…임대료보다 수수료가 더 커

기사입력2018-10-21 10:00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한국마트협회 등 중소상인 자영업자 단체들이 카드수수료 적격비용 산정 협상권을 요구하며 금융위원회 앞에서 노숙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중기이코노미

카드수수료는 십 수년째 해결되지 않은 중소상인·자영업 분야의 대표적인 문제다. 정부는 그동안 과도하고 불평등한 카드수수료 문제해결을 위한 개선책을 꾸준히 냈다. 국회에도 많은 법률안이 제출됐지만, 불합리한 카드수수료 산정을 둘러싼 비판은 잦아들지 않는다.

정부는 2012년 카드가맹점 수수료율 산정체계를 개편하고, 시장환경을 반영하기 위해 3년마다 수수료율 재산정시스템을 도입했다. 이에따라 금융위원회와 여신금융협회는 내년부터 3년간 적용될 카드수수료 산정작업이 진행하고 있다.

카드수수료 원가에 해당하는 적격비용에는 ▲자금조달비용 ▲대손비용 ▲일반관리비용 ▲VAN수수료 ▲부가서비스 등 마케팅비용 등이 포함된다. 수수료 재산정을 통해 적격비용이 낮아지면 카드수수료도 낮아진다. 이에따라 중소상인들은 적격비용 산정시 대기업가맹점에만 제공하는 카드사의 마케팅비용을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홍춘호 한국마트협회 정책기획실 이사는 중기이코노미와 만난 자리에서 “우리나라의 경우 카드 의무수납제도가 시행되면서 가맹점은 어떤 경우에도 카드결제를 거부할 수 없고, 카드결제 비중이 갈수록 높아지는 과정에서 협상력이 약한 중소가맹점이 수수료 부담을 떠안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도소매업 중소가맹점, 카드수수료가 임대료보다 많아

한국은행에 따르면 현재 국내 카드결제 비중은 71%다. 홍 이사는 특히 카드거래 비중이 90% 이상인 도소매업종의 경우 2016년경부터 카드수수료가 임대료를 초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정부는 영세중소가맹점에게 ‘우대수수료율’을 적용한다. ▲연매출액 3억원이하 가맹점은 0.8% ▲3억원초과 5억원이하 가맹점은 1.3%다.

문제는 연매출 5억원초과 가맹점이다. 이들 가맹점은 올해 7월까지 최고 상한선 2.5% 수수료율이 적용됐다. 정부가 지난 7월 정액제로 부과하던 VAN 수수료를 정률제로 전환하면서, 카드수수료 상한선을 기존 2.5%에서 2.3%로 0.2%p 낮췄다.

홍 이사는 “매출액을 기준으로 하면, 일반편의점, 제과점, 중소마트 모두 연매출 5억원초과 구간에 해당한다”며 “박리다매가 기본인 중소마트는 연매출 30억원이 넘는 경우도 많지만, 순수익인 1%에 그쳐 수익이 1년에 3000만원 안팎”이라고 말했다. 중소마트 사장이 가져가는 순수익이 1%인데 반해, 카드수수료가 2.5%라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연매출 5억원초과 구간, 카드사 수수료 수익의 88.89%

정부의 카드수수료 정책이 연매출 5억원이하 가맹점을 우대하는 방향이지만, 카드사가 수수료 수익을 올리는 구간은 연매출 5억원을 초과하는 구간이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2017년기준 카드사 수수료 수익의 88.89%인 9조2771억원이 5억원초과 가맹점에서 발생했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우대수수료율 적용대상인 영세가맹점은 숫자는 많지만, 카드사 수수료 수익에서는 작은 비중이다. 카드사가 우대수수료 적용대상을 확대한다는 명분으로 5억원초과 일반가맹점 수수료율을 최고 상한인 2.5%까지 올려서 보전받은 셈이다. 실제 우대수수료율 구간이 확대된 2016년 카드사의 가맹점 수수료 수익은 전년보다 3000억원가량 증가했다. 또 우대수수료율이 연매출 5억원초과로 확대된 2017년에도 전년대비 6000억원이 증가했다.

홍 이사에 따르면 대형유통업체 코스트코의 삼성카드 수수료율은 0.7%로 국내 최저 수준이다. 대형마트 등 대형가맹점의 경우 1.5~1.8%의 수수료율을 적용한다. 매출을 바탕으로 한 협상력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여기에 카드사가 대형가맹점에 제공하는 마케팅비용을 더하면 실질 수수료율은 더 낮아진다.

대형가맹점에만 제공, 마케팅비용은 원가에서 제외해야

대형가맹점에만 제공되는 마케팅비용이 적격비용(원가)에 포함됨에 따라 전체 카드수수료가 높아진다게 중소가맹점의 주장이다. 마케팅비용에는 신용카드 할인, 포인트 적립, 무이자할부, 광고 등의 비용이 포함된다. 대형마트·백화점 등에 제공하는 카드사의 마케팅비용을 고려하면, 대기업가맹점의 실질 수수료율은 0.17%에 불과하다.

<자료=한국마트협회>

성일종 자유한국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주요업종의 가맹점별 수수료 및 마케팅 비용 현황’에 따르면, 2016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카드사들이 재벌 계열사를 포함한 대형가맹점에 제공한 마케팅비용은 총 2조8949억원이다. 같은 기간 카드사들이 이들 대형가맹점에서 수취한 카드수수료는 총 4조53억원이다. 카드사들이 대형가맹점으로부터 받은 수수료의 절반이상을 마케팅비용 명목으로 되돌려준 셈이다.

홍 이사는 “대기업가맹점에 편중된 마케팅비용이 고스란히 일반가맹점에 전가되고 있는 것”이라며 “카드수수료 산정을 위한 적격비용에서 마케팅비용을 제외하는 것이 합당하다”고 주장했다.

일반가맹점에는 카드수수료율 일방통보…협상권 제공해야

김성민 한국마트협회 회장은 중기이코노미와 만난 자리에서 “카드결제를 거부할 수 없는 현실에서, 카드사는 우대수수료율 적용받는 영세가맹점을 제외한 일반가맹점에게 일방적으로 수수료를 정해 통보한다”며 “대기업 계열의 대형가맹점의 경우 막대한 매출규모를 바탕으로 한 협상력 행사하여 저율의 수수료율을 적용받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는 최고 수수료율 상한과 우대수수료율 적용 구간만을 설정해 3년마다 적격비용을 산정하지만, 적격비용 산정에 있어 일반가맹점 측은 어떠한 참여나 의견을 개진할 수 없는 구조”라며 “카드수수료율 산정과정에 일반가맹점도 협상테이블에 참여해야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