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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기자수첩
자영업자에게 올해는…‘노이무공(勞而無功)’
새해에는 ‘갑을차별’이 아닌 ‘갑을평등’ 세상을 기대한다
- 기사입력2018-12-13 10:07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다른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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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취업포털 인크루트가 공개한 올해의 사자성어 1위는 ‘다사다망(多事多忙)’이다. 많은 일이 있어 매우 바쁨을 뜻한다. 기사로 말한다는 기자에게 올 한해는 다사다망 정도로는 표현이 부족하다.
올해 1월 소상공인연합회가 총회 결정도 없이 회장선거를 공고한 이후 계속된 연합회 내부갈등을 쫓아 다녔다. 평창동계올림픽이 열린 2월에도 갑질 횡포에 대한 법원의 솜방망이 처벌을 규탄하며 하소연하는 소상공인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이곳저곳 다녀야 했다. 3~4월은 남북한 분위기가 꿀 흐르듯 부드러워졌다. 이때 즈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개성공단이었다. 빨리 개성으로 가는 길이 다시 열려, 하루하루를 근근이 버티는 개성공단 기업인들이 다시 희망을 꿈꿀 수 있어야 할 텐데. 지방선거가 열린 6월은 각 정당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위한 공약을 내세웠는지 따져봐야 했다.
하반기에도 치열했다. 정부가 내년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인상했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뒤 이어 카드 수료를 인하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졌다. 언론에서는 통계청 자료를 근거로 취업현황이 역대 최악이라며 ‘고용쇼크’란 표현까지 등장했다. 국회에선 연일 이와 관련한 토론회가 열렸고, 소상공인이나 가맹점주 역시 집회란 형식을 빌어 자신들의 주장을 외쳤다.
고스란히 그들 목소리 아니, 그들의 발자국을 따라 다니기조차 힘겨울 정도였다. 기사에 진실이 스며들게 펜에 힘을 줬지만, 행간으로 불쑥 드러나는 정성과 노력의 부족은 부끄러운 단면이기도 했다.
분명 올해는 공사다망, 호사다마, 우여곡절, 다사다난했다. 하지만 자영업자들이 꼽은 올해의 사자성어 1위는 ‘노이무공(勞而無功)’이다. 온갖 애를 썼지만, 보람이 없었다는 말이다. 올 한해 다양한 업계의 ‘을’들이 생업을 뒤로하고, 거리로 국회로 쏟아져 나왔다. 새 정부가 들어선 이후에도 정부에 거는 기대만큼 을들이 삶이 나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내년이면 상황이 좋아질까. 개성공단이 다시 문을 열고, 소상공인 살림살이는 나아질까. 갑질 사라지고 평등세상 올까. 자본주의 사회의 난제다. 근본문제라는 것이다. 때문에 단시간으로는 부족하다. 우리 의지만으론 해결이 쉽지 않다는 것도 또 다른 이유다.
기대한다. 내년에는 취재가는 마음이 올해와는 조금 달라지길. 세상이 물구나무를 서 크게 한번 변했으면 한다. 갑을이 서로 바뀌는 것이 아니라 ‘갑을차별’이 아닌 ‘갑을평등’인 세상. 가난할수록 더 가난해지고 부자일수록 더 부자가 되는 나라가 뒤집어진 세상. 모두가 공평하게 잘사는 나라에 살고 싶다. 무엇보다 내부 갈등을 부추겨 자신의 이익만 챙기는 사람들의 반칙이 사라진 ‘물구나무 선 세상’을 만들어가는 원년이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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