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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개혁 위해 국민에게 SOS 보낸 조국을 보며

국민의 힘을 빌어 재벌개혁·공정경제도 완성해 주기를 바란다 

기사입력2019-01-07 17:02
중기이코노미 기자 (junggi@junggi.co.kr) 다른기사보기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법(공수처법) 제정, (검경)수사권 조정 등 법률 제·개정이 필요한 검찰개혁은 행정부와 여당이 협력해 법안을 만들어 국회에 제출했고, 사법개혁특별위원회에서 의미있는 진전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현재 국회 의석 구조를 생각할 때 행정부와 여당의 힘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검찰의 불가역적 변화를 위해서는 법률적 차원의 개혁이 필요합니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정부·여당의 힘만으론 검찰개혁이 어렵다며 “국민 여러분, 도와주십시오!”라며 쓴 글이다. 검찰개혁의 핵심은 검찰 스스로도 통제 불가능한 권력을 분산하는 것이기에 조국 수석의 진단은 정확하다. 사실 검찰개혁은 ‘검찰공화국’이란 오명을 벗기 위한 절대절명의 개혁과제란 점에서, 문재인 정부 3년차 지금쯤이면 마무리가 됐어야 했다.

 

지난 3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 오후 전체회의에서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사진=뉴시스>
그럼에도 뒤늦게 조국 수석이 국민들에게 SOS를 보낸 배경엔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 계속된 사정국면과 무관하지 않다. 전 대법원장 양승태 등 사법권력을 사유화했던 집단을 단죄하려는 검찰수사에 국민들이 지지를 보냈고, 그에 따라 검찰개혁은 후순위 과제로 밀렸다. 前정권의 국정농단 인사들에 대한 검찰의 칼 끝 또한 날카로웠기에, 검찰이 행했던 과거의 추악한 행태를 잠시나마 잊고 있었다. 불가역적인 검찰개혁을 완성하려는 조국 수석의 발언은 그래서 정당하다. 이런 이유로 ‘조국이 대통령이냐’ 등의 보수·극우 야당의 신경질적인 반응은 일고의 가치도 없는 억지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80%대 지지율을 박스권이라했던 호시절이 불과 1년 전이다. 이제 대통령의 지지율은 반토막이 났다. 대안야당이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 무능과 무책임이 더해져, 집권여당은 40%도 채 안되는 지지율로 버티는 상황이다. 심각한 문제는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 밀어붙였던 소득주도성장론을 지지했던 중도층이 이미 이탈했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들을 다시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로 되돌리기에는 경제여건이 너무 어렵다는 점이다. 특히 소득주도성장론을 사실상 폐기하고, 前정권과 동일하게 ‘기업 살리기’ 정책으로 전환함으로써 문재인 대통령 핵심 지지층마저 등을 돌릴 우려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통령과 정부가 국정지지율에 일희일비해서도 안되지만, 정권의 위기 징후를 알려주는 적신호를 마냥 외면해서도 곤란하다. 극우·보수 야당 및 언론의 ‘기승전-최저임금’ 공세를 제대로 방어하지 못하는 사이, 알게 모르게 노동자와 소상공인·자영업자가 親文세력에서 떨어져 나갔음을 기억해야 한다. 뒤늦게 카드수수료 인하, 임대료 인상 억제책 등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책을 냈지만, 사후약방문으로 정책효과 또한 미지수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를 통해 노동자의 목소리를 정책에 담겠다고 했지만, 노동계를 들러리를 세웠던 과거 노사정위원회와 달라진게 전혀 없다. 최저임금 인상을 무력화한 최저임금법 개정, 노동시간 단축효과를 무로 돌리려는 근로기준법 개정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재벌대기업의 투자를 유도해 경제를 살리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바람은 소득주도성장론의 전철을 그대로 밟을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와 현대차가 수십조원이상을 투자한다고 일자리가 갑자기 늘어나고, 경제가 쌩쌩 돌아가리라 기대하는건 연목구어다. 땅을 파고 강을 파헤치는 건축·토목이 아니고서는, 단기간에 투자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사실은 정부가 더 잘 안다. 더욱이 대기업의 투자라는게 대부분 자동화 또는 설비투자로 신규 일자리 창출과의 관련성은 현저히 떨어진다. 대기업 투자를 통한 경제활성화는 애초 가능하지도 않고, 대기업 편향의 기울어진 시장을 더욱 가파르게 할 뿐이다.

 

조국 수석은 검찰개혁을 위해 국민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정부·여당의 힘만으론 기득권세력의 저항을 돌파하기 어렵기에 한 정부의 선택이다. 좀더 고민해봐야겠지만, 국민이 정부·여당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은 극히 제한적이다. 문재인 대통령 골수 지지자 입장에선 촛불을 들고, 다시한번 적폐세력과의 전쟁을 개시하고 싶겠지만, 대통령에 대한 그저그런 지지율이 걸림돌이다. 그렇다해도 검찰개혁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에서, 어떤 방식으로든 국회를 압박하고 국민여론을 조직화하는 방법론을 찾아야만 한다.

 

재벌개혁, 경제민주화, 소득주도성장, 공정경제, 문재인 대통령이 입에 달고 살았던 말들이다. 또 정치인 문재인이 대통령이 되고자 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이제 대통령과 조국 수석에게 묻는다. 검찰개혁에는 국민의 힘이 필요하고, 경제민주화와 재벌개혁 등 서민경제를 위해서는 국민의 힘이 필요하지 않았나. 정치인 문재인을 대통령직에 올렸던 국민을 믿지 않고, 기득권세력과 말싸움이나 하면서 골든타임을 놓친 후과가 너무 크고 고통스럽다.

 

늦었지만 이제라도 재벌대기업을 포함 기득권세력과 야합하지 말고, 국민의 힘을 빌어 경제민주화란 역사적 대업을 완성해 줬으면 한다. 오는 10일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기자회견에서는 2017년 5월10일 취임식에서 보여줬던 그때의 당당한 모습을 보고 싶다. 대통령은 당시 “문재인과 더불어민주당 정부에서 기회는 평등할 것이다. 과정은 공정할 것이다.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다”고 말했다. 노동을 배제하고 서민의 삶을 외면하면서 재벌대기업에 목을 매는 정부에, 평등과 공정은 없고 정의라는 단어가 설 자리 또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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