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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의 정전제(井田制)와 일자리 나누기

자기 일자리만을 챙기려는 이기적인 우리사회… 성선설(性善說)은? 

기사입력2018-12-18 11:15
문승용 객원 기자 (msy9769@nate.com) 다른기사보기

문승용 박사(중국 문학, 한국외대 중국연구소 연구원
예로부터 중국은 농경문화 전통의 삶을 살아왔다. 그렇게 된 이유는 중국의 자연환경이 농경에 적합했기 때문이다. 중국 전체를 동서로 가르며 흐르는 황하(黃河)와 양자강(揚子江) 그리고 그 주변 농경지는 오랜 중국역사 내내 백성들 삶의 현장이었다.

 

그렇다보니 농경과 관련한 토지제도가 중국인들 삶의 양상을 결정하는 데에 중요하게 작용했다. 맹자(孟子)가 제기한 정전제(井田制)는 후대에까지 중국은 물론 우리나라에도 이상적인 토지제도로 자주 일컬어졌다.

정전제란 ‘우물 정(井)’자처럼 경작지를 갈라서 바둑판같은 농지를 만든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井(정)자 모양으로 토지를 아홉으로 나누어 가운데는 공전(公田)이라 하고, 주변 여덟 구역은 백성들이 각기 맡아서 농사를 짓는 사전(私田)이라 했다.

 

정전제는 우물 정(井)자처럼 농경지를 나누어 가운데는 함께 일하는 공전으로 하고 주변은 사전으로 삼아 개인에게 책임을 맡기는 토지제도다.<사진=문승용 박사 제공>
맹자는 그의 책「등문공상(滕文公上)」편에서 정전제에 대해 “사방으로 1리(里)를 정(井)으로 삼는데, 정의 넓이는 900무(畝)다. 그 가운데는 공전(公田)이고, 주변 농경지를 여덟 집이 각각 사전(私田)으로 삼아 100무씩 농사를 짓고, 공전은 함께 일군다. 공전에서 일을 다 마친 다음에야 자신의 사전에 가서 일을 한다(方里而井, 井九百畝, 其中爲公田. 八家皆私百畝, 同養公田, 公事畢, 然後敢治私事)”고 설명했다.

 

여기에서 토지 단위를 이르는 무(畝)가 어느 정도의 크기였는지는 지금 알 수 없다. 다만 정전제의 핵심은 농민들이 각자 사전(私田)에서 농사를 짓고 수확한 다음 세금을 따로 내는 것이 아니라, 공동으로 경작한 공전에서 나오는 곡식만으로 세금을 내는 제도라는 점이다.

 

이것이 맹자가 말하는 주(周)나라 때의 이상적인 토지조세제도로서, 백성들이 먹고 살 수 있는 제도라며 맹자는 정전제 시행을 주장했다. 정전제의 세율이 대체로 농민 전체 소득의 9분의 1 정도라 할 수 있으니, 오늘날과 비교해 보더라도 세금부담이 높다 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정전제는 실제 실행된게 아니라 이상적으로 제시된 것일 뿐이라는 설도 있다. 정전제에서는 백성들이 자발적으로 힘을 모아 노동을 하는데다, 이처럼 낮은 세금을 부담하는 토지제도를 전국시대(戰國時代)에 실시했을리 없다는게 이유다. 맹자가 살았던 전국시대 당시, 이웃나라와의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각 나라의 왕들은 가능하면 많은 세금을 거두고 많은 백성들을 전쟁에 동원해야 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중국 서안 병마용갱의 백성들 군상, 중국의 백성들도 여느 나라 왕조시대 백성들이나 마찬가지로 땅에 의지해서 함께 나누며 살아왔다고 할 수 있다.<사진=문승용 박사 제공>
허긴 백성들 입장에서는 자신이 배당받은 사전에서는 열심히 일을 해 생산을 최대한으로 높이고자 했겠지만, 이웃들과 함께 공전에서 일할 때에는 아무래도 시간 때우기 식으로 일을 건성건성 했을 가능성이 높다. 언뜻 보기에 백성들이 공전에 함께 모여 일하는 공전제가, 다함께 일해 먹고살자는 사회주의적인 요소를 닮기도 했다.
  
실제 중국정부는 1950년대 말 대약진운동(大躍進運動)이라는 사회주의 노동운동을 실시한 적이 있다. 집집마다 밥을 지어 먹는 것이 아니라 공동으로 식사를 하고, 어린이들도 집집마다 개별적으로 키우지 않고 탁아소를 만들어 공동으로 돌봤다. 모두 함께 나서 노동을 하는 형태로 일종의 집단농장이라고 할 수 있는 인민공사(人民公社)를 운영했다. 이 운동은 당시 노동생산이 개인에게 책임이 지워지지 않은데다, 공교롭게도 여러 해 동안 자연재해가 이어지는 바람에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대약진운동이 실패한 이후 토지를 개인에게 다시 나눠주고, 생산물을 개인의 재산으로 인정하자 생산량이 크게 늘었다. 이를 보면 역시 인간들에게는 자기만을 위할 줄 아는 이기적인 심성이 있음을 부정할 수는 없는 것 같다.

 

본디 맹자는 ‘인간이란 다른 사람의 어려움에 마음 아파하고 자기를 희생할 줄 아는 선한 마음을 타고 났다’는 성선설(性善說)에 대한 굳센 믿음을 가졌다. 그렇기 때문에 맹자는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과 협동해 일을 할 때에도, 자신보다 사회 전체를 위해 일을 한다는 인간 본연의 착한 심성을 가졌다고 봤다. 맹자가 정전제와 같은 이상적인 토지제도를 제안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근래 우리사회가 4차산업혁명시대를 맞아 여러 분야에서 본래 사람들이 하던 일자리를 하나둘씩 로봇이 대신하는 추세다. 정규직은 물론 일용직도 일자리를 쉽사리 얻지 못하는 청년들이 늘어, 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날로 높아지고 있다.

 

이제 우리사회는 많은 일자리를 단번에 늘리기는 어려운 구조로 진입했다. 그런데도 이미 일자리를 꿰차고 높은 임금을 받으며 ‘귀족노동자’라는 지적을 받거나, 같은 일을 하면서도 비정규직에 비해 훨씬 많은 임금을 받는 정규직이 있다. 이들이 자신들의 임금을 낮춰서라도 일자리를 늘리고, 비정규직의 처우를 개선하는 방안을 그다지 내켜하지 않는게 오늘의 우리 현실인 것 같다. 이것을 두고 보통사람이라면 남보다 자기 자신을 위하는 이기적인 존재이기 때문에 다 그런 것이 아니냐고 할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인간이란 다른 사람의 어려운 형편을 그냥 보아 넘기지 못하는 착한 심성을 타고 났다고 해 성선설을 주장했던 맹자가, 오늘날과 같이 정규직이 자기 일자리만을 챙기려고 하는 이기적인 우리 사회를 보았더라면 또 무어라고 말을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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