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이행 청구 있었다’ 사실로도 소멸시효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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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정보 ㅣ 정책법률 ‘채권이행 청구 있었다’ 사실로도 소멸시효 중단 미수채권 소멸시효 중단시키는 새로운 방법…이행소송 외 ‘확인소송’

기사입력2018-10-23 09:52

고윤기 객원 기자 (kohyg75@hanmail.net) ㅣ다른기사보기

로펌 고우 고윤기 변호사, 서울지방변호사회 사업이사

연말이 다가오면, 기업의 골칫거리 중 하나가 바로 미수채권이다. 솔직히 변호사인 필자의 경우에도 미수채권이 상당히 있다. 진짜 악성채권도 있지만, 불가피한 사정으로 차일피일 기한이 미뤄지는 경우도 있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인데도, 기업주의 입장에서는 상당히 신경이 쓰이고, 기분이 좋지 않다.

기업 간 혹은 기업과 개인 간의 거래에서 발생하는 각종 채권들은 채권의 종류에 따른 소멸시효가 있어서, 일정 기간이 지나면 청구를 하기 어렵다. 소멸시효가 지나서 채무자가 채권자의 청구에 대해 돈을 안 갚겠다고 항변할 수 있는 상황을 가리켜 법률용어로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라는 표현을 쓴다.

채무자의 입장에서는 소멸시효가 완성되기를 기다리며 버텨야 하고, 채권자는 어떻게든 기간이 지나기 전에 받으려고 노력해야 한다. 그런데 이 소멸시효는 판결을 통해서 연장이 가능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소멸시효가 완성되기 직전에, 채권자는 채무자를 상대로 다시 돈을 갚으라는 소송을 제기해 판결을 받아야 한다. 이러한 형태의 소송을 ‘이행소송’이라고 한다. 이렇게 장기간의 미수채권에 대해서는 최소한 10년에 한번씩 이행소송을 제기해서 판결을 받아야, 소멸시효를 연장할 수 있었다.

그러나 최근 대법원은 이 이행소송 외에 새로운 형태의 소송으로도 소멸시효를 연장할 수 있다는 판결을 내 놓았다. ‘확인소송’이라는 소송의 형태인데, 쉽게 얘기하면 채권의 소멸시효를 중단시키기 위한 조치, 즉 ‘재판상의 청구’가 있다는 점을 확인하는 형태의 판결을 해달라는 소송이다.

최근 대법원은 ‘이행소송’ 외에 새로운 형태의 소송 즉 ‘확인소송’으로도 소멸시효를 연장할 수 있다는 판결을 내 놓았다.<이미지=이미지투데이>

그럼 이행소송과 확인소송의 차이는 무엇일까? 종전의 이행소송으로 소멸시효를 중단시키기 위해서는 소멸시효 기간이 임박해야 했다. 즉 소멸시효 완성 직전에 소송을 제기해야 했다. 그러다 보니, 자칫하면 소멸시효 기간을 놓치는 일이 많이 발생했다. 특히 채권자가 외국에 거주하는 경우에는 이런 상황이 더욱 쉽게 발생했다.

그런데 이 확인소송은 적당한 시점에 소송을 제기하면 된다. 꼭 소멸시효 완성 직전까지 가슴 떨리게 기다릴 필요가 없다. 적절한 시기에 확인소송을 제기해 주면, 소멸시효가 중단된다.

그리고 이행소송의 경우에는 채권이 있는지 여부를 법원이 판단해야 되기 때문에, 아무래도 복잡해 질 수밖에 없다. 반면에 확인소송을 진행을 하게 되면, ‘단순히 채권을 이행하라는 청구가 있었다’라는 사실을 법원이 확인해 주고, 이로써 채권의 소멸시효가 중단된다.

기존에는 이런 형태의 소송이 인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했다. 그런데 이번에 대법원에서 새로운 소송의 형태를 인정해 줘 채권자의 입장에서는 여러 모로 간편해 졌다.

채권별로 소멸시효 완성에 대한 기록을 잘 해놓는 것이 기업의 채권관리에서 중요하다. 그리고 적절한 시기에 채무자에 대한 판결을 받아 소멸시효를 중단시켜야 한다. 이 문제는 세무적으로도 중요하다. 아무리 노력해도 결국 회수하지 못한 채권이 있을 수밖에 없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이 회수 불가능한 채권에 대해 적절한 방식으로 회계처리를 해 놓아야 나중에 세금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특히 미수채권, 악성채권의 금액이 큰 경우, 꼭 판결을 받고 집행과정을 여러 차례 거쳐야 한다. 그 다음에 적절한 계정항목을 잡아, 위 악성채권을 떨어내야 한다. 그래야 차후 세무 조사시 세무서에서 큰 문제를 삼지 않고 넘어 간다. 기업의 입장에서 받을 수 있는 채권을 정리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받을 수 없는 채권을 적절하게 정리하는 것도 꼭 필요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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